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청년이 팝의 황제를 끌어내렸던 그 해, 1991

음악사에 길이 남을 1991년의 록/메탈 10대 명반들(하)

by 동물의삽

1부에 이어서 1991년 발매된 앨범 중 나머지 다섯 앨범을 소개합니다.




Pearl jam,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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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의 네버마인드가 얼터너티브 록 음악의 효시를 알린 문제작이었다면, 이 앨범은 훗날 수많은 록 보컬리스트들의 창법을 모조리 에디 베더화 시키는데 일조한 작품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유명 음악 사이트인 all music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은 작품으로, (물론 만점을 받은 앨범은 많죠) 1991년의 가장 중요한 앨범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미국 록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음반 중의 하나입니다.


이 앨범은 NBA팬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멤버들 대부분이, 특히 보컬리스트 에디 베더가 농구광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이 앨범의 제목 'TEN'은 애틀랜타 호크스의 강력한 수비형 가드였던 무키 블레이락의 등번호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https://youtu.be/va3lo15vO64

"TEN"은 한곡도 버릴 곡이 없는 전곡 필청의 명반입니다. 동시대를 주름잡았던 밴드인 앨리스 인 체인즈가 헤비메탈과 사이키델릭에 그 뿌리를 두었다면, 펄 잼은 보다 하드록에 바탕을 두었죠. 그리고 에디 베더의 몇 번이고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가사와, 독보적인 보컬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얼터너티브 열풍도 지나가고 많은 록 밴드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비록 예전의 에너지는 잃었겠지만, 언젠가 내한공연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ueen, Innu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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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의 가장 큰 의의는, 프레디 생전에 녹음한 마지막 정규 앨범이라는 것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 앨범을 낸 후,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인정하며 병마와 싸우겠다는 인터뷰를 한 다음날, 거짓말처럼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죠.


이 앨범엔 1981년 데이비드 보위와 작업한 언더 프레셔 이후로, 10년 만에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 'innuendo'와 열두 곡의 소중한 곡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는 타이틀곡이나 'all god's people' 같은 대곡들도 있지만, 잔잔한 소품들에서 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요. 프레디가 마지막으로 뮤직비디오 촬영에 참여한 모습을 담은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와 진정한 프레디의 스완 송, 'the show must go on'이 이 앨범의 백미라 하겠습니다.


https://youtu.be/t99KH0TR-J4

(백문이 불여일견, 천천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Red hot chili peppers, Blood sugar sex mag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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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은 그야말로 얼터너티브 록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벌써 세 번째 얼터너티브 록 앨범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위의 두 밴드인 너바나와 펄잼과는 살짝 다른, 유아독존 자유분방 노선의 초 거물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여섯 번째 앨범입니다.


이들의 음악은 탄탄하고 펑키한 리듬 파트 위에, 앤소니의 유니크한 보컬과 프루시안테의 독창적인 리프와 선율로 묘사될 수 있는데요. 전작 마더스 밀크로 주목받는 궤도에 올라선 이후, 전 세계적 인기를 안겨준 앨범이 바로 이 앨범입니다.


https://youtu.be/XgUtTDg4PXU

특히 제 주변의 리듬파트를 연주하는 친구들은, 플리를 교주처럼 모시고 있는데요. 무대 위에서의 열정만큼이나 흉내내기 힘든, 테크닉과 리듬감각의 양수겸장을 두르고 있는 본좌급 베이시스트이기도 합니다. 리듬 파트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필청의 명반입니다.




R.E.M, out of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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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엠은 1980년 결성되었습니다. 훗날 전 세계를 뒤흔들게 되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의 조상 격인 밴드라 할 수 있겠네요. 알이엠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렘수면의 그 뜻 맞고요. 1991년 발매된 이 앨범의 'time' 사이드에 실린 'losing my religion'의 엄청난 히트로, 그래미 4관왕을 차지하며 밴드의 절정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https://youtu.be/xwtdhWltSIg

특히 보컬 마이클 스타이프는 비록 양성애자이긴 합니다만, 특히나 여성팬들이 많은데요. 후티 앤 더 블로피쉬의 메가 히트곡 'let her cry'의 가사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우리 아빤데 스타이프도 별 차이는 없어' 란 말로 듣는 남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구절로 등장합니다. (그럼 노래 속의 '나'는 몇 번째라는 거지...)


이다음 앨범인 '오토매틱 포 더 피플'도 싱글'everybody hurts'가 큰 히트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내게 되는데요. 1997년 드러머가 탈퇴하면서 3인조가 되어 그럭저럭 활동은 이어나갔지만 부진하였고, 결국 2011년 해체하게 됩니다. (그래도 30년을 넘게 활동하셨죠) 그렇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구닥다리 같지 않은 그들의 음악은 당시에도 세련된 모던록의 시작이었으며, 지금도 수많은 밴드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꼭 들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U2, Achtung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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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한 알이엠이 아메리칸 모던/칼리지/얼터너티브 록의 선두주자라면, 유투는 아일랜드가 낳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록밴드로 정리가 될 듯합니다. 1980년 데뷔앨범 'boy'로 영국 차트에 등장했으며, 지금의 위상과는 달리 상업적으로는 별 재미를 못 보았는데요. 세 번째 앨범인 'war' 에서야 비로소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게 됩니다. 그 후 1987년 우리 모두가 수록곡 중 한곡정도는 들어본 걸작 앨범, 'the joshua tree'가 전 세계적으로 대 폭발하게 되었죠.


https://youtu.be/ftjEcrrf7r0

이후 거물 밴드가 된 이들이 브라이언 이노와 함께, 좀 더 실험적인 시도를 담아낸 90년대 첫 작품이 이 앨범입니다. 위에 소개한 펄잼의 텐 앨범처럼, 올뮤직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았네요. 특히 폴리그램 코리아에서 첫 크롬 테이프로 발매한 앨범이었는데요.(워크맨으로 주로 음악을 듣던 시절입니다) 저는 등하굣길 내내 귀에 꽂고 들었던 앨범이었습니다. 특히 'one'의 엄청난 히트로 뮤비만 몇 가지 버전이 나오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이런 상업적 성공을 등에 업고 활발한 사회 활동도 시작하게 됩니다.


과연 남북통일이 먼저일까 유투의 내한이 먼저일까 가슴을 졸이며 기다렸던 팬들은, 2019년 희소식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유투가 내한공연을 치렀고, 많은 팬들이 그 모습을 생생히 담아가셨을 줄로 믿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 힙합에 비해 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줄어만 가는 듯합니다. 제 학창 시절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때 한 반에 밴드 하려는 친구들 몇 명은 있었던 거 같은데요. 확실히 시간은 흐르고 트렌드는 변하게 마련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저를 키워준 그 시절의 음반들을 되새겨보면서 저도 즐거웠습니다. 혹 록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 할지라도, 이 글의 음반들은 자신 있게 권할만한 앨범들이라 생각하네요. 편안한 맘으로 한번 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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