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 그랬다

엄마의 꿈

by 고매헌 한유경

그 섬에 가고 싶다

매일 끓어 올라오는 밥솥의 김은 마치 멈추지 않는 시간의 연속

아들이 아기일 때
하루 여섯 번을 먹여도, 울고 웃는 그 셀 수 없는 순간들이
행복이었어

어느 순간 내 삶은 바퀴 아래
곱게 갈려 흩어진 가루 같았고,
나를 위한 한 줌의 빛조차 허락되지 않은
어둠 속 촛불 같았어.

가족이란 이름의 바다로만 흐르고 흐르는
길 잃은 강물처럼.

이제 꿈을 꾼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잠잠해지고
내 숨소리만 가득한
고요한 섬 하나.

시간마저 발길을 멈추는
빈 페이지 같은 공간.
밥그릇 씻을 일도, 채울 의무도 없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빈 껍데기 같은 시간에 머물 수 있는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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