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관한 모든 생각들
글 쓰는 삶
이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이건,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글에게 선택받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글에게 선택받은 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사실이 있다.
그 자리를 떠나서는 내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한참을 떠돌아다니게 된다. 나의 자리가 아닌 곳을 기웃거리며 한참을 찾아 헤매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의 답을.
글을 쓰는 자리에 서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나 자신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하는 사람인지.
그 자리에서는, 온몸의 감각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보는 것, 듣는 것, 맡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에 나의 언어를 입혀야 한다는 직감과 본능으로.
이런 사람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있으니 '운명' 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운명과 같은 것', 나는 놀라우리만치 많은 사람들에게서 이 고백을 들어본 적이 있다. 글을 쓴다는 사람들은 대개 이 말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고백이 되었다.
나 역시 운명처럼 글을 쓰는 나의 자리로, 돌아왔다. 글이 부르는 자리로, 여느 작가들의 그 시작처럼.
선택받아 앉은 이 자리에서 매일 '글'이라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
그 시작은, 불현듯 일어나는 아주 작은 먼지 같은 생각에서 일 때가 많다.
축축한 땅 위 스물 거리듯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떠오르는 작은 생각을 실마리 삼아 그다음 문장을 꿰고, 또 그다음 문장을 꿰어내고.. 생각의 날실과 글자의 씨실이 만들어내는 '글'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간다.
그렇게 생각이 글자를 입으며 탄생하는 글쓰기의 산물이, 바로 '글'이다.
하나의 글은, 글쓰기라는 누군가의 정성스럽고도 진지한, 때때로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스러운 창작 행위로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우리 매일의 '글'은 그렇게 산물로써 탄생한다. 결코 쉽지 않게.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그 행위에서 나오는 것은 '완성된 글', 그뿐만이 아니었다.
하나의 글을 완성해 가는 것 자체는 그 시간이 길건, 짧건 그 자체로 하나의 여정이며 작품이 되어 주었는데 그 여정의 길목 곳곳에서 나는 종종 글을 쓰는 나 자신, 그리고 글 쓰는 행위 자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생각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생각과 자각들을 '글의 부스러기'라고 이름한다.
글 쓰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글쓰기에 관한 모든, 가볍고 무거운 생각들]
글감이 되는 재료에 관한, 표현에 관한.
사유에 관한, 언어에 관한.
시간에 관한, 속도에 관한.
독자에 관한, 나의 내면에 관한, 그런 류의 것들.
이곳은 그 크고 작은 부스러기들을 모두 쓸어 담아 놓는 공간이다.
쓰는 삶이란 무엇인지, 쓰는 나란 누구인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아마도 그 답을 만들어가는 어느 창작자의 내면 산책 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같이 글을 쓰는 사람들 모두와 이 공간의 글이 나누어지면 좋겠다.
나의 부스러기들이 우리를 연결해 주는 공감과 위로의 다리가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