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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엽 Sep 13. 2022

달란트는 재능이 아닙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다섯 달란트 비유

r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달란트 비유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달란트 비유

달란트라는 말은 교회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달란트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잘못 알려져 있는 말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원래 달란트라는 말은 대략 30킬로 정도의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의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그러던 것이 점차로  

그 귀금속의 가치를 나타내는 

뜻으로도 쓰이게 되어서 


예수님이 살던 당시에 금 한 달란트는 

대략 순금 30킬로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 

화폐가치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억이 넘는 큰 금액입니다


영어 성경으로 보면 달란트가 탈랜트로 되어있는데

탤런트 란 말은 재주, 재능을 뜻하는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티브이에 나오는 배우들을 

탤런트라고 불렀고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을 보면 

흔히 탤런트 같다 라곤 했습니다


이렇듯 성경의 달란트라는 단어는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에서 화폐의 단위로 

그리고 오늘날에는 타고난 재능 등의 뜻으로 사용되는

뜻의 변화가 큰 단어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경 속 달란트 비유에 관한 말씀에도

오해가 많습니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에 등장하는

달란트 비유는 간단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종들에게

각각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떠납니다


오랜 후에  돌아와 보니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맡겼던 종들은 

각기 그들이 맡은 돈을 두 배로 늘렸기에 

그들을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합니다


그러나 한 달란트 맡은 종은 

주인의 돈을 잃을까 두려워 

땅에 묻어 두었다가

주인이 오자 원금 그대로 돌려줍니다


그러자 주인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하며 

꾸짖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이 비유의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 자신의 재능을 잘 활용해야 한다 

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리하여 이 본문으로 설교할 때에는 주로

남들보다 작게 주어진 것에 불평만 하고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돈을 잃을까 두려워하여

 땅에 한 달란트를 파묻은 

악하고 게으른 종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라든지


혹은 반대로 주의 말씀에 순종하여 

두 달란트, 다섯 달란트 남긴 종처럼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어야 한다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순종하고 충성하자 

라는 메시지로 설교되곤 합니다


충분히 의미 있는 말씀이고

삶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비유의 말씀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과연 그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재능을 낭비하지 말자’라는 메시지는

이 말씀의 앞뒤 맥락과 전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 비유 말씀은 

예수님이 한자리에서 연속하여 말씀하신 

3개의 비유 말씀 중에 두 번째 비유입니다


첫 번째 비유가 그 유명한 열 처녀 비유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기름을 준비하는 열 명의 처녀 이야기이고


두 번째 비유가 바로 오늘 말씀드리고 있는 달란트 비유


그리고 세 번째가 양과 염소의 비유입니다


그리고 비유 말씀을 시작하시기 전 

‘천국은 마치..’라는 말로써

이 비유가 다름 아닌 천국에 관한 비유라는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지난번 씨 뿌리는 비유 말씀에 대해서 이와 비슷한 이야길 한 적 있는데

씨 뿌리는 비유 또한

마음을 옥토 밭으로 일구어

삼십 배 육십 배 백배로 열매 맺는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가 아니라


천국이 어떠한 곳인지를 설명하는 비유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달란트 비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온통 천국, 하니님 나라의

실상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사람들이 달란트 비유에서 오해하는 부분이

크게 세 가지인데


첫벗째로 달란트가 차별적으로 주어졌다는 것과


두 번째로 많이 남긴 종은 칭찬을 받고

이윤을 남기지 못한 종은 꾸짖음을 받았다는 부분


그리고 세 번째로

이윤을 남기지 못한 종은 저주를 받아 

바깥 어두운 데로 쫓겨나가 슬피 이를 갈게 된다 라는 것인데


사실 이 세 번째 부분은 우리가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본 대로 

만일 달란트 비유가 

주어진 재능을 충실히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이라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지 못한 사람은 

구원받지 못하고 바깥 어두운데.. 즉 지옥에 떨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인데..


아니 재능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옥에 떨어진다면


이는 성경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메시지가 되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비유에서 달란트가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 이렇게

차별적으로 주어진 것은 맞지만

이는 우리가 오해하듯이

억울한 차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비록 한 달란트라 할지라도

순금 30킬로의 값어치에 해당하고

이는 누구에게라도 감당하기 어러울 만큼의

큰 액수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꾸중들은 종이 한 달란트를 땅에 묻은 이유가

그 돈이 상대적으로 작아서가 아니라


그 돈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에 묻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차별로 인한 불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주인이 종을 꾸짖는 부분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이 비유가 진정 말하려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은 주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도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을 내가 알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달란트를 내가 땅에 감추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왜 주인이 종을 꾸짖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종은 주인을 크게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주인을 무섭고 두려운 사람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려는 인색하고 매정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비유의 정황상 이는 크나큰 오해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종에게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라는 거액의 금액을

조건 없이 맡기고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난 주인이 

인색할 리가 없으며


또한 주인은 그 돈으로 이윤을 남기라고 

말한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청중들 또한 

이 이야기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과장된 이야기임을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과장된 상황을 통해 이 비유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종과 주인과의 관계입니다


주인이 첫 번째 종과 두 번째 종을 칭찬한 이유는

이들이  주인을 무한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운이 좋게 맡은 돈을 두배로 늘렸지만

설령 돈을 잃었다 하더라도

주인이 그들을 꾸짖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주인은 자신을 향한 그들의 신뢰, 

그들의 믿음을 칭찬한 것입니다


이 사실은 세 번째 종을 꾸짖는 주인의 말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네가 나를 그렇게 인색하고 나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느냐

그렇다면 차라리 은행에라도 맡게 이자라고 받게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


결국 이 종이 꾸중을 들은 이유는 

맡긴 돈으로 이윤을 남기지 못해서가 아니라

주인을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이제

이 종이 구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명백해집니다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서

바깥 어두운데 쫓겨간 것이 아니라

주인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쫓겨나간 것이 됩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이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비유 말씀을 하시기에 앞서

천국은 마치..라는 말로 시작하셨는데

이 이야기가 천국, 하나님 나라에 관한 설명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설명은 늘 우리의 상식을 깹니다


신약성경을 통해 예수님이 늘 강조하시는 천국,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휘황 찬란한 곳, 물리적 장소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천국, 하늘나라, 하나님 나라의 핵심은

언제나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다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인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어디나 생지옥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삶 가운데에서도 흔히 경험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지독히도 싫은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하루 종일 얼굴 맞대고 있어야 한다면

그 자체로 지옥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할 것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달란트 비유는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자는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천국, 하나님 나라에 관한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교회에서 

재능을 활용하자, 교회에 열심히 봉사하자

이렇게 설교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한국 교회의 많은 성경 해석자들이


성경이 정말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보다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까? 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런 것입니다’라고 말해 주는 것보다

‘열심히 교회에 봉사하시오’라고 말하는 데 

더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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