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엽 Aug 30. 2022

전광훈 목사님, 이건 아니지싶습니다

500억 보상금 말인데요..

전광훈 목사님은 지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분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습니다


한쪽에서는 애국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나라의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보수 기독교의 리더로 추앙받고 있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막말을 비롯해 온갖 구설수로 인해

자격 미달 목사,  정치 목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500억 보상금>


얼마 전 전광훈 목사의 사랑 제일교회가 

교회 건물이 위치한 재개발 지역 조합으로부터

500억 원의 보상금을 받아 냈다는 뉴스 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살고 있던 지역이 재개발되어 

원래부터 그 지역에 터를 잡고 지내오신 분들이 

그에 따른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니며 

오히려 그분들께는 크나 큰 축복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타지인들이 법을 어겨가며 

그 지역에 들어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가려한다거나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터무니없는 보상 가격으로 

지역 주민들을 내쫓고 

개발이익을 독차지하려 한다면 

맞서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은 어느 정도 이해할만하고 

오히려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랑 제일교회의 보상 건은

사람들의 지지는커녕 대다수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보상 문제는 

옛날처럼 군사 독재 시절의 횡포 아래 있지도..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보상 가격으로 생활 터전이 

박탈당하는 상황도 아닌 


그저 한치도 손해 볼 수 없다고 우겨대는 

세상적인 지역 이기주의의 극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백번 양보하여 

교회가 신자들이 안정적으로 예배할 수 있는 

예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민주 사회에서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일로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들이 

이를 뉴스화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 1·2·3심 세 번에 걸친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을 동원해 6차례나 

물리적으로 법 집행을 방해하여


보상금을 받아 냈다는 것은 

세속적인 집단이 행한 일이라 해도 

지탄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하물며 이런 일을 교회가 행했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 뿐만 아니라 교회 다니는 신자라 할지라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한낱 세상적 이익 집단과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겠다는 교회가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전광훈 목사님이 그토록 싫어하시는 

강성 노조의 행패와 교회가 뭐가 다르겠냐는 말씀입니다

그런데도 투쟁하여 보상금을 받아낸 일이 

마치 신앙적 승리라도 되는 양 

예배 중에 그것도 저속한 상욕을 섞어가며

자랑스레 하시는 모습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성경은 분쟁과 갈등이 생기는 곳에서

투쟁해서 이기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구약 성경의 이삭은 사막의 생명줄과 같은 

우물에 대한 소유권에 대해 분쟁이 생기자

 자신이 노력하여 판 자신의 우물임에도 불구하고

세 번이나 우물 소유권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성경의 모든 인물들은 이처럼 

삶을 나그네 인생에 비교하며

세상적인 욕심을 버릴 것을 가르칩니다


그런 성경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로서

부끄러워하는 것이 신자 된 자의 마땅한 모습일 텐데

이러한 성도 된 모습을 가르쳐야 할 목회자란 분이

오히려 신자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설령 합법적으로 보상금을 받아냈다 하더라도

부끄러워하고 숨겨야 할 일이지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성경은 교회가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마지못해 하게 된 보상금 합의로 인해

한 가구당  추가로 1억 원 이상을 부담하게 된  조합 사람들이 

과연 교회를 어떠한 시선으로 보게 될지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그분들이 모두 

선교센터 지어 선교하자고 하는

선교의 대상자 들일 텐데


그렇게 해서 지은 교회, 

그렇게 해서 지은 선교 센터에서

무슨 목회를 하고 무슨 선교가 가능하겠느냐는 말씀입니다


선교는커녕 교회라면 치를 떨게 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이렇게 해서 지은 화려한 예배당과 선교센터를 

과연 예수님이 기뻐하시겠는가 하는 말씀입니다

바리새인에게 하신 것처럼 '이 독사의 새끼들아' 하시지 않겠느냐 이 말씀입니다 


성경 어디에 끝까지 투쟁해서 돈 받아내어 

선교 센터 지으라고 적혀있습니까?


오히려 억울함의 극치 속에서 

십자가에 매달리고 화형 당하고

오른뺨 맞으면 왼뺨을 내어 놓는 것이 

신앙의 선배들의 본이요 

그게 성경의 가르침 아니었나요?


500억 받아 교회 짓고 선교센터 짓는다고 하면 

모든 것이 용서받고 해결되는 문제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만 더 생깁니다



지어놓은 건물이 다 돈이고 재산인데 

재산이 생기면 또 서로 차지하려고 

쌈박질이나 하지 않겠습니까?


예배 영상 보니까

500억 합의받아낸 바로 이튿날 예배 중에

합의금 못 받아낸 장로들 믿을 놈 못된다고

자신의 독생자 아들 전도사에게

500억 사업권을 모두 물려준다고

1분 만에 결의해 버리시던데


그 쌈박질 막으려고 처음부터 

독생자 아들 전도사에게 물려주고 시작하는 겁니까?


아무리 '선교'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 해도

선교 센터는 건물이고 부동산입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부동산은 

누구나가 가지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재물입니다


큰 재물이 있는 곳에는 

이권 다툼이 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교회 상속 문제도 

결국은 교회 재산을 누가 갖느냐 문제 아닙니까?


교회에 재산이 없다면

가난한 교회 목사가 아들한테 교회를 물려준다는데

누가 시비를 걸겠습니까?

오히려 칭송받겠지요


결국에는 큰 교회 지어놓고 남 주기 아까우니까

자기 아들한테 물려주고

자신은 노후를 보장받겠다는 것 아닙니까?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세상 사람 다 아는 속 보이는 계산인데 

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변명만을 늘어놓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마디 덧 붙이자면

목사가 자식에게 자신의 목회직을 물려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제대로 된 교회라면 자식한테 물려주는 것이 맞습니다

세상 욕심 다 포기하고 오로지 남에게 봉사하며 살아야 하는 게

교회 목사인데 어느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그나마 부모의 진심과 뜻을 이어받은 자식이라도

그 어려운 일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교회 세습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교회에 쌓인 재산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목회직 세습이 문제가 아닌데


교회에 쌓인 막대한 재산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이 재산을 누구에게 물려주느냐 하는 문제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면


흔히 정치권에서 

진짜 잘못을 저지른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여론전을 통해

깃털 같은 다른 문제로 대중의 시선을 돌리는

정치 기술과 뭐가 다르냐는 말씀입니다


수백억 재산을 가진 교회에 아들이 아닌 다른 목사가 오면 문제가 끝이 납니까?

그분은 또 그분 나름대로 물질의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늦은 나이에 힘들게 토플 공부하여 미국에 유학까지 와서 

신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건물을 아예 포기하고 

이렇게 인터넷으로만 말씀을 전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오늘날 교회 관련 문제의 90프로 이상이 교회에 쌓인 재산 때문이고

그 재산의 대부분이 교회 건물 부동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저처럼 처음부터 아예 교회 건물 포기하고 인터넷으로만 설교하는 것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방법은 그저 파악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작은 몸부림이요 시도에 불과합니다

온라인으로 설교하는 것이 목회의 전부도 아니고 더욱이 예배라는 것은 목사의 설교 듣는 것 

그 이상의 것을 함의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대 개신교 교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가 

너무나 명확한 이상

이를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없다고 해서

차선의 방법조차도  시도하지 않는 것은

개신교 목회자들의 불성실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목사도 사람입니다 

몇 백억 돈 앞에서 초연할 목사님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굳이 다른 목사님들 따져  볼 필요 없습니다

당장에 제 자신을 들여다보면 됩니다


저는 대기업을 다니며 아들 딸 낳고

잘 살다가

암으로 아내와 사별을 하고 

기도원에서 소위 말하는

신비한 신앙적 체험을 한 뒤에


늦은 나이에 전재산 정리하여 아이들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 신학 대학원을 마치고 

목사가 된 사람입니다


그렇다 보니 누구보다도 순수하게 목사직을 수행할 

자신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만일 제 앞에서 내로라하는 거물 정치인들이 굽실대고

평생 동안 호의호식할 수 있는 수백억 수천억의 재산이 어떤 조건으로 주어진다면

과연 순수하게 목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저는 자신 없습니다

목사가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가져다 놓으면 

고양이는 생선을 먹습니다

먹지 말라고 해도 먹습니다

고양이 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생선을 먹었다고 누군가 나무란다면 

그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일 것입니다


교회에는 재산이 있으면 안 됩니다

사람인 이상 누구나가 시험에 들기 때문입니다

목사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목사가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교회 회계의 기본 원칙은 

재정을 지출하여 잔고를 제로로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에 모인 돈을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 교회 재정의 기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돈 쓰는 일을 사역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교회 건물을 재산으로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교회 건물을 재산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웅장한 교회 건물을 보며 감탄을 합니다

이게 얼마 짜리래..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정작 교회 건물을 보면서

이 건물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살아났는가 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예수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하고 싶다면

수백억 수천억 하는 예배당이나 선교 센터 짓기보다는

목사들이, 신자들이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하고 헌신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 있을 것입니다

굳이 해외까지 안 나가도

굳이 돈 들여 선교 센터 안 지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열매 맺는 선교가 될 것입니다


저는 요즘처럼 목사 직분이 부끄러운 적이 없습니다

목사 안수증 반납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식당 같은 데서 누군가 아는 사람이 큰 소리로 '목사님' 하고 부르면

저도 모르게 모른 척하고 싶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셨는데

왜 목사들은 그 모양 그 꼴이냐고 따져 물으면

이제는

'안 그런 목사도 많다'

모든 목사가 다 그런 거 아니라고 변명하기도 이젠 지쳐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종 같은 내 인생 (발음주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