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야기(7): 홍콩인들의 만찬

홍콩에서 힘주고 먹는 정찬

by 동물의삽

오랜만에 홍콩의 음식 이야기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홍콩인들의 식사 마지막 편으로, 간편한 한 끼가 아니라 보다 정찬에 가까운 저녁식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디서 드시는가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어떤 곳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은 이런 곳이 있다 정도로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홍콩 레스토랑 이용 팁


홍콩의 식당이나 펍에 가시면,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계산에 포함되어 있는 팁을 따로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홍콩에서도 계산서에 포함되지만, 일부러 거스름돈을 줄 때 동전을 좀 만들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죠) 일반적인 대중식당에서야 안 주셔도 되고, 처음 가는 펍이나 식당에서는 역시 안 주셔도 되지만, 거스름돈 중에서 HKD 10 이하의 동전 정도는 팁으로 남겨두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텔에서도 오전에 침대 위에다 20 HKD 정도 놔두고 나오시면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그리고 조금 격식이 있거나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 그리고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차는 경우가 있는데요. 만약 예약을 하지 않고 가시는 경우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미리 예약을 못했다면 식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해봐야 합니다. 밖에서 볼 땐 자리가 있어 보여도 예약일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주말(금토일)의 애프터눈 티나 유명 딤섬집은 예약 없이는 자리가 없을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세요.


요즘 여행책자에 소개된 레스토랑들은 홈페이지나 전화 연락처가 나와 있으므로, 미리 스케줄에 맞춰서 예약을 하고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평일에는 아무래도 여유가 좀 있는 편이죠.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뒤섞여서 줄이 만들어지는 로컬 인기 식당)



시장에서 만나는 보석, 홍콩의 열대 과일


시간을 내어서 레스토랑에 다녀오기 힘든 분들은, 홍콩의 열대과일을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주변국에서(중국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등) 일 년 내내 다양한 과일들을 수입하는 면세국가이므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거나 있더라도 비싼 과일들을 적당한 가격에 싱싱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꼭 마트가 아니더라도 뒷골목 시장으로 가시면 저렴하게 구입 가능합니다.


홍콩의 어느 마트나 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체리입니다. 싱싱한 체리를 맘껏 드시기 좋죠.


양귀비가 엄청 좋아했다는 라이찌입니다. 하얀 속살을 입에 넣으면 저절로 행복해지죠.


람부탄입니다. 20원이라고 쓰여 있는데 185원 환율을 적용하면 삼천 칠백원 어치 단위로 파는군요. 저 가시 같은 건 부드러우니 그냥 엄지손톱으로 껍질을 째고 속살만 드시면 됩니다.(홍콩달러를 현지에선 원으로 표기합니다)


입에 달고 살았던 망고스틴입니다. 껍질을 까면 나오는 육쪽마늘처럼 생긴 속살을 드시면 됩니다.


홍콩 마트에서 파는 단단히(?) 포장된 두리안입니다. 몇몇 호텔에서는 두리안 반입이 금지된 곳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용과입니다. 제주도에서도 많이 재배한다는데요. 생긴 건 화려하지만, 그냥 먹을 땐 맛이 그다지... 차갑게 해서 드시는 게 더 낫습니다.


홍콩의 청과시장입니다 우리나라와 큰 차이는 없죠?



찬바람이 불면, 火鍋/샤부샤부


홍콩인들이 자주 즐기는 만찬 메뉴인 훠궈입니다. 광둥어로는 fo-wo, 또는 그냥 샤부샤부라고 부르죠.


여럿이 둘러앉아서 각종 육해공 육류와 완자, 채소, 튀김등을 탕에 익혀서 먹는 대중 요리인데요. 저는 뷔페식 훠궈 식당을 자주 찾았었죠. 해마다 12월이 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던 그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훠궈 즐기기의 알파와 오메가는 바로 소스 만들기부터 시작하는데요. 홍콩의 씨야우(간장)는 그리 짜지 않으므로, 좀 많이 넣으셔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원하는 재료들을 이것저것 섞으면 되는데요.


다진 마늘과 고수는 필수로 넣어 주시고, 고추기름과 땅콩도 적당히 섞어 주세요. 계속 맛을 체크해 가면서 자신의 기호에 맞추면 되고, 재료를 찍어 먹다 보면 그 맛이 더해져서, 먹을 때마다 오묘하게 맛이 달라지는 마법의 소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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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 한 한상입니다)



테이블 중앙에 청탕이 끓고, 중간중간 여러 가지 육류가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홍콩 훠궈의 꽃은 다양한 재료 중에서도 완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열대 생선과 새우로 다양한 맛을 내는 완자는, 어느 집에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또 다르죠.


옥수수도 탕에 넣어서 익히면 더 달콤해지면서 꿀맛으로 변합니다. 마무리로는 우동 면이나 라면사리로 입가심을 하면 배 터지게 드실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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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껍질 튀김인데요. 훠궈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입니다. 탕에 살짝 데쳐서 먹으면 엄청 맛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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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완자들인데요. 어묵 같은 질감도 있고 부드러운 질감도 있어서 여러 종류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오징어나 새우로 맛을 낸 완자가 특히 입에 맞더군요. 모양만 봐서는 잘 모르지만 맛을 보면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게 느껴집니다.


다만 홍콩에서 훠궈를 제대로 즐기시려면, 현지 교민이나 홍콩인과 함께 가셔야 아무래도 제대로 드실 수가 있습니다. 물론 미리 공부해서 가시면 별 문제없겠지만요. 영어 메뉴는 다 갖추고 있고 침사초이에는 한국어 메뉴가 있는 집도 있으니 미리 찾아보시고 가면 좋겠습니다.



바다에서 즐기는 왕의 식사, 사이쿵 반도 해물요리


구룡반도 동부의 사이쿵 반도를 찾아가시면, 해물요리 타운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메뉴 이외에도, 현지 어부들과 직거래한 재료들을 요리해 준다는 점이죠. 물론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으니 그냥 식당의 재료를 믿고 드셔도 문제는 없습니다.


다리 위의 사람들이 구매자들, 다리 아래의 배들이 판매자인 어부들입니다. 생선을 고르고 바구니에 돈을 담아서 내리면, 어부들이 해당하는 생선을 담아서 올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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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입구부터 군침이 돌게 만드는 수많은 해산물 재료들입니다. 조개류부터 게나 랍스터까지, 없는 게 없죠


일반적인 해물요리 상차림입니다.


이건 추천 요리인데요. 랍스터를 치즈와 함께 조리한 겁니다.


채소와 매콤한 바지락 요리, 마늘 간장 소스와 소면을 얹은 가리비 요리, 그리고 치즈로 요리한 랍스터입니다. 홍콩에서도 굉장히 인기 많은 메뉴들이죠.


홍콩인들은 생선회를 거의 먹지 않지만, 랍스터 회는 즐겨 먹습니다. 물론 일식집을 찾으시면 신선한 회를 맘껏 즐길 수 있죠.


최고 인기 생선 요리인 가루파 찜입니다. 좀 더 격식을 차린 집에서는 머리 부분은 따로 내어오는데요. 모임의 주인공이나 가장 연장자에게 주는 것이 에티켓입니다. 절묘하게 익은 살을 먹고, 접시에 남은 소스는 절대! 남기지 말고 밥을 비비면 진액을 다 드시는 겁니다.


구운 랍스터를 치즈에 찍어먹는 메뉴네요. 사이쿵까지 가지 않더라도 시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리입니다.


참고로 해물 요리를 먹을 때는 맥주보다도 광동 미주나 위스키가 잘 어울리더군요. 안타깝게도 식당에서 한국 소주는 잘 팔지 않으니, 미리 마트에서 사서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웬만한 마트에는 한국 소주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더군요.(가격은 12~15 HKD 정도)


홍콩에서도 식사 예절은 매우 중요해서, 원탁에 주로 앉지만 상석에는 그 자리의 주인공이나 가장 연장자가 앉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리고 요리가 나오면 항상 연장자를 먼저 배려하고, 그다음에 요리가 놓인 유리를 돌려가며 서로가 나눠서 먹죠.


건배는 얌뿌이!라고 하는데요. 홍콩은 첨잔 문화라서 잔을 비우면 계속 따라주기 때문에, 분위기를 봐서 조금씩 드시는 것이 좋고, 마찬가지로 양 옆이나 주변에 앉은 사람들의 잔도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많이 베풀(?) 수록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음에도 초대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대한민국이나 홍콩이나 마찬가지죠. 그리고 누가 잔을 채워주면, 고맙다는 표시로 검지와 중지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는 것이 감사표시입니다. 얌차를 할 때도 누가 차를 따라주면 똑같이 하시면 되죠.



단순히 배를 채우는 한 끼를 넘어, 홍콩의 식탁에는 그들의 활기찬 삶과 계절의 풍요로움이 그대로 녹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야경만큼이나 진한 여운을 남기는 홍콩의 맛들. 여러분도 홍콩에 방문하신다면, 화려한 레스토랑도 좋지만 현지인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시장과 북적이는 식탁 사이에서 진짜 홍콩의 맛을 발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홍콩에서의 만찬은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향기롭고 풍성하게 기억되게 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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