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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맑음 Jun 20. 2022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한근태 지음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제목부터 거창한 이 책은 신랑이 구입한 책이다. 책을 읽다 말고 신랑이 말했다. “여보, 이 책 참 좋다. 목차만 슬쩍 읽어봐. 목차만 읽어도 좋아.”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시큰둥하게 받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별 기대 없이 눈으로 훑어본 목차에 홀려 단숨에 읽어버렸다. 신랑 책인걸 깜빡 잊고 밑줄까지 신나게 그어가며.


45개의 목차로 이루어진 이 책은  ‘왜 글을 써야 하고, 책으로 남겨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짚어준다. 이미 수십 권의 책을 출간한 고수답게 수정같이 빛나는 명쾌한 문장들로 나를 설득시켰고 설득당했다. 글쓰기에 지쳤거나 흥미를 잃은 분, 왜 써야 하는지 무얼 써야 하는지 목표를 잃은 분, 출간을 준비 중인 분들께 특효약이 될만한 책이다.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문장이 많아 노트에 필사하며 읽었다. 그중 기억하고 싶은 7가지 내용을 아래에 공유한다.


브런치 작가님들께도 글쓰기의 좋은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며…


글을 쓰면 인생이 달라진다. 평범한 인생도 글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똑같이 애를 낳아 기르지만 거기에 대해 책을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은 다르다. 누구나 하는 직장생활이지만 직장생활에 대한 노하우를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은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해외에 살았지만 그 경험을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역시 다르다. 그런 면에서 팔자를 바꾸는 가장 가성비 좋은 활동은 책 쓰기다.

- 저자 한근태 - 54p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다. 몸속에 있기 버거운 영혼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 글이다. 글은 솔직하게 써야 제대로 나온다. 진실하게 텅 빈 마음으로 자기를 드러나게 할 때 제대로 된 글이 나온다. 그래서 대낮에는 잘 안 써진다. 술이나 생활에 지칠 정도로 부대끼고 육신에 힘이 빠지고 온갖 것이 다 포기된 다음에 잘 써진다. 자신만 고독하게 남은 새벽에 글이 잘 써진다. 글을 쓰면서 사람들은 자신과 대면한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은 것은 자신이 자기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이 잘 써진다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등장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 - 60p


나는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전혀 알지 못했다. 침묵 규칙에 대해 배우고 원할 때마다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침묵을 지켜야만 할 때 글쓰기는 항상 나를 구해주었고 내가 알고 있는 가장 훌륭하고 신성한 평온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수녀원에 입회하여 말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었을 때 비로소 글을 쓰는 소리에 정말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글 쓰는 소리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후로 당신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 이해인 수녀 - 61p


말은 남과 대화하는 것이고 글은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다. 남들과는 말을 적게 하고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라.

- 세네카 - 62p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고자 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 니체 - 115p


너희 경험에서 나온 것을 써라. 쓸 게 생겼다고 금세 쓰지 말고 속으로 삭여라. 포도주가 되기 위해서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감동해서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속에서 삭여 그것이 발효되면 쓰지 않을 수 없는 시기가 온다. 폭발이 일어난다. 그것이 안 되고 잊혔다면 그 소재는 포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 소설가 박노갑 - 173p


40세에 첫 소설을 쓰고 나서 다시 40년 가까이 더 살았으면서도 나는 내가 아직도 충분히 젊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젊다는 건 체력이나 용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좋다고 느낄 수 있는 감수성과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알고 옳지 못한 일에 분노하고 부조리에 고뇌할 수 있는 정신의 능력을 말한다. 이런 정신의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글쓰기가 아닌가 싶다.

- 소설가 박완서 - 174p


p.s: 그나저나 저희 신랑은   책을 샀을까요? 혹시, 브런치 작가 도전? 자신의 전문지식을 책으로 옮기고 싶은 야망?  무엇이 되었든 신랑 생각에 무조건 찬성입니다. 왜냐면,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쓰기, 글쓰기에 대해 고민이 있으시다면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책 덕분에 글쓰기에 대한 동력을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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