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어떤 선택도 하고 싶지 않아

두려워하지 말라

by 한청아

괴로운 일이 많았다. 사람이 싫었다. 그러나 결국 도망치게 되는 쪽은 사람이 있는 곳이다.

그래……, 사실 이건 말이 안 된다. 왜 나는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나는 매번 이딴 선택을 했다. 4년 전에도 같은 선택을 했다. 나는 이제 내가 두렵다. 이런 선택을 하는 내가 너무나도 두려워서 가만히 두질 못하겠다. 내 존재가 나를 위협하는 것 같다. 내가 무섭다.
나는 왜 제일 경시하던 것에 뒤통수를 맞는 것일까. 제일 한심하다고 생각해서? 제일 웃기다고 생각해서? 삶에서 제일 필요 없는 요소라 생각해서? 나는 이제 나를 모르겠다. 글을 쓰는 지금도 무언가에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나를 방해한다. 이게 무엇인지 이제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났는지도, 내게는 왜 자꾸 이런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인지도, 왜 내가 태어난 것인지도 아무것도 모르겠다. 나는 아는 것이 없다. 배운 적 없기 때문이다. 늘 삶은 몸으로 부딪히는 운동 경기에 가까웠다. 실제로 나는 청소년기를 몸으로 부딪히며 살았고, 지금도 머리로 깨닫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히는 감각이 더 익숙하다.
괴로울 것이라고 한다. 아주 괴로워서 죽을 만큼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게 대체 뭘까. 나보고 살라는 것일까, 죽으라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유년 시절부터 샅샅이 모든 기억을 되짚어 본다. 무엇이 문제였나, 무엇이 문제였나, 무엇이 문제였나.
사실 이건 말이 안 된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세상의 픽션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같은 일이 반복될 리 없고, 내 트라우마가, 내 PTSD가 재차 빛을 발하는 일이 생길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 이건 다 거짓이다. 내가 지어낸 거짓말이다. 이 감정도, 순간도, 생각도, 사유도, 모두!


더 이상 사람들에게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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