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이론의 인간에 대한 인식이 옳은가에 대하여
납세자연맹에서 주관하는 세무조사핵심실무교육에 다녀왔다. 최근 세무조사 흐름과 판례동향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며 하루를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여기서 대학원 필기시험 준비한 것이 뜬금없이 도움된건 정말 의외였음 ㅋㅋ)
Q. 세무조사의 목적은 무엇인가? (feat. 납세자연맹 교육자료)
1. 세무조사를 통해서 세수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인가? (가산세폭탄까지 투하! 뙇!)
2. 조사를 받는 납세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인가? (탈세하지 못하도록 따끔한 맛을 보여주마!)
아니면,
3.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지지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인가?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우므로..)
나는 왜 단 한번도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을까.
그저 반협박(?)으로 납세자를 대하고, 비굴함(!)으로 세무공무원을 대해왔던 것은 아닐까.
납세자란 이기적이고 계산적이기 때문에 틈만나면 탈세 꿍꿍이를 하는 잠재적 조세포탈범으로,
그리고 세무공무원이란 그저 최대한 많이 뜯어가기 위해 길목에 서있는 불량배정도로,
도대체 나의 이런 이분법적인 무시무시한 사고는 언제 누가 주입시킨 것일까.
국가가 근본적으로 사람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가에 따라 세무조사의 목적이 달라진다.
만약, 사람을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세무조사는 "당신이 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엄청난 세금폭탄과 벌금이 있을테니 두고봐." 라는 위협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사람을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세무조사는 "당신의 정직한 행동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가 똑같이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겠다."는 사회적 안전망이 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탈세이론의 한계가 드러난다. 탈세이론 역시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면 탈세를 선택하리라는 전제를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사람은 이기적이고 계산적이기만 한 것일까?
그리고 나는 언제까지 블랙메일만 날릴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