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의 편지 7화: 마지막 결단

by 호원장


그는 스칼렛의 저택 앞에 섰다.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지만,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나올까? 아니면, 영원히 그를 거부할까?

그의 몸은 한계에 다다랐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고, 다리는 더 이상 그를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휘청였다. 머릿속은 혼란과 환각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그를 끌어올렸다. 그는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포기할 수 없었다.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절박함과 함께, 비참한 본능이 그를 밀어붙였다.

‘올라가야 한다. 닿아야 한다. 그녀를 봐야만 한다.’

몸이 망가져도 상관없었다. 그는 마치 사냥감을 쫓는 동물처럼 몸을 던지며, 저택 옆의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나뭇가지들이 창문 근처까지 뻗어 있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뻗었다.

손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는 있는 힘을 짜내어 나무를 움켜쥐었다. 거친 나뭇결이 그의 손바닥을 찢었다. 날카로운 고통이 스쳤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손을 들어 몸을 끌어올리고, 발을 조심스럽게 가지 위에 올렸다. 오르면서도 그의 머리는 점점 더 어지러워졌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하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다. 그의 가슴이 고통스럽게 요동쳤다.

‘그녀가 나와야 한다. 그녀가 나를 봐야 한다.’

균형을 잡으며 위태롭게 가지를 잡고 올라갔다. 어깨가 떨렸고, 손끝은 마비된 듯 감각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계속 올라갔다. 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거의 바닥을 기는 벌레처럼 나무를 붙들고 올라갔다. 숨소리가 거칠게 새어나왔고,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손끝이 점점 감각을 잃어가고 있었다. 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떨어지면 끝이었다. 그는 악착같이 버텼다.

마침내 2층 창가에 도달했을 때, 그는 창문 너머로 희미한 불빛을 보았다. 그녀가 안에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 창틀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창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딱딱딱.

한 번, 두 번. 그의 손끝이 얼어붙은 듯 창을 두드릴 때마다 가슴이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는 절망하며 다시 두드리려는 순간, 커튼이 움직였다. 그리고 창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녀가 서 있었다. 스칼렛은 오래 앓은 듯 창백한 안색에 가느다란 팔로 창문을 열었다.

스칼렛은 놀란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비명을 지르거나 황급히 창문을 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차분하게 말했다.

“델스존… 여긴 왜…”

그녀의 목소리는 최대한 동요를 억누르고 있었지만,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살폈다. 피곤에 찌든 얼굴, 초점 없는 눈빛, 흐트러진 머리칼, 손에 배인 피. 그리고 창가에 매달려 있는 그의 위태로운 모습.

그는 입을 떼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숨이 막혀왔다. 몇 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던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바뀌었다. 처음의 놀람이 가라앉고, 이해와 연민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듯했다.

“델스존, 이러지 말아요. 내려오세요.”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려가는 것은 패배였다. 이곳까지 기어 올라온 건 그녀에게 닿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이 순간이 사라진다면, 그는 다시는 기회를 얻지 못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한 걸음 물러섰다. 나무 위에서 중심이 흔들렸다. 그녀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델스존, 제발…” 그녀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눈빛은 애타고 있었다.

그는 웃었다. 아니, 웃으려 했지만 그것은 공허한 흡사 절망의 비명과도 같은 미소였다.

그의 몸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균형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었지만, 너무 늦었다.

그 순간, 그의 발이 미끄러졌다. 중력이 그를 끌어당겼다. 바람이 그의 귀를 때렸다. 그녀가 놀라 외쳤지만, 모든 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녀의 비명이 들리기 직전, 그의 시야는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 순간, 그가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그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위대한 선율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도 흐릿하고 희미해서, 그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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