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야기(17): 동양의 이베리아 반도, 마카오

1999년까지 유럽 식민지로 남았던 아시아의 마지막 도시

by 동물의삽


upscalemedia-transformed.jpeg 세계 최장의 해상교, 강주아오 대교입니다. 55km의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죠

마카오로 들어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대한민국에서 직항 비행기를 타고 타이파의 마카오 공항으로 가는 방법과,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방법, 그리고 최근에 생긴 강주아오 대교를 통해 육로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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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묵었던 홍콩 조던 근처의 숙소에서는 마카오로 입국하는 것이 굉장히 수월한 편인데요. 조던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광동도의 차이나 홍콩 시티에 마카오 페리 여객 터미널이 있는 덕분입니다. 중항성 안에 맥도널드를 비롯한 식당과 카페도 있고, 왓슨스나 세븐일레븐도 자리하고 있으므로 멀미가 있는 분은 미리 멀미 패치를 구입해서 페리에 탑승하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의류 아웃렛도 함께 있으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살짝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마카오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서는 조금 서둘러서, 적어도 9시~10시 정도에 홍콩에서 출발할 수 있다면 이후 스케줄에 여유가 생기니, 조금 서두르는 것도 좋겠네요.


CHC.jpg 뒤로 보이는 금빛 건물들이 바로 중항성입니다. 맨 오른쪽은 로열 퍼시픽 호텔로 위치가 매우 좋죠

중항성에서 페리 티켓을 발권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민국이 나오는데요. 홍콩인들은 자신의 ID로 바로 출입국이 가능하지만 한국인들은 당연히 여권이 있어야 합니다. 비자는 3개월 면제이므로 그냥 가도 되지만, 엄연히 국경을 건너야 하니까요.


foilcat-_377_pax_floor_plan.jpg 터보젯 페리의 안내도입니다. 위쪽이 일등석, 아래쪽이 일반석이죠

마카오 페리에도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가 있는데요. 상층부 선실을 이용하는 퍼스트 클래스는 개인 좌석이 더 안락하고 넓은 데다 간단한 다과도 제공됩니다. 다만 한 시간이면 가는 거리에 굳이 비싼 가격을 지불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만약 특별한 날이라면 퍼스트 클래스도 괜찮을 것 같네요. 표는 발권 시에 랜덤이므로 번호를 확인하고 타면 되고, 창가 자리라도 그다지 경치를 구경할 정도는 아니니 편히 휴식한다 생각하고 눈을 잠깐 붙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숙소에서 가까운 중항성의 페리 터미널은 밤 열 시에서 열한 시쯤이면 운행이 종료되므로, 마카오에서 늦어도 9시 정도에는 중항성행 배를 타셔야 숙소로 편하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홍콩섬의 슌탁 센터 페리 터미널은 24시간 배가 운행하지만, 밤늦게 들어오면 구룡반도의 숙소를 가기 위해 택시를 타고 해저터널을 건너야 하므로, 요금이 무척 비싸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죠.



Shuttle4.jpg 베네시안 리조트 근처의 갤럭시 마카오 셔틀버스입니다

홍콩과 마카오는 배로 한 시간 정도면 닿는 가까운 거리지만, 일단 이민국 수속을 밟고 마카오 반도의 땅을 밟으면 홍콩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줄지어 선 거대 호텔 & 카지노의 셔틀버스들이 눈에 들어오고, 호객 행위를 하는 직원과 눈이 마주치면 생수를 주거나 트럼프 카드를 주기도 합니다. 공짜이니 챙기셔도 되고, 받았다고 해서 꼭 셔틀버스에 올라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면 만사 오케이죠.


grand-lisboa-exterior.jpg 라스 베가스의 자본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마카오의 랜드마크는 여기죠

마카오 반도를 먼저 둘러보기 위해, 마카오의 카지노 대부인 스탠리 호가 지은 <그랜드 리스보아>의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 & 카지노 앞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 정도면 세나도 광장에 도착하니 페리 터미널에서 택시를 잡거나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마카오의 관광지에서는 홍콩 달러를 마카오의 화폐인 파타카처럼 쓸 수 있으니, 따로 환전은 필요가 없습니다. 카지노에서도 홍콩달러를 쓰기 때문에 더욱 편하죠.


다만 식당이나 택시를 타고 요금을 홍콩달러로 치르면 파타카로 거스름돈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홍콩 달러로 달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안된다면 일단 지폐는 마카오에서 출발하기 전에 환전하면 최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요. 마카오에서는 홍콩달러가 쉽게 쓰이지만, 그 반대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SenadoSquare-Macao.jpg 유럽의 느낌이 물씬 나는 세나도 광장입니다

세나도 광장에 도착하면 인파와 함께 바닥의 물결무늬로 바로 알게 되는데요. 가까이서 보면 색색의 돌을 깔아서 만든 광장입니다. 따라서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자칫하면 넘어지거나 발목을 다칠 수 있으니, 필히 편한 신발을 착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마카오는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은데요. 주말에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리므로, 그리 넓지 않은 세나도 광장은 몽콕 레이디스 마켓에 비할 만큼 인파로 북적이게 됩니다.


st--paul-church-macau-106.jpg 평일에도 계단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합니다

세나도 광장을 지나 세인트 폴 성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벽 뒤로 남아 있는 유적들을 보면 참 신경 써서 보존해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특히 마카오는 가톨릭의 성지나 마찬가지라서, 최초로 천주교를 들여온 김대건 신부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자라면 꼭 한 번은 들러보시는 게 좋겠네요.


Fortaleza-do-Monte.jpg 몬테 요새의 포대에서 바라본 그랜드 리스보아

세인트 폴 유적지 바로 근처에 있는 몬테 요새로 가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포르투갈인들이 축성한 요새와 포대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마카오 박물관이 나오는데요. 입장료가 있지만, 2500원 정도라서 전혀 부담되는 정도는 아니니 마카오에 온 이상은 꼭 보고 가야 하는 곳입니다.



lMKM.jpg 포르투갈과 중국의 문화가 혼재된 매캐니언 문화를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이죠


몬테 요새에서 둘러보는 마카오 반도의 풍경과, 마카오 문화의 정수를 담은 마카오 박물관도 보셨다면,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나오는 천주교의 성지가 있는데요.


1-13.jpg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30년에 재건된 성 안토니오 교회


바로 성 안토니오 교회입니다. 위치도 좋고 실내가 매우 아름다워서, 마카오 주민들은 여기서 결혼식을 많이 올렸다고 하네요. 또한 우리나라의 천주교 신자가 봉헌한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와 목각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사 시간에는 출입이 제한되니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죠.


shenganduonitang1.jpg 성 안토니오 교회 내부입니다. 정말 아름답네요


발길을 조금 더 옮기면, 까모에스 공원이 나오는데요. 이곳은 우리나라 천주교인들에게는 역시 성지와 같습니다.


caption.jpg 도심 속의 경건한 분위기입니다

공원 안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동상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그가 처음으로 마카오에 닿았을 때의 나이는 15세였다고 합니다. 이미 신자였던 조부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 어린 나이에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몇 번이고 귀국을 시도했는데요. 결국 1845년에 귀국하여 포교 활동을 하다 순교하셨죠.


IMG_2396.jpg 공원 안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


길을 다시 돌아와 세나도 광장에서 잠시 커피나 차를 한잔 하면서, 마카오의 명물 에그 타르트를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홍콩 타이청 베이커리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마카오식 에그 타르트는 홍콩식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데요. 개인차가 있겠으나, 저는 마카오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홍콩의 에그 타르트가 쿠키 식감에 가깝다면, 마카오의 에그 타르트는 페이스트리 식감에 가깝습니다.


dsc_9545.jpg 갓 나온 에그타르트를 뜨거울 때 바로 먹는 맛이란!

곳곳에 육포를 파는 곳들도 많은데요. 다만 육포는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비젠향 육포라는 가성비 뛰어난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괜히 선물용으로 벌써부터 쟁여두지 마시고, 먹을 만큼만 사서 맛보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Mobile]Macau Tower.jpg 첨탑까지 합한 높이가 338m이고, 번지점프를 하는 곳은 233m 지점입니다

어느 정도 휴식도 하고 허기도 채웠으면, 이제 마카오 타워 차례입니다. 높이가 338m로 상당한데요. 입장료가 1인당 2~3만원 정도로 꽤 비싸긴 하지만, 미리 인터넷 예약을 통해 패키지나 프로모션 상품을 구매하면 좀 더 싸거나 혜택이 있으니 마카오에 갈 계획이 있다면 미리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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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번지점프나 스카이워크는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쉽지 않을 듯하고, 생각보다 대기자가 많아서 정말 날씨가 좋은 날이 아니라면 도전을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요금도 10만 원 정도 하니 만만치 않고 말이죠. 그래도 58층 전망대와 61층 전망대의 뷰는 입장료가 아까울 정도는 아니니, 이왕 가셨다면 보고 오는 게 좋겠죠.


이제 올드 타운, 즉 마카오 반도를 뒤로 하고, 마카오 타워 바로 앞의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MGM 코타이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긴 다리를 지나 코타이로 출발합니다.



MGM Cotai Macau 1.jpg 엄청 세련되고 현대적인 MGM 코타이의 모습입니다

특히 MGM 코타이 리조트의 백미는, 거대한 LED 스크린이 있는 더 스펙터클 광장에서 펼쳐지는 드론 돌고래 쇼 씨 오디세이 관람인데요. 매일 오후 1.3.5.7시에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 가시면 됩니다.



p0kd9kf4.jpeg 말로는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 직접 보셔야 합니다


MGM 리조트가 매우 현대적/미래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라면, 베네시안 리조트는 또 다른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엠지엠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코타이 커넥션 셔틀을 타면 모든 리조트를 연결하므로, 셔틀을 이용하면 됩니다. 또는 화려한 거리를 10분 정도 걸으면 바로 베네시안 리조트에 도착하니 사진을 남기면서 걷는 것도 나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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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시안 리조트에 도착하면 엄청난 규모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데요. 바로 길 건너에 갤럭시 마카오도 있으니, 관심 있는 쪽을 둘러보면 됩니다. 베네시안에서는 일단 실내 아케이드를 봐야 하는데요. 베네치아의 운하를 재현해 놓은 아케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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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또 하나의 하늘이 있고, 각종 식당가와 명품숍 등이 펼쳐져 있는 중간으로 인공 운하와 곤돌라가 있습니다. 영상 찍기에도 좋은데요. 7~8시 정도에 다음 스케줄이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음료와 함께 휴식을 좀 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wynn-palace-macau-1-e1472757226129-1.jpg 코타이 윈 팰리스의 분수 쇼

이제 저녁이 되어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을 즈음인데요. 저녁 18시 이후부터 매 20분마다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무료 공연이 있으니, 이건 꼭 보고 홍콩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코타이 커넥션 셔틀을 타고 윈 팰리스에 내리면, 인파가 모여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요. 그곳에서 공연을 관람하면 됩니다.



63c0640ab25ea.jpg 마카오에 입국할 때 이용한 터미널로 오는 게 맞습니다

적어도 9시 배를 타야 숙소가 가까운 중항성의 터미널에 안전하게 세이프할 수 있으므로, 공연이 끝나면 바로 셔틀을 타고 마카오 페리 터미널로 돌아와서, 도착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착지가 차이나 홍콩 시티인지(구룡반도), 홍콩섬인지 잘 보고 티켓을 발권해야 착오 없이 여행의 마무리가 되겠죠?


MM40_03_00-scaled.jpg 이쪽이 타이파 페리 터미널입니다. 공항도 이 근처에 있죠

참고로 리조트에서 가까운 타이파 페리 터미널도 있는데요. 여기서도 구룡반도로 가는 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홍콩섬으로 가는 배편이 많으므로 편하게 마카오 터미널로 가는 쪽이 안전합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오전부터 바삐 걸으며 여러 곳을 둘러보았는데요. 마카오 반도와 코타이 간척지의 리조트 중에서 그래도 추천할만한 코스를 대부분 돌아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전 글보다 분량이 조금 늘어났는데요. 2부로 나누기보다는 한편으로 끝낸 후에, 다음 회부터는 또 다른 연재가 시작됨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홍콩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작되는데요. 홍콩의 역사, 교육, 오락, 영화 등등 아직 다루지 않은 분야들도 아는 대로 파헤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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