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자주 드시는 것이, 체력이 훅훅 사라지는 관광객들의 지혜입니다.
공짜이민(公仔面)
위에 흐릿하게 보이는 라면은 일본 닛신의 출전일정입니다. 홍콩의 신라면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광둥어로 초친얏땡이라 부릅니다) 이 라면을 베이스로 위에 스팸 한 장, 그리고 계란 프라이를 얹어주는걸 아침으로 자주 먹습니다. 당연히 금방 나오고 또 익숙한 맛이 나는데요. 테이블 위에 대부분 비치된 고추기름을 한 스푼 넣어서 드시면 좋습니다.(짜니까 한 스푼이면 충분합니다)
포투이통펀(火腿通粉)
마카로니에 햄 슬라이스를 얹은 수프인데요. 역시 홍콩의 인기 메뉴입니다. 스크램블 에그를 넣은 토스트와 함께 먹으면 든든하고 좋죠. 정말 별것 아니지만 담백한 맛이 아직도 종종 떠오릅니다.
카우룽 데어리
병에 담긴 카우룽 데어리 흰 우유는 정말 진하고 고소해서 바쁠 때는 편의점에서 이것만 한 병 사 마시고 끼니를 때우기도 했습니다.(이상하게 홍콩 세븐 일레븐의 샌드위치들은 별로 맛이 없더군요) 종이팩에 들어있는 우유도 있지만 이 병우유를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홍콩사람들이 점심으로 주로 먹는 대중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살펴보겠습니다. 홍콩 영화에서 종종 목격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할 텐데요. 저번 시간에 소개했던 딤섬집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기도 하고, 조금 이름 있는 딤섬집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침에 가시거나 오늘 소개하는 다른 메뉴를 즐겨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차씨우판(叉燒飯)
이건 포장 버전이고요.
이건 식당에서 주는 버전입니다. 그냥 밥 위에 차슈를 올리고 소스 한번 부어주면 끝입니다. 계란프라이를 올려달라면 올려주고, 야채를 올려달라면 올려줍니다. 점심시간엔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쭉 둘러앉아서 스티로폼 도시락에 든 챠씨우판을 드시는 걸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위에 올라간 챠슈는 단짠과 쫄깃함의 결정체인데요. 한번 맛 들이면 스팸 같은 건 쳐다도 안 보게 됩니다.
앵자우챠우판(扬州炒饭)
계란 때문에 황금빛이 나는 양주식 볶음밥입니다. 제일 보편적인 볶음밥인데요. 어느 식당에나 대부분 메뉴에 있고 맛도 괜찮으며 가격에 비해 양도 많습니다.
이것은 새우가 많이 들어간 버전인데요. 기본 볶음밥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그만큼 맛있습니다. 비싸봤자 돈 천 원에서 천오백 원 수준 차이니, 새우볶음밥을 시켜서 드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보통 한 접시 시키면 둘이서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옵니다.
꼰챠우아우허(乾炒牛河)
쇠고기와 함께 볶은 넓적한 쌀국수입니다. 무척 기름진 맛이긴 한데 좋아하는 분들은 이것만 찾더군요. 홍콩에서 짜장면은 한국식당에 가서 우리나라돈으로 만원 정도는 줘야 드실 수 있으니 차라리 꼰챠우아우허를 권합니다. 거의 자극적이지 않아서 어린이들도 좋아할 맛입니다.
원난마이씬(雲南米線)
홍콩에서 과음을 한 다음날은 조건반사적으로 찾게 되는 메뉴입니다. 한입 들이키면 속이 확 풀리거든요. 얼큰하고 깊은 국물맛의 운남쌀국수인데요. 체인점도 많고 단독점포도 많으니, 윈난 라이스 누들이란 간판이 보이면 일단 들어가시면 됩니다. 인터넷을 치면 나오는 찜사초이 쌀국수 맛집은 먹을 만은 한데, 사람이 너무 많고 불친절하니 차라리 숙소에서 가까운 곳을 권합니다.
한국어 메뉴를 구비한 집들이 많고, 적어도 메뉴에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으니 토핑은 2~3가지 골라서 주문하시고요. 일단 씨우랏(별로 안 매운)으로 드셔보시고 좀 더 얼큰해도 되겠다 싶으면 쭝랏(중간정도 매운)으로 주문하시면 됩니다.
따이랏(아주 맵게)은 특별히 매운맛을 즐기지 않으신다면 권하지 않는 편이네요. 토핑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완탕과 두부 말린 것, 버섯이나 완자등을 많이 먹습니다. 고기 간 것도 있고 장아찌 같은 걸 넣어주기도 하는데, 차근차근 도전해 보세요.
포짜이판(煲仔飯)
돌솥밥에 여러 가지 토핑을 얹어서 먹는 음식입니다. 광둥어에서 ㅍ은 대체로 f발음을 뜻하지만,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메뉴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거"라고 하면 알아듣습니다. 이거는 this, 고거는 that의 의미거든요. 솥밥집은 근처에 가면 무조건 티가 나는데요. 길거리에 탄 냄새가 진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먹을 때는 전~혀 탄내가 안 나고 맛있으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관광객들이 많이들 찾는 웡콕 로얀까이 근처 규모가 조금 있는 거리에 가시면, 지리를 몰라도 탄밥 냄새로 찾아갈 수 있으니 맘 편히 냄새에 몸을 맡기면 됩니다. 조던의 미우까이 야시장에서도 굉장히 인기 있는 메뉴죠.
호이난까이판(海南鸡饭)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로 퍼진 해남도식 치킨라이스입니다. 담백하면서 질리지 않는 맛인데요. 주로 남자들이 볶음밥을 더 좋아한다면, 호이난까이판은 여자분들이 더 좋아하시더군요. 닭고기를 찍어먹는 소스가 산뜻한 별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볶음밥이 질린다면 한번 도전해 보세요.
딴딴 민(担担面)
우리나라에서도 탄탄면이 유명해져서, 많은 분들이 찾으신다는데요. 아마 탄탄면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위 사진과 거의 일치할 겁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국물이 많은 탄탄면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사천요리 전문점에 가면 있는 '비비는' 탄탄면입니다. 국물이 거의 없고 소스를 잘 비벼서 먹는 스타일인데요. 고소한 견과류와 매콤한 뒷맛, 그리고 사천요리 특유의 향이 식욕을 돋웁니다.
원래 오늘은 길거리 음식을 소개하려 했는데 점심 메뉴만으로도 분량이 엄청 많아졌네요. 홍콩의 길거리 음식과 야시장 이야기는 다음 목요일 편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