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배우는 육아] 5. 관계

아이의 인간관계도 중요하다

by 완벽한 엄마

아이도 이제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야기 하나.

얼마 전 이야기다.

추석이 지나면 지방에 다녀온 아이들도 있을 것 같아

코로나가 걱정되어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

그렇게 쉬다가 어린이집에서 뭘 가져가라셔서

잠시 들렀는데, 마침 아이의 반 친구들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율을 보고 다들 우르르 몰려와 아는 척을 했다.

그러더니 율이가 여자아이 몇 명과 손을 잡고서

저쪽 구석에 가서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 거다.

그걸 보고 느꼈다.

그동안 남자애들하고만 논다고 걱정했는데,

알아서 여자 친구들을 잘 사귀었구나.

참 괜한 걱정을 했다.



이야기 둘.

자꾸만 어린이집에 이것저것 챙겨가길래

지 궁금해 가방을 열어보니,

먹는 것이나 예쁜 스티커들이었다.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면서 챙긴 거였다.

단지 자기가 직접 나눠주고 싶은 건지,

자랑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건,

율은 아기 때부터 나누는 걸 좋아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손에 쥔 것을 놓기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자기 손에 하나가 남을 때까지 나누는 아이다.

아이를 보며 나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야기 셋.

매일 치마만 입고 가려는 아이 때문에

어린이집 가는 날에 맞춰 입히려고

월부터 금까지 치마만 5장을 사서

일 그 5장만 돌려 입는다.

왜 이렇게까지 치마만 고집하는 거니?

바지도 이뻐!라고 말했지만 도무지 듣질 않았다. 답답한 마음으로 등원시키러 갔다가,

다시는 왜 치마만 입느냐고 할 수 없었다.

아이가 등원해서 신발을 벗는 동안

같은 반 공주님 다섯 분이 나와서

우리 아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거의 파티 만찬 드레스 수준이다.

우리 아이는... 양반이었다.

치마 안 입고 가면 친구들이 놀린다더니

왜 놀린다는 건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겨울 치마도 얼른 사자... 하하.

(참! 얼마 전에 친구들이 바지 입었다고 놀렸는데

아이가 친구들에게 이렇게 소리쳤단다.

바지도 이쁜 거야! 그렇죠 선생님?!

ㅎㅎ대견한 녀석... 내 말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야기 넷.

우리 아이가 좋아하던 남자아이가 있었다.

작년부터 쭉 같은 반인데

작년에 율이가 내가 보는 앞에서

그 남자아이에게 좋아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자기는 00 이를 좋아한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안 된다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냥 친구라고 쿨하게 얘기한다.

5살의 사랑은 빨리 끓어올랐다가

빨리 식나 보다. 아주 쏘 쿨하다.



이야기 다섯.

아이가 혼자 놀다가 갑자기 피식, 웃더니

웃긴 놈.이라고 말했다.

어디서 들은 말이냐고 물으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자기한테 그랬다는 거다.

다행히 담임선생님은 아니었다.

아이에게 들은 상황은 이랬다.

담임선생님이 안 계실 때

아이가 혼자 놀고 싶다는데

선생님은 계속 같이 놀라고 하셔서

아이가 싫다고 소리를 지른 모양이다.

그랬더니 이 선생님이 아이를 식당으로 데려가

엄히 훈계를 하니 아이가 마지못해 알겠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그 교사가 피식 웃으며 웃긴 놈.

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꾸며낼 수도 있으니 5번도 넘게 물어봤다.

아이는 5번 모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그 선생님한테는 이런 얘기 하지 마, 엄마.

-왜?

그 선생님이 안 그랬다고 할까 봐.

왜 아이가 이런 걱정까지 하는 걸까?

어린이집 내부는 내가 알 수 없는 세계이고

또한 아이의 유일한 세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은밀하다.

그 안에서 매일 수많은 일이 벌어지기에

상처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아이의 길잡이고

목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말이 백 프로 사실은 아닐 수 있으나

매우 일관성이 있어 참으로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가

이 작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느끼면서 성장해나가기를 바란다.

아이는 이제 한 사람의 인격으로 성장했기에

나 역시 존중하려고 매우 애를 쓰.... 지만

정말 쉽지 않다ㅠㅠ그러나 아이의 생각이나

인간관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는 또 자란다.

한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을 존중해주자.

나도, 어린이집 교사도, 부모들도, 여러분도.

이 마을을 만들어가는 모든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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