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워싱턴 DC에서 열린 "March for Our Lifes"에 딸 예지와 함께 참석하고 왔습니다. 사랑하는 학급 친구를 잃어버린 플로리다에서 온 여고생, 동생을 잃은 LA에서 온 히스패닉 학생, 쌍둥이 형을 잃은 시카고에서 온 흑인 학생, 50년 전 할아버지를 잃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손녀딸까지 20여 명의 연사로 나온 이들은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총으로 잃어버린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울부짖으며 어른들에게 호소하는 그들의 눈물이 대형 스크린에 비취질 때 어른인 나로서는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웠습니다. 딸 예지가 울먹이며 같이 그들과 같이 "put them down"이라 외칠 때, 내 딸도 저런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절박감에 가슴을 짓눌렸고, 운전 중 말없이 차창만 바라보는 딸의 옆모습을 쳐다보며 그런 딸을 아버지인 내가 지켜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뭔가를 부모로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주말이라 플로리다로 골프 치러 간 트럼프 대통령이 없는 백악관이 지척이라 아이들이 절규하는 메아리가 창문만 열어도 들릴 텐데, 그 창문은 여전히 꼭 잠겨져 있었습니다.
더 이상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함에, 그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을 자유를 안겨주지 못함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는데 말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무사히 다녀온 것에 오늘 하루도 감사해야 하는 이 미국 이민자의 삶이 오늘따라 비애로 다가옵니다....
내가 이러려고 태평양을 건너온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나에게도 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