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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나나 Mar 23. 2016

#5  이효리보다 내가 못한게 뭐야

(사진: 보그코리아)


Just  10 minutes~
내것이 되는 시간~
순진한 내숭에 속아 우는 남자들~~~baby~~


10분안에 모든 남자를다 꼬실수 있다 호언장담하는 그녀, 짙은 화장과 터질듯한 육감적인 몸매!

걸그룹 요정에서 섹시함의 대명사까지 그 누구도 부정할수없는 한국의 대표 셀럽,이.효.리~

호탕하고 털털하며 개그맨 뺨치는 유며코드까지 게대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반달눈웃음은 한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정말 대체 불가능한 한국의 마돈나였다.


하지만 그녀가 변했다.

어느날 그녀는 돌연 전혀 딴 사람이 되어버렸다.

유기동물보호활동에 앞장서더니 유기견 순심이를 입양하고 양로원 고아원을 찾아 봉사활동를 하고, SNS에 각종 소신발언을 하는가하면 채식주의를 선언하고 결혼과 함께 홀연히 제주도로 이주해버렸다.

이 파격적인 행보는 매우 순식간에 벌어진 일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런 갑작스런 변화를 쉽사리 이해하지 못했고, 뒷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연일 대문짝만하게 그녀에 관한 추측성 기사를 싣기에 분주해보였다. 채식을 하기 시작한 그녀를 향해 네티즌들은 그녀의 예전 한우홍보대사 시절을 들먹이며 악플을 달기에 여념이 없었다. 소길댁이라 불리며 블로그에 제주도 생활을 열심히 올리던 그녀는 얼마전 이 블로그마저 중단하고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중이다.


그녀의 변화는 갑작스러운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이런 파격행보를 걷기 시작하면서 에세이집 "가까이"를 출간하기도 했는데, 이 책의 내용에 그녀가 이렇게 된 것에 관한 수많은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놀라운점은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맞아...그래....내말이....어쩜...(이렇게 나랑 똑같지?) 라는 감탄사를 내내 내뱉고 있는게 아닌가. 그녀의 입을 빌려 마치 내 일기장을 읊는 것만 같았고 , 감히 쳐다볼수도 없다 생각한 스타와 내가 영혼으로 교감을 이루고 있는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 책을 다 덮고 나서야 비로소 그녀가 스타 연예인이 아닌 친한 여동생, 옆집사는 성격좋고 이쁘장한 이웃동생처럼,  비로소 사.람.처럼 보였다. 급기야 "이효리랑 나랑 다를게 뭔데?" 라는 어이없고 또 어이없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다.

 난 이효리가 좋다. 아니 점점 좋아진다.

그녀가 비단 유기견 순심이를 입양하며 사는 모습에서, 비록 한때였지만 사람들이 유기동물에 어마하게 관심을 기울인적이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이것이 셀럽의 영향력이구나 싶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을 목놓아 외친지 오래되었지만, 이효리때문에 그 당시에 많은 유기견입양이 알려지게 된 것은 무시하지 못할 사실이다. 하나 더 욕심을 부리자면 유재석같은 국민MC 가 이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쯤 얼마나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을까 하는 점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트위터에 유기견 관련글을 올리면 한 생명이라도 더 올릴수 있으니까요..(중략)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동물도 보호받지 못해요
죽기전에 지구에 좋은 발자취 하나는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시야도 넓어지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얼루어 이효리 인터뷰 중>


그녀의 소길댁 블로그가 중단된 이후 ,가끔 제주도에서 그녀를 보았다는 목격담이 심심찮게 sns 에 올라온다. 화장기하나 없는 얼굴에 염색하지 않은 까만 생머리를 질끈묶고 화학제품으로 만들지 않은 가마니같은 옷을 걸치고 플리마켓에서 직접만든 도자기를 팔러나온 그녀는 흡사 떠돌이 집시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타고난 미모는 숨길수가 없는 것인지 그녀는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그사이 눈빛은 단단히 영글어있었다.  


언젠가 그녀를 우연히라도 만나게 된다면 따뜻하게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

고맙다고... 뭔지 모르지만 그냥 많이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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