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우리가 몰랐던 고귀한 유산

세상의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침묵으로 지켜낸 조지 마이클의 진심

by 동물의삽

매년 12월이면 왬(Wham!)의 Last Christmas가 어김없이 거리에 울려 퍼집니다. 발표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이 곡은 이맘때면 여전히 빌보드 차트 상단을 지키는 겨울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이 달콤한 선율 뒤에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 가장 낮은 곳을 살폈던 한 예술가의 고결한 투쟁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https://youtu.be/E8gmARGvPlI


조지 마이클은 생전에 거대 음반사 소니와의 불평등한 계약에 맞서 아티스트의 권리를 찾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그 저항의 상징으로 그는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본인 대신 모델들을 내세우거나 오직 가사만을 등장시키며, 대중이 자신의 외형이 아닌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해 주기를 갈구했습니다.


그러나 황색 언론들은 그의 사생활을 난도질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훗날 함정 수사였음이 밝혀진 공원 화장실 사건과 같은 일들로 그를 타락한 스타로 몰아세웠고, 사실을 잘 모르는 대중은 그 손가락질에 동조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비난에 맞서 분노하는 대신 침묵을 선택하며 묵묵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조지 마이클의 숭고함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그의 사랑법에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첫 진실한 사랑이었던 안셀모 펠레파가 1993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 상실감을 담아 Jesus to a Child라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생전 이 곡을 포함한 로열티 수익 전체를 연인의 이름으로 자선 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세상의 치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품격 있는 추모였습니다.


1984년,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밴드 에이드(Band Aid)에서 그는 핵심 멤버로 활약했습니다. 밥 겔도프와 미지 유어가 주도한 이 역사적인 현장에는 보노, 스팅, 필 콜린스, 폴 웰러, 듀란 듀란, 보이 조지 등 당대 최고의 팝 스타들이 집결했습니다. 그 쟁쟁한 별들 사이에서 조지 마이클은 Do They Know It's Christmas?를 노래하며 인류애를 외쳤습니다.


https://youtu.be/tqpzsjnTJdo


그는 단순히 노래만 부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노숙인 급식소에서 직접 봉사하고, 엄청난 거액을 익명으로 기부하며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삶 전체로 실천한 보기 드문 신사였습니다.


2016년 12월 25일, 조지 마이클은 자신의 대표곡 제목처럼 정말 거짓말같이 성탄절 당일에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평생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겠노라 노래했던 그는, 정작 자신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에는 우리 모두에게 거대한 그리움을 남긴 채 홀로 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매년 겨울 그를 다시 만나는 것은 단순히 좋은 노래 때문만이 아닙니다. 편견과 비난 속에서도 끝내 잃지 않았던 그의 따뜻한 영혼, 그리고 그가 남긴 숭고한 선행들이 선율 속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엘튼 존은 떠나간 친구를 그리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가장 친절하고, 가장 관대하며, 가장 빛나는 아티스트였다."


Merry Christmas, George. 당신이 남긴 온기는 여전히 이 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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