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cat mom) 이라는 용어를 아는가?
동물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은 자칫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이 단어는 지난해 가을쯤 뉴스를 통해 보도된 일명 '용인시 캣맘 벽돌 사망사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단어이다. 즉, 길고양이에게 정기적으로 고정적인 밥과 물을 제공해주고 나아가 한겨울에는 추위를 피할 집을 만들어주고, 개체수조절을 위한 TNR (중성화수술) 과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용인시캣맘또한 겨울나기용 길고양이집을 만들어주다 옥상에서 날라온 벽돌에 맞아 안타깝게 숨지고 만 사건이었다.
많은 매체들이 사망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수사하기보다는 캣맘이 무엇인가, 왜 고양이에게 밥을 줘서 이런 사단이 일어나게 하는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줘야한다 아니다등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어이없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왜 한국사람들은 길냥이를 유달리 싫어할까?
신문에 보도되지는 않지만 지금 이시간에도 전국의 수많은 캣맘들이 같은 동네 고양이혐오자들에게 소소한 폭행및 협박에 시달려가며 새벽에 몰래 사료배달을 돌고 있다.(우리끼린 일명 '밥셔틀 돈다'고 표현한다. ) 본인의 안전은 뒤로한채 어두컴컴한 골목 차밑을 샅샅이 훑으며 누구에게 들킬새라 말이다. 나 또한 내가 사는 건물 화단 한켠에 경비아저씨 몰래 밥을 주느라 본의아니게 수상쩍은 행동을 하게 될때도 생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부터 어느날부턴가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걸 느낀 건 그 뒤로부터 몇년이 흐른때였다. 어느샌가 이웃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말도 섞게 되고 ,점점 어느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지도 알게 되었다. 예의바른 동네 예쁜 처자로 기억되고 싶었고, 저 싹싹한 동네 처자가 길고양이 밥을 주더라, 그러니 길고양이는 나쁜 애들이 아니다. 불쌍하고 돌봐줘야하는 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급기야 동네 분식집에서는 날 '고양이언니' 로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캣맘들은 밥을 줄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밥자리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주변이 지저분 해지지 않도록 식사 후 주변정리까지 다 하는 것이 캣맘의 가장 일차적인 기본 행동규칙이다. 간혹 이 규칙을 무시하고 보란듯이 밥그릇을 내놓거나 먹다남은 사료와 참치캔등으로 벌레가 꼬이게 하는 등의 일부 몰지각한 캣맘들의 행위는 결국 고양이혐오론자들의 신경을 돋구고야 만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길냥이 학대사건으로 이어짐은 자명한 일이다. 이 글을 보게 될 캣맘이 있다면 다시 한번 되새겨봄직한 일일것이다. 나 하나의 부주의로 수많은 캣맘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할지어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달라이 라마-
마지막으로 이 땅에 모든 핍박받는 캣맘들에게 찬사와 경외를 보내는 바이다.
또한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일부 마음이 가난한 자들에게 이말을 꼭 전하고 싶다
'배고픔은 죄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