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2)

엄마가 세상 전부야? 그럼 그 세상은 어떤 색일까?

by 라나

규민아,

어린이집에 너를 등원시키고, 약속한 3시에 너를 집으로 데려올 거라며 아직 의미도 모르는 너에게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단다.


"엄마가 시곗바늘이 3을 가리키면 올게. 세 시. 세 시에 엄마가 올게"


아는지 모르는지 너는 '엄마'를 몇 번 외치며 엄마 품에 쏙 들어와 한 번 안아주고는 곰인형에게 관심을 돌려버린다. 그 덕에 너는 엄마가 어린이집을 나서는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했고, 엄마도 네가 울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리니 안심이 되었단다.


약속한 3시가 되어서 어린이집에 너를 데리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엄마한테 이렇게 말씀하더구나.

"규민이가 원래 낮잠 자고 2시에 눈 뜨면 어머님이 어린이집에 규민이 데리러 와 계셨던 걸 규민이가 아나 봐요. 규민이가 자고 일어나자마자 가방을 들고 계속 집에 가야 한다고 문을 가리키더라고요. 계속 문 앞에서 어머님을 기다렸어요."

선생님이 문 앞에 떨구어져 있는 너의 가방을 가리키시는데, 네가 그 자리에 서성거리며 엄마 생각을 했을 모습이 아련하게 비쳐 보였단다.


이제 엄마가 회사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처음에 2시였던 하원 시간이 2시 30분으로, 이제는 3시로..

앞으로는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하원을 해야 하니 적어도 4시까지는 어린이집에 있게 된단다. 어린이집에 엄마가 찾아오는 일은 없을 거야. 어린이집 버스가 집 앞에 내리면 이모님이 규민이를 맞아 주실 거고.. 이런 변화들이 너에게 어떻게 다가올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규민이의 밝은 성향을 믿고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단다.

한창 엄마 품에 있을 나이, 16개월. 내 손 위에 놓인 너의 손바닥은 매우 작게 느껴진단다. 하지만 얼마나 야무진지 너는 느끼지 못할 거야. 엄마 손을 휙 잡고는 따라오라며 손짓을 하는 네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를 거야. 그 손을 잡고 네가 원하는 곳 어디든 가주고 싶은 엄마의 심정은 더더욱 모르겠지.


한편, 엄마도 모르는 게 있단다. 엄마가 세상 전부일 너에게 엄마란, 어떤 세상일까?


내일은 그 세상, 이쁘게 꾸며지도록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

사랑한다 아들.



And the child grew and became strong;

he was filled with wisdom, and the

grace of God was upon him.

[Nuke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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