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04]
다음 벼락부자 아이템은 비트코인?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특별 연재

by 한빛비즈


다음 벼락부자 아이템은 비트코인?


102985_83499_5528.jpg 일론 머스크


가까운 미래에, 우리 제품을 위한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용인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15억 달러어치를 매입하면서, “비트코인을 자사 제품의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밝혔고,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인 루치르 샤르마는 “가상화폐가 금과 달러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와 전문가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비트코인_0217.jpg 일론 머스크 한 마디에… 1비트코인 5만 달러(한화 약 5,600만원) 돌파 ⓒCoin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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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금(가치저장)과 달러(지불수단)의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다음 ‘벼락부자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지 투기 수단에 지나지 않는 가상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화폐로 인정받으며

탄탄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판단하려면 화폐가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대로 알아야 한다.


경제학에서는 화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화폐는 교환수단, 지불수단, 세계화폐라는 기능을 가진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돈으로 상품을 사고팔며,
돈으로 빚을 지고 갚고, 돈으로 국가 간 무역거래를 결재한다.”

즉, 교환수단, 지불수단, 세계화폐, 이 세 가지 기능을 충족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화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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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가상화폐가 교환수단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밀턴 프리드먼은 '사람들의 확고한 믿음'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화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사람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조건과 방법이다.

강력한 힘을 가져야 숭배할 만한 대상이 될 수 있고,

숭배할 만한 대상이 되어야 사람들이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즉 보편적 등가물이어야 숭배대상이 되고, 교환수단도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교환수단조차 될 수 없다.

무의미한 연산으로 만들어지는 디지털 영수증에는 어떤 사회적 노동도 없다.

심지어 비트코인은 중앙관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제통용력을 가질 수도 없다.

비트코인은 기껏 해봐야 물물교환의 영수증 역할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비트코인 상당수가 마약, 뇌물 같은 사법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당사자 간 거래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2.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지불수단이 될 수 있을까?

오늘날 경제활동은 시작부터 끝까지 빚을 지고 빚을 갚는 관계로 이뤄진다.

경제활동의 채권·채무 관계를 신용이라고 부른다.

이런 신용관계에서 화폐는 빚을 최종적으로 청산하는 역할을 한다.


화폐로 빚을 청산할 수 있는 것은 화폐가 보편적 등가물이기 때문이다.

빚을 다른 빚으로 갚을 수도 있겠지만, 빚이 다른 빚으로 이어지는 사슬이 무한히 이어질 수는 없다.

빚의 사슬이 지불의 사슬로 바뀔 때는 화폐가 등장해야만 한다.

만약 화폐가 채권·채무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면 채권·채무자가 줄줄이 파산하는 부도의 사슬이 나타난다.


비트코인이 지불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컴퓨터 연산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영수증으로 채권·채무 관계를 청산할 수는 없다.

채권자가 비트코인으로 채무를 청산해 얻을 것이 없어서다.
심지어 비트코인은 제대로 된 금융상품도 아니다. 금융상품은 청구할 대상과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그 어떤 대응물도 가지고 있지 않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폰지(다단계사기)와 더 비슷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것은 더 많은 투자금이 유입될 때뿐이다.”



3.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이 세계화폐 기능을 할 수 있을까?

화폐는 국가 간의 지불, 즉 무역수지를 결제하는 수단이다.

전통적으로 금화 같은 금속화폐가 세계화폐(금본위제로 불린다)로 쓰였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금 태환 기능을 가진 달러가 세계화폐(브레턴우즈 체제로 불림)로 사용됐고, 1970년대 이후에는 태환 기능이 없는 달러가 세계화폐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인정되는 보편적 등가물인 달러가 세계화폐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달러를 세계에 유통할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70년대 이래 금융과 군사의 세계화를 통해 이런 힘을 꾸준하게 키웠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세계화폐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 찬양자들은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인터넷 암호화폐의 특징을 강조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편적 등가물이 아니다.

더군다나 월스트리트 금융기관이 비트코인으로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미국의 항공모함이 비트코인으로 건조되는 것도 아니다.

달러가 세계화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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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많은 미국 달러를 사들인다.
심지어 미국의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달러를 사들인다.


정리해보자.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고 될 수도 없다. 청구권 있는 금융자산도 아니다.

비트코인 열풍은 폰지 사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사기가 세계적으로 통하고 있는가? 경제학의 착각 탓이다.

그리고 이런 경제학의 결함 때문에 세상 모두가 돈이 무엇인지 헷갈려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3장 ‘비트코인은 새로운 화폐인가?’에서 인용,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