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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로 배우는 육아] 5. 관계
아이의 인간관계도 중요하다
by
완벽한 엄마
Oct 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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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이제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야기
하나.
얼마 전 이야기다.
추석이 지나면 지방에 다녀온 아이들도 있을 것 같아
코로나가 걱정되어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
그렇게 쉬다가 어린이집에서 뭘 가져가라셔서
잠시 들렀는데, 마침 아이의 반 친구들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율을 보고 다들 우르르 몰려와 아는 척을 했다.
그러더니 율이가 여자아이 몇 명과 손을 잡고서
저쪽 구석에 가서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 거다.
그걸 보고 느꼈다.
그동안 남자애들하고만 논다고 걱정했는데,
알아서 여자 친구들을 잘 사귀었구나.
참 괜한 걱정을 했다.
이야기 둘.
자꾸만 어린이집에 이것저것 챙겨가길래
뭔
지 궁금해 가방을 열어보니,
먹는 것이나 예쁜 스티커들이었다.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면서 챙긴 거였다.
단지 자기가 직접
나눠주고 싶은 건지,
자랑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건,
율은 아기 때부터 나누는 걸 좋아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손에 쥔 것을 놓기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자기 손에 하나가 남을 때까지 나누는 아이다.
아이를 보며 나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야기 셋.
매일 치마만 입고 가려는
아이 때문에
어린이
집 가는 날에 맞춰
입히려고
월부터 금까지 치마만 5장을 사서
매
일 그 5장만 돌려 입는다.
왜 이렇게까지 치마만
고집하는 거니?
바지도
이뻐!라고 말했지만 도무지 듣질 않았다. 답답한 마음으로 등원시키러 갔다가,
다시는 왜 치마만 입느냐고 할 수 없었다.
아이가 등원해서 신발을 벗는
동안
같은 반 공주님
다섯 분이 나와서
우리 아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거의
파티 만찬 드레스 수준이다.
우리 아이는... 양반이었다.
치마 안 입고 가면 친구들이 놀린다더니
왜 놀린다는 건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겨울 치마도 얼른 사자... 하하.
(참! 얼마 전에 친구들이 바지 입었다고 놀렸는데
아이가 친구들에게 이렇게 소리쳤단다.
바지도 이쁜 거야! 그렇죠 선생님?!
ㅎㅎ대견한 녀석... 내 말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야기 넷.
우리 아이가 좋아하던 남자아이가 있었다.
작년부터 쭉 같은 반인데
작년에 율이가 내가 보는 앞에서
그 남자아이에게 좋아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자기는
00 이를 좋아한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안 된다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냥 친구라고 쿨하게 얘기한다.
5살의 사랑은 빨리 끓어올랐다가
빨리
식나 보다. 아주 쏘 쿨하다.
이야기 다섯.
아이가 혼자 놀다가 갑자기 피식, 웃더니
웃긴 놈.이라고 말했다.
어디서 들은 말이냐고 물으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자기한테 그랬다는 거다.
다행히 담임선생님은 아니었다.
아이에게 들은 상황은 이랬다.
담임선생님이 안 계실 때
아이가 혼자 놀고 싶다는데
선생님은 계속 같이 놀라고 하셔서
아이가 싫다고 소리를 지른 모양이다.
그랬더니 이 선생님이 아이를 식당으로 데려가
엄히 훈계를 하니 아이가 마지못해 알겠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그 교사가 피식 웃으며 웃긴 놈.
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꾸며낼 수도 있으니 5번도 넘게 물어봤다.
아이는 5번 모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그 선생님한테는 이런 얘기 하지 마, 엄마.
-왜?
그 선생님이 안 그랬다고 할까 봐.
왜 아이가 이런 걱정까지 하는 걸까?
어린이집 내부는 내가 알 수 없는 세계이고
또한 아이의 유일한 세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은밀하다.
그 안에서 매일 수많은 일이 벌어지기에
상처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아이의 길잡이고
목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말이 백 프로 사실은 아닐 수 있으나
매우 일관성이 있어 참으로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가
이 작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느끼면서 성장해나가기를 바란다.
아이는 이제 한 사람의 인격으로 성장했기에
나 역시 존중하려고 매우 애를 쓰.... 지만
정말 쉽지 않다ㅠㅠ그러나 아이의 생각이나
인간관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는 또 자란다.
한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을 존중해주자.
나도, 어린이집 교사도, 부모들도, 여러분도.
이 마을을 만들어가는 모든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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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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