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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남이 Apr 27. 2023

자연의 품에서 쉴 수 있는 당정뜰

한때 섬이었던 당정 둔치는 이제 너른 뜰의 형태로 철새, 고라니 등을 맞고 있다. 하남 시민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것. 얕게 흐르는 천, 널찍한 길목, 한편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들의 유유자적한 풍경에서 ‘쉼’이 여실히 느껴졌다.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당정뜰’

당정뜰은 덕풍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삼각형 모양의 수변 공원이다. 한때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공

원으로 축소되었다는 다소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지만, 자생력으로 되살아난 곳이기에 하남 시민들에게는

더없이 애틋한 공간이다. 그 생명력을 소중히 가꾸고 지키려는 의지가 모인 듯 당정뜰에는 하나둘 다채로운 생물들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하남시 공사 현장에서 버려지는 나무를 살리고자 도시 숲인 나무고아원 조성하면서 기증받은 나무들을 식재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삼아, 2007년에 덕풍교에서 산곡교까지 1.2km 구간에 메타세쿼이아와 낙우송 404그루를 식재한 것이다. 이 구간이 현재 당정뜰 내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길이자 걷고 싶은 길로 불리는 ‘메타세쿼이아길’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생태 공원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 4159종 중 40종을 선별해 당정뜰 연못 주변에 식재했다. 이에 따라 연못은 다양한 자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 공원’으로 거듭났다.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길 바라며

코로나19 사태를 지나오며 시민들에게 ‘휴식’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통제된 상황과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온전한 휴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하남시가 당정뜰을 꾸준히 정비한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심신의피로를 녹이고 위로받을 수 있길 바란 것이다.

당정뜰은 메타세쿼이아뿐 아니라 천을 따라 벚나무가 줄지어 심겨 있어, 벚꽃 명소로도 잘 알려졌다. 마침 올

해는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각종 행사가 다시 개최되기 시작했는데, 당정뜰에서도 개화 시기에 맞춰 봄 축제가열려 모처럼 흐드러진 벚꽃 속에서 한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하남시는 자전거도로가 구석구석 잘 조성되어 있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

람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정뜰 내에는 징검다리를 만들거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하는 데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그 덕분인지 당정뜰 라이딩 코스는 자전거 이용객들에게도 소문난 코스라고. 자전거길 인근에는 푸드 트럭이 자리해 간단히 요기도 할 수 있으니 매력적일 법도 하다. 한산한 평일 오후에도 푸드 트럭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휴식을 청하는 시민들을 보니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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