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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호 May 12. 2018

윤동주 기념관과 그의 詩

쉽게 쓰여 진 시

지난 금요일 한국노년학회 춘계학술대회 참석차 연대에 들렀습니다.


법인 이사장실에 함께 있는 윤동주기념관에 들렀습니다. 엄청나게 화려한 건물들이 많지만, 법인의 장이 있는 방을 이곳에 둔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윤동주.


일본에 유학하며 더욱 가까이 다가갔던 그.

그의 평전을 읽으며, 그가 1917년생, 일본의 왕력으로는 大正5年이라는 사실, 특별양호노인홈에서 근무 시, 그와 같은 나이의 어르신을 보고 멍~~~해지던 그 기분...


살아계셨다면 이 분과 같은 나이겠구나 하는 아쉬움.


그리고 찾아가본 옛 후쿠오카형무소(큐슈 후쿠오카에 있음. 지금은 주택가와 소년범들이 교도소 가기 전 교화시설이 자리잡아 있음)




그 중 유학하며 허무함을 공유하게 해주는 ‘쉽게 쓰여진 시’.






쉽게 씌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람내 포근히 풍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최초의 악수




그 중 나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찌르는 한 문장.



육첩방은 남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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