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야기(3): 홍콩인들이 사랑하는 길거리 음식

한입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우리는 훨씬 세계적인 음식들을 즐길 수 있어요

by 동물의삽

저는 하루에 세끼를 챙겨 먹어 본 지 무척 오래되었습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두 끼가 생활화되었고, 저녁은 대충 주변에 있는 노점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죠.


세계의 대도시들이 바삐 움직이지 않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홍콩 역시 24시간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입니다.(그래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우리나라의 최소 1.5배 이상입니다)


홍콩은 길거리음식과 외식의 천국입니다. 그리고 홍콩의 야시장은(낮에도 열려있다는 건 함정)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도 유명한데요.


오늘은 홍콩의 이색적인 길거리 음식들과 야시장 풍경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글을 쓰면서도 그때 있었던 거리와 분위기가 떠오르면서 뭉클했습니다)



길거리 음식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이 많이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 홍콩의 길거리 음식 중에서, 우리나라에도 이미 알려진 버블티나 허유산(후이 라오 싼) 망고주스등은 뺐습니다. 대신 야시장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려 합니다.



까이딴짜이(雞蛋仔) :속이 비어있는 계란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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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홍콩의 국민간식 중 하나입니다. 달달한 계란반죽을 와플기계 같은 팬에 구워서 뜨거울 때 먹는데요. 확 와닿는 맛은 아니지만 은은한 단맛과 함께 부드러운 향기가, 손에 들고 걸어 다니면서 먹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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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종이에 싸서 줍니다. 봉투에 상호가 있는 것을 보니(빡꼭 까이딴자이) 유명한 체인점 같은데요. 본점은 홍콩섬의 빡꼭(노스 포인트)에 있지만, 침사초가 카메론 로드 근처에도 지점이 있어서 종종 사 먹곤 했습니다.



호이 틴 통의 꽈이 링 고우(龜苓膏): 거북이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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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에서 흔히 보이는 노란 간판입니다. 호이 틴 통(해천당) 체인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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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보양식인 거북이 젤리입니다. 옆에 있는 금색 포장이 시럽이므로, 처음 드시는 분들은 시럽을 뿌려서 드셔보세요. 맛은 별로 없지만 몸이 한결 가뿐해지고, 여성분들 피부도 좋아지는 느낌이 들 겁니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잖아요?



비첸향 육포: 중화권에서 돼지고기가 사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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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비첸향 육포 체인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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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줄에 보이는 동그랗게 생긴 돼지고기 육포가 입맛에 맞더군요. 포면이 매우 끈적하니 어디 묻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개봉하면 빨리 드셔야 합니다. 무게로 달아서 파는데요. 보통 500g은 뿐꽁간이라고 하고, 1kg는 얏꽁간이라고 합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대신에 맥주가 워낙 싸니, 육포를 안주로 맥주를 양껏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동네 마트에서 칭다오 맥주가 500ml 4캔 묶음에 HKD20~25 사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럼 한 캔에 팔백 원쯤 하는 셈이네요.


여하튼 맥주는 정말 원 없이 마셨습니다.(제가 살던 당시엔 1 HKD가 150원 정도였는데, 최근 확인하니 190원에 가까워졌네요)



카레에 적셔먹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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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카레 소스에 담가서 먹는 씨우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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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위의 음식과 비슷한데요. 생선경단을 카레에 푹 졸여서 먹는 카레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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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카레국물 속에서 끓고 있는 것을 건져서 줍니다. 그리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한국인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죠.



다양한 꼬치들: 중국 본토보다는 덜하지만, 이런것도 먹나 싶은 메뉴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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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야시장이나 번화한 거리 한편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모습입니다. 문어나 오징어를 이용한 꼬치는 물론이고 새우살이나 생선살을 다져서 만든 경단, 조개관자 꼬치, 카레에 푹 끓인 경단, 소시지, 닭날개, 튀김 등등 종류가 일일이 세기 힘들 만큼 많습니다.


물론 저기 있는 꼬치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느냐 하면 그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죠.(팁을 드리자면, 한국 스타일로 빨간 것을 고르기보다는 흰 것을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짜쥐다이청(炸猪大腸): 돼지 대창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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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 이렇게 돼지 창자를 튀겨서 순대처럼 썰어서는 꼬치에 꿰어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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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어줄 때의 모습입니다. 이 음식은 홍콩인들 사이에선 인기가 많지만, 역한 냄새와 오래되었을 경우 타이어를 씹는 맛이 나서, 저는 먹다가 포기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선뜻 권해드리긴 어렵겠네요.



챠우타우푸(臭豆腐) : 아름답게 삭힌 두부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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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두부 튀김은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울 수도 있으나, 보통 한국인들은 가까이 가지도 못합니다. 바로 엄청난 냄새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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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칠리소스를 뿌려 먹으면 됩니다. 저도 굳이 찾아서 먹는 음식은 아닙니다만. 현지 처자와 친해지기 위해 눈을 감고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냄새는 미칠 것 같았지만, 소스로 중화시키고 입에 넣으니 생각보다 냄새도 심하지 않고요.(고르곤졸라를 세배 농축한 정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하니 의외로 먹을만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싫다는 사람에게 절대로 권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보로바우(파인애플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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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차찬탱에서 시키면 나오는 모습이지만, 길거리의 수많은 제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 개 손에 들고 다니면서 드셔도 좋아요. 맛은 보시다시피 소보루빵에 쫄깃함을 좀 더한 맛이고, 중간에 버터를 큼직하게 넣어 주므로 씹다 보면 섞이면서 무척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좋아할 만한 간식이겠네요.




카오팟 사파롯(파인애플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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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타이 음식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야시장에 갈 때마다 주문하는 세트가 있습니다. 하나는 바로 달콤한 타이식 파인애플 볶음밥이고요.(양도 많은 편)



솜땀(그린 파파야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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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마치 무생채 같은 그리운 맛이 나던 태국식 파파야 샐러드 솜땀입니다. 맵게 해달라고,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절구에 고추를 마구 썰어 넣던 주인아주머니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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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파인애플꼬치구이도 있는데요. 구우면 단맛이 두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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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징어튀김 꼬치인데요. 식당에 쭉 걸려있는 오징어 크기를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미우까이(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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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시간인지 손님이 별로 없지만, 가득 차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관광객 상대이므로 영어와 보통화가 완벽하게 통용되고, 가끔은 한국어도 소통이 가능한 곳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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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환하게 불을 켜고 늦게까지 영업을 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식당에서 맥주 한잔으로 해소하는 현지인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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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재료가 그냥 주방에 걸려있습니다. 조리 과정은 모두 100% 공개되는데요. 적어도 위생은 믿을 수 있는 곳이 홍콩입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쳤다간 큰일 나는 곳이죠. 홍콩에서 가장 엄하게 다루는 범죄가 바로 식품에 대한 위생/유통에 관한 것들과 아동범죄입니다.


웡콕이나 미우까이의 야시장 음식들은 생각보다는 그리 가성비가 뛰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가게마다 천차만별이고, 맛보다는 현지인과 외국 관광객이 어우러진 홍콩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때문에 가는 곳으로 생각하는게 맞죠.



너무 분량이 길어져서, 밤에 먹을만한 요리와 주류는 다음 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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