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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선생 Mar 31. 2021

100번 소개팅 해본 남자의 소개팅 흑역사 BEST3



마선생 유튜브 채널 https://bit.ly/2KlQGI4




뭐든 처음부터 쉬운 건 없죠.

저 역시 소싯적 소개팅을 100번 정도 해 본 입장에서

남녀관계의 가장 기본 루트라고 할 수 있는 소개팅에서

수많은 만행(?)들을 저질러 왔습니다


그동안 저의 흑역사,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여러분들은 제발 피해 가시라!

미리 간접 실패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첫 연락은 무조건 담백하고 평범하게 가라.


예전에 친한 동생이 대뜸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면서

신나서 연락이 왔습니다.


나름 여자분이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괜찮았던 거였죠.


“행님 그냥 연락하지 마시고, 제가 팁을 좀 드리겠습니다.”


오지랖이 좀 넓습니다 그 친구가.


“안녕하세요 누구누구 소개로 연락드립니다. 남자 1호 머시기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별로인데.

그때는 한창 짝이 유행이었거든.

오죽하면 무한도전 SNL 이런 데서도 패러디를 하고 그랬단 말이죠.


제 생각에도 나름 솔깃했엇는지 또 따라 합니다.


“안녕하세요 누구누구 소개로 연락드립니다. 남자 2호 마선생입니다.”


1호 말고 2호! 그 와중에 또 살짝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여자가 그래도 성격이 참 좋았는지

 ‘ㅋㅋㅋㅋㅋㅋ’ 하면서 적당히 받아 주더라고.

거기 까지만 딱 했어야 됐는데.


“행님 센스 없게 그냥 연락만 하지 마시고,

날도 더운데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하세요. 하면서 기프티콘 하나 보내세요.”


이러는 거예요. 

근데 그때가 기프티콘이 막 대중화됐을 때는 아니었거든.

나도 그때만 해도 받아 본적만 몇 번 있었지 보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인사 주고받다가 기프티콘 하나 보냈죠.

하나 보내면 너무 사람이 좀스러워 보이니까 두 개 보냈습니다!

비싼 걸로 다가. 카라멜 마키야또 이런 거.

생크림 많이 올려 드시라고.


근데 한참 여자가 답이 없는 거예요. 한 한시간 정도 지났나?

아 네 그럼 마선생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러면서 급 마무리를 하는 거죠?

그래서 뭐 저도 적당히 마무리하긴 했죠.


근데! 뭔가 뒷골이 싸해.

뭔가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정작 나 자신만 모르고 있을 때 그 기분!

그 찝찝하고 싸한 기분 있잖아요?


그래서 다시 그 여자랑 카톡 주고받은 걸 들여 다 봤습니다.

지금도 그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초창기 때는 기프티콘 보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받고 싶은 기프티콘 같은 걸 상대에게 알려주는

 

‘조르기’ ‘막 사정없이 조르기’


이런 기능이 있었어요. 그걸 누른 거지.

어쩐지 결제창이 안 뜨더라고!


‘하……’


진짜 소개팅 엎어질 뻔한 건 겨우겨우 죄송하다고.

제가 진짜 기프티콘 보내는 거 한 번도 안 해봐서 그랬다고. 사정사정을 했습니다.


두 번째, 기본적인 식사 예절부터 지켜라.


이것도 한 10년 전 얘기입니다.

소개팅 첫날 만나서 ‘뭐 먹을까?’

하다가 피자헛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메뉴 자체는 일단 나쁘지 않아요.

문제는 피자가 아니라 사이다였어요.

사이다를 하나만 시켰습니다. 그 당시 제가 좀 사람이 쪼잔하기도 했습니다. 옥탑방 살고 그럴 때라서.

그리고 그때만 해도 피자헛뿐만 아니라  웬만한 레스토랑들은 다 탄산은 무한리필해 줄 때라

굳이 막 사람 수대로 탄산음료를 시키는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  

그렇잖아? 나만 막 그런 거 아니잖아?


그리고 매너 있게 물도 한잔 달라 그랬죠? 사이다랑 물 취향대로 드시라고.

그래서 그 플라스틱 큰 컵에 하나는 사이다, 하나는 맹물 이렇게 된 거지.

빨대는 사이다에 색깔 다르게 해서 딱 2개만 꽂아 주더라고.


그 날 분위기 좋았습니다. 하하호호. 빨대도 색깔 잘 구별해서. 제 파란색 빨대만

딱 정확하게 짚어서 먹어주고. 절대 여자분 꺼 노란색! 절대 안 건드리고.


근데 맹물도 중간에 먹고 싶은 거야.

근데 그것도 한 컵이니까 입 대고 마시면 또 매너 아니잖아?


그래서 사이다 먹던 파란 빨대를 빼서 그걸로 물을 먹으려고 했는데

이 빨대에 사이다가 묻어 있잖아?

사이다랑 물이 섞여 버리면 또 물이 달달해지잖아요?

그럼 또 매너 아니거든.  


그래서 혓바닥으로 쓱.

빨대에 묻어있는 단 한 방울의 사이다도 남겨지지 않게 쓱.

위쪽부터 아래까지 야무지게 쓱.


'휴........'


셋째, 연봉 물어보는 질문


이것도 소개팅 관련해서 꼭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죠?

저 역시 100번의 소개팅을 할 동안 왜 안 당해봤겠습니까?

근데 이런 걸 막상 당하면 알지?



그땐 어리둥절하면서 그냥 얼버무리면서 지나가게 된다고요. 좀 지나서 ‘이 사람이 지금 나를 뭘로 보고’ 하고 뒤늦게 열이 받죠.


저도 그 자리에서 쌍욕 하고, "밥 값도 네가 내라" 하고 싶었는데

차마 거기까지는 내가 쫄보라서 못하겠고 소심한 복수.


별로 말도 안 하고 질문도 뭐 그냥 업무 관련된 거 정도만 대충 하고

‘집에 빨리 가자’ 이 분위기로 몰아갔죠. 2차로 커피 먹으러 가자는 말도 안 하고.


나름 소심한 복수를 했다고 좋아하고 같이 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주차 정산기 앞에 둘이 딱 선거야. 혹시 그거 아시나요? 정산하려고 넘버 누르면 차 사진 나오면서 대충 무슨 차인지 브랜드까지 다 보이는 거.


저는 그 당시에 스포티지 r 이란 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냥 평범한 국산차죠. 그 순간이 닥치기까지만 해도 스포티지를  아주 만족하며 잘 타고 다녔습니다.


근데 뭔가 소개팅 나와서 ‘연봉’ 따위나 물어보는 여자한테

괜히 꿀리기 싫은 마음이 들면서 내가 사랑했던 그 스포티지가 조금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여자한테 먼저 하시라 했지. 근데 여자 차는… 사진이 딱 나오는데 벤츠야. 슬쩍 봐도 빼박 벤츠야.


근데 이 여자가 안 가는 거예요. 그냥 인사하고 쌩하고 지 차로 갔으면 좋겠는데. 그 찰나에 별의별 생각을 다 했죠.


‘갑자기 x 마렵다 그러고 먼저 가라고 할까?’

‘아예 다른 차 넘버 아무거나 계속 눌러서 기계가 고장 난 거 같다고 할까?’


어쩔 수 없이 딱 누르는데 흰색 스포티지 R 사진이 딱!

아.. 그러면 안 되는데 진짜 그러기 싫은데

뭔가 진 느낌. 그 찌질한 패배감. 아직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의 소개팅 흑역사 어땠습니까?

지금 말을 하면서도 참 창피하고 이게 맞나? 싶네요.

하지만 실패만큼 좋은 스승은 없으니까

여러분께 소개팅 나가서 저와 같은 흑역사 절대 남기지 마시라고. 얘기해 봤습니다.


봄입니다. 집에서 맨날 게임하고 드라마만 보지 마시고.

우리 모두 연애합시다! 고맙습니다.  



마선생 유튜브 채널 https://bit.ly/2KlQG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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