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밭일기2018년4월30일 새벽
2018년4월30일(월) 새벽
4월23일 성주사드기지로 공사장비를 반입하던 날, 칼을 손에 쥔 경찰들이 내 등 뒤로 습격하던모습, 무지막지하게 끌어내던 모습, 어마어마한 경찰병력의 벽.
그 날 이후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진밭을 빽빽하게 메운 야광벌레들, 군홧발소리, 경찰들은 방패를 앞세워 마을통로를 가로막고, 마을주민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 소성리마을을 하루종일 진동하게 만드는 경찰버스 시동소리, 소성리하늘을 매연으로 가득 채웠다. 온갖 쓰레기들, 양치하면서 뱉어대는 오물들, 담배꽁초며, 뒤닦은 휴지며, 캔, 플라스틱, 라면껍데기, 더러운 쓰레기더미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 많은 경찰버스 앞에 선 나는 초라하다. 정복을 입은 경찰들, 남자들 앞에서 선 나는 힘없이 미친년 널뛰듯이 소리를 지른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들의 집단따돌림 앞에 나는 악만 쓴다.
나를 둘러싼 수 명의 여자경찰들에게 밀려나고 감금당한다.
꼼짝달싹하지 못한 나는 무기력하다.
야광벌레들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좌절스럽다.
소성리마을 주민들의 싸움, 아니 할매들의 대성통곡 소리, 졸라 고독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찔끔 남은 고추범벅을 다 먹고 치워야겠다며 벌떡 일어난다.
약초언니가 준 유정란 두알을 탁탁 깨 후라이팬에 떨어뜨렸다. 커다란 그릇에 밥 한 그릇 쓱쓱 비벼서 목구멍에 밥이 차올라올 때까지 먹었다.
그리고 굶어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테다.
그들앞에서 아무 힘도 쓸 수 없는 내가 굶어죽어서라도 너희 앞에서 결코지지 않을거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