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02] 자본론으로 전망한
‘주식 빚투’의 미래?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특별 연재

by 한빛비즈

자본론으로 전망한 ‘주식 빚투’의 미래?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시작된 ‘주식 빚투’ 열풍.
불안하면서도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빚까지 내는 위험한 투자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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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많은 분석과 경고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본질적인 차원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이야기는 드물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마르크스 경제학 이론가 한지원 사회진보연대 연구원을 만나

‘빚투’ 현상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주류 경제학이 지금의 현실에 대해 충분히 해설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기에 인터뷰 답변 전문을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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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21년 한국은 ‘주식 빚투’와 ‘부동산 영끌’ 광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본론》의 이론으로 이런 현상을 분석하고 전망해 보신다면?



주류 경제학은 자산 시장이 거품과 함께 팽창하는 현상을 과잉 유동성심리적 문제로 설명합니다.
저금리 조건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쏠리다 보니 가격이 폭등하고, 이런 시장을 보면서

사람들이 ‘비이성적 열광’에 빠져 합리적 판단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식인데요.

이런 설명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맞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왜 저금리-부동자금 팽창이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는지,

왜 시민들이 한꺼번에 ‘비이성적 열광’에 빠지는 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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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은 이를 과잉자본과 과잉인구의 증가로 설명합니다.
실물 경제의 이윤율이 장기간 하락하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본(과잉자본)이 늘어나고,
또한 자본에 고용되지 못하는 인구(과잉인구)도 증가한다는 것인데요.

과잉자본은 금융시장에서 미래 소득에 대한 청구권 형태,

즉 증권(주식, 국채, 사채, 모기지증권 등)으로 주로 존재합니다.

마르크스는 이를 가공자본(fictitious capital)이라고 부릅니다.
미래의 수입에 대한 청구권 가격이 실현된 실제가 아니라 실현되지 않은 기대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가공자본은 기대이기 때문에 또한 제한 없이 팽창할 수 있습니다.
거품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동가치론의 논리적 귀결인 편향적 기술진보의 모순이 이윤율 하락을 이끌고,
이윤율 하락이 과잉자본을 만들며,
과잉자본은 가공자본으로 무제한 팽창하다가
경제를 혼돈으로 이끈다는 것이 《자본론》의 결론입니다.
21세기의 저성장과 금융시장 팽창에 대한 훌륭한 설명이죠.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 사정은 이런 모순을 극단적으로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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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자본의 대응물인 과잉인구는 시민의 비참한 상태를 심화합니다.
우선 실업과 반실업(비정규직, 영세자영업)을 양산하며 시민 다수를 상대적 빈곤 상태로 만듭니다.

상대적 빈곤은 생산력 발전으로 기아와 같은 절대적 빈곤은 해결하지만,
빈부격차 확대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풍요의 수준을 다수 시민이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게 더 심각한 부분인데, 과잉인구의 또다른 효과는 시민의 도덕적 타락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배척하는
적자생존식 경쟁(인국공 사태가 대표적입니다.)이 격화되고,
시민 모두가 한탕을 노리면서 투기에 동참하는 게 바로 도덕적 타락인데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이로부터 얻는 소득은 다른 시민의 소득을 이전받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대추구가 시대정신이 되는 셈이죠.
내가 차지한 좋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시민의 자격과 노동을 폄하하고,
심지어 일자리 세습까지 시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윤리의 파탄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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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은 이윤율 경제를 변혁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윤 추구를 위해 경쟁하는 체계, 자본이 노동을 임금을 주고 고용하는 체계 자체가
과잉자본과 과잉인구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변혁이 당장은 불가능하죠.
아마도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자산시장 거품과 시민의 비참화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는 하겠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자본론》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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