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먹다
봄나물
--한유경
한동안 달아났던 입맛을 찾았다
천성산 산길에서 참나물과 머귀 고사리를 뜯었다
참나물은 끓는 물에 데쳐
보리막장에 조물조물 참기름 깨소금 쏠쏠 뿌리면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머귀는 달래간장양념장 만들어 쌈 싸 먹으면 밥도둑이다
나뭇가지에 연둣빛물이 오르고
복사꽃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해 질 무렵 저수지에 풍덩 빠진 노을빛 반영은
새색시 뺨처럼 붉게 물들었다
저수지와 벚꽃길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집을 짓는다
통창을 내고 창 앞에 테이블을 만들면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새소리 들으며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나만의 케렌시아
소소한 꿈들을 파이처럼 쌓는 꿈을 꾸는
오늘이 행복한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