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야기(1): 홍콩인들이 주로 먹는 음식들

딤섬은 아침과 아점과 점심만 팔아요~

by 동물의삽

2010년대에 5년 가까이 홍콩에서 거주한 경험을 토대로, 음식과 여행 팁,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등을 이야기로 엮어보려 합니다. 최근 홍콩에 다녀온 분들 보다는 조금 시간이 지난 정보일 수 있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들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홍콩은 영국 식민지로 수십 년을 지내다 보니, 아침으로 광동식 메뉴와 영국식 메뉴가 절묘하게 섞인 식사를 합니다. 거기에 가정부로 들어온 수많은 인도네시아-필리핀-네팔 등에서 온 사람들과, 꾸역꾸역 늘어나는 본토 사람들까지 북적대다 보니 없는 음식이 없는데요. 세계대전 때 일본에게 점령당한 적도 있다 보니, 홍콩엔 일본인들이 한국인의 두 배가량 많이 살고, 일식집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식재광주라는 말이 있듯, 광둥 성의 뿌리 깊은 식문화는 중국 내에서도 알아주는데요., 풍부한 해산물을 베이스로 한 본토 요리도 엄청나게 많죠. 최근엔 한인들도 많이 증가해서, 한국 슈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식당은 여기저기 퍼져있다기보다는, 침사초이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더군요. 우리가 좋아하는 치맥도 가능합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치킨집이 있는데, 메뉴에 간장치킨 파닭 등등 모두 다 있더군요.



딤섬

일단 홍콩 하면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당연히 딤섬일 텐데요. 점심으로 읽듯이 주로 아침~점심 식사를 제공하며, 저녁은 없습니다. 다만 번화가의 딤섬집은 저녁에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요. 아침과 점심만큼 여러 가지 종류를 맛불수는 없고, 그날 만든 재료 소진 차원에서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프랜차이즈 체인점은 물론 예외입니다) 그리고 딤섬은 무조건 보이차랑 먹는 건 아닙니다. 철관음이나 재스민차 등등 여러 가지가 있으니 주문하면 그걸로 줍니다.(이하 음식들의 이름은 광둥어 발음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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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딤섬 하면 쉽게 떠올릴만한 사진입니다. 보니까 제일 대중적인 딤섬들만 모아놓았군요.

보편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제일 잘 맞는 딤섬을 바로 소개하자면,



창펀(腸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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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1편 도입부에서, 송자호를 기다리던 소마가 노점상에서 사 먹는 음식이 이겁니다. 쌀가루로 만든 쫄깃한 피 속에 고기 야채 새우 등등 여러 재료를 넣고 말았는데요. 주로 아침으로 많이들 먹는 메뉴입니다. 요즘도 저 소스에 푹 적셔서 먹던 창펀 생각이 가끔 납니다.



하까우(蝦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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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하까우는 엄청 커 보이는데요, 일반적인 하까우는 밤톨만 합니다)

새우의 탱글한 맛에 돼지육즙이 살짝 곁들여져서, 뜨거울 때 먹으면 천상의 맛을 자랑하는데요. 워낙 가게마다 편차도 심하고 언제 만들었냐에 따라서 맛도 다르므로, 일단 먹어봐야 맛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제일 잘 알려진 딤섬 중 하나겠네요.



씨우마이(燒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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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돼지고기와 새우를 섞어서 만든 딤섬인데요. 딤섬 메뉴 중에는 상당히 작은 크기입니다. 사진상으로는 크게 나왔지만, 실물을 보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하까우와 씨우마이는 세트가 아닌가 싶을 만큼 같이 시키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세요.



차슈 빠오(叉燒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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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면 우리나라 야채찐빵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맛은 여러분의 상상과 다를 겁니다. 단짠의 묘미를 살린 돼지고기 볶음이 안에 들어가 있는데요. 첨에는 적응 못할 수도 있지만, 먹다 보면 자꾸 생각나는 마성의 딤섬입니다. 맛있다고 여러 개를 한 번에 드시지 마시고, 하나씩 여러 가지 맛을 본다 생각하시면 좋아요.


씨우롱 빠오(小龍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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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모르고 급히 먹다가 입천장이 홀라당 까지는 사태가 자주 일어나지만, 기본적으로 씨우롱빠오는 뜨거울 때 아뜨뜨뜨 하면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가끔은 종지 같은 데다 살짝 찢어서 식힌 후에 드시기도 하는데요. 어린이들은 그렇게 먹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어른들은 조심스럽게 한입 쏙! 에 도전해 보세요. 입안에서 폭발하는 육즙에 신세경을 느낄 겁니다.



양식메뉴

그리고 차찬탱에서(차찬탱=홍콩 대중식당) 아침을 드실 경우에는 메뉴가 너무너무 많아서 당황하실 수도 있는데요.(거의 100가지) 조식메뉴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잘 설명해 줄 겁니다. 관광객이 많은 곳엔 간단한 영어정도는 통하고, 보통화를 하신다면 의사소통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일단 도전해 보세요.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한국어 메뉴를 구비해 놓은 집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코리안 메뉴 있냐고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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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차찬탱 메뉴의 하나인 클럽 샌드위치입니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맛이니만큼, 대부분의 집에서 평타는 칩니다. 광둥어로는 쌈만지라고 하는데요. 집집마다 고유의 쌈만지가 있으니 비교해 가면서 드셔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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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차찬탱의 전통 메뉴인 잇나이차(핫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입니다. 뜨거운 것이 싫으시면 똥랭차(콜드레몬티)를 시키시면 되는데요. 달콤하고 깊은 맛의 잇나이차를 한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밀크티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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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차찬탱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음료수인 똥랭차입니다. 저 스푼은 레몬을 깔끔하게 짜 넣는데 쓰입니다. 잔을 받자마자 열심히 스푼으로 레몬을 꾹꾹 누르는 홍콩사람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죠. 나이차나 똥랭차 외에도 사이다는 슈백이라 하고, 콜라는 홀록이라고 합니다. 그냥 음이 비슷한 한자를 음차 해서 붙인 겁니다. 독일을 덕국이라 하듯이 말이죠.



전통메뉴

딤섬과 양식 외에도 많이 드시는 메뉴는 쪽, 또는 콘지라고 부르는 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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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흰 죽이 아니라 은근히 볼륨이 있는 요리라서, 한 그릇만 먹어도 든든해지는데요.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은 콘지가 대중적입니다. 파채 같은 걸 곁들여서 주는데요. 고수일 가능성도 있으니 미리 향을 맡아보고 넣으세요. (홍콩 음식에 익숙해지려면 고수에도 익숙해져야 됩니다) 특히 본토분들이 아침식사로, 이 콘지에 위에 보이는 튀긴 빵을 곁들여서 먹는데요. 콘지 한 그릇에 저 빵을 몇 조각 적셔먹으면 배가 꽉 찰 겁니다. (연유나 두유에 찍어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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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살던 아파트 바로 옆 건물에 진짜 맛있는 국숫집이 있어서, 거의 하루에 한 끼는 가서 먹었는데요(배달도 해줍니다) 위 요리는 소고기를 넣은 국수입니다. 가느다란 면을 넣으면 아우람 민, 위의 사진처럼 쌀국수를 넣으면 이우람호라고 부르는데요. 처음엔 민만 먹다가, 나중에 쌀국수면에 맛을 들이고 나서는 이우람호만 먹었습니다.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는 라야우(고추기름)를 한 스푼 넣어서 먹으면 눈물 나는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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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홍콩의 면요리 중 제일 유명한 완탕면인데요. 보시다시피 면발이 엄청나게 가늘면서 꼬들꼬들한 것이 굉장히 특이한 식감입니다. 여기에 맛 들이면 또 장사 없죠. 광둥어로는 완통민이라고 합니다. 옆의 굴소스는 국수에 넣는 것이 아니라 데친 야채를 찍어먹는 용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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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국수들을 먹으면서 곁들이면 좋은 야채볶음입니다. 공심채를 데치거나 살짝 끓여서 주는데요. 광둥어로 통초이라고 합니다. 집집마다 맛이 다르지만, 우리가 김치 먹듯이 곁들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매주 목요일마다 홍콩 이야기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현재 12회 분량이 있는데요. 반응을 보고 계속 연재할지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