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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품 속 샤인폰

아버지 서랍을 들어 보았다. 그리고 찾은 휴대폰 샤인폰

기억 그리고 추억

참 기억이라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서랍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서재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우리 집에서 서재와 서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까운 단어는 아녔습니다.

문득 아버지께서 남겨 주신 만년필을 찾다가 이폰을 찾았습니다. 제가  좋아했고 아버지도  좋아하셨던 폰 샤인 물론 이폰 뒤 마지막에 사용하신 폰은 레이저 폰을 사용하시기는 하셨지만 이폰을 사용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LG가 참 휴대폰을 잘 만들던 시절에 나왔던 샤인폰

지금 메탈이 유행하지만 그 당시 LG가 금속 재질의 폰을 만든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실제 거의 대부분이 금속으로 되어 있고 또 떨어 뜨리면 띵하면서 금속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삼성은 이 폰에 대응해 도금한 폰을 내 놓았지만 진짜 금속폰은 이 폰이였습니다. 그것도 그렇지만 참 편한 폰이었습니다. 단단하고 또 키패드까지 금속이라서 잘 지워지지 않고 빛나는 폰이었습니다. 슬라이버 방식이라서 사용하기도 편했고 손이 감기는 느낌도 좋은 폰입니다.


아침 햇살이 들어 오면 반짝이는 금속 특효의 거친 반사와 양복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기도 했습니다. 상하 이동도 버튼이 아닌 휠로 되어 있어서 쉽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 버튼이 따로 있고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소중히 간직하신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께서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물건을 항상 정리와 보관을 잘하시는 편입니다. 이 조그마한 상자를 보았을 때 뭘까 못 본 건데 하고 생각했는데 열어 보니 샤인폰을 소중하고  보관하신 겁니다. 제가 가장 아쉬운 게 이런 아버님을 많이 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어느 날 술 한 잔 마시고 아버지께 문자를 드린 적 있습니다. 돌아 가시고 안 계신데 무작정 아버지께 문자를 드린 겁니다. 아버지의 휴대폰은 한동아 살아 있었고 선 듯 하지 하지 못해서 아마 그 문자는 아버지 휴대폰에 차곡 차곡 싸여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열어 볼 용기가 없습니다.


아버지 손에 약간 작았지만 그 당시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사용하신 게 레이저 폰이었는데 가장 만족하시지 않으셨나 생각됩니다.


샤인폰은 그 전에 사용하셨던 폰인데 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참 예쁜 전화기였습니다. 아르신께도 어울리고 사무실에서도 어울리는 폰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좋아하던 폰이고요. 카메라 성능이 좀 오토 포커스 같은 기능이 없어서 그렇지만  디자인으로 보면 지금 스마트폰 디자인에도 뒤지지 않는 폰이었습니다. 



단순한 메탈 폰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외형에 메탈이라는 점이 좋았고 감촉이나 견고함까지 좋은 폰이었습니다. LG가 그 당시는 참 혁신적인 회사였는데 요즘은 그런 혁신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가죽이 나오지 않나 뭔가 도전 정신은 G2에서 끝나고 G4가지 그냥 외형적 변형만 하고 있어서 많이 답답했는데 LG에 이 제품 만들 때와 같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 오래된 기기인데 지금도 깨끗합니다. 평소 아버지께서 물건을 조심해서 사용하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변질 없이 사용되는 것은 이 메탈이 지금 스마트 폰의 메탈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재질입니다. 스테인리스 제품이고 외형 전체를 스테인리스로 감싸 놓은 제품입니다. 


삼성은 이 제품이 히트를 치자 급하게 마그네슘으로 코딩한 제품들을 내 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도금한 제품을 메탈처럼 보이도록 내 놓았습니다.


LG의 디카폰도 메탈입니다. 제가 보관 중인 폰 중에 뷰티폰의 경우도 메탈입니다. 웃긴 건 뷰티폰은 디카 모양이지만 카메라 성능은 이전 터닝 폰보다 못한 겁니다. 터닝  폰부터 LG폰을 좋아했던 이유가 터닝폰은 그 당시 거의 디카와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LG의 메탈 사용은  오래전부터 사용한 것 같습니다. 삼성은 항상 메탈에 대해서는 느리더니 결국 갤럭시에서도 메탈을 마지막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사용했네요. LG는 스마트폰에 메탈을 사용할 생각이 없나 봅니다. 저 스테인리스 재질로 내 놓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기술의 LG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일반 폰에서만 기술의 LG를 볼 수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스마트폰에서는 너무 보수적이거나 아직 시장의 감을 못 잡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샤인폰은 출시 당시에서 반짝 반짝하는 모습과 견고한 바디 그리고 휠을 사용한 편리성 때문에 많이 사용했고 또 사용자들의 만족도 가 높은 제품이었습니다. 지금도 알뜰 폰에 이제품을 내 놓는다면. 충분한 시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카메라는 광고에 비해 성능은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IM-8300등 좋은 폰들이 즐비하면서 카메라 기대는 하지 않는 제품이었지만 메탈 스타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폰이었습니다.




집에 보니 레이저 럭셔리 제품도 잘 보관해 놓으셨습니다. 마지막 준비하시면서 하나씩 정리하신 것 같습니다. 앨범 등도 참 잘 정리해 주셨고 손녀를 보시지 못하고 돌아 가신 게 너무 아쉽습니다만 항상 아버지는 제 인생의 가장 훌륭하신 맨토였습니다. 


휴대폰 하나 만년필 하나까지 정리하셨고 언제나 글을 만년필이나 볼펜으로 직접 적어 주셨습니다. 가끔은 문서를 입력해라고 하실 때는 제가 귀찮고  힘들어하기도 해서 지금도 죄송한 마음 가득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아버지를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정도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저녁에 비도 오고 아버님 유품을 보면서 옛날 생각을 해봅니다. 참 행복하고 아버님 그늘에서 즐겁게 자랐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 한 번 시간 내서 산소에 한 번 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손녀 참 예쁘게 자라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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