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를 비켜가는 한반도의 봄

진밭일기25018년5월5일 새벽에

by 시야

2018년5월5일 새벽에

소성리에 하루종일 있어달라고 부탁하지 않을께요.

사드기지 공사에 동원되는 건설노동자들이 출근하는 시간 07시부터 한시간만 지켜주세요.

사드기지 공사에 동원되는 건설노동자들이 퇴근하는 시간 17시부터 한시간만 지켜주세요.

주민이 겨우 100명도 되지 않습니다. 젊은 층에 끼이는 이장님과 부녀회장님을 빼고나면 칠순이상의 노인들만 사는 산골짜기 작은 마을에 수 천명의 경찰병력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그냥 상주만 하면 다행입니다. 공사장비와 건설노동자들의 출퇴근시간에 맞춰서 마을을 경찰들의 방패로 빙빙 둘러싸서 소성리를 창살 없는 감옥을 만들어버렸습니다. 마을주민이 아침, 저녁으로 운동삼아 걷는 길에 주민등록증을 내밀어서 신분을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교통약자인 노인들이 읍내에 한의원 들러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소성리로 들어오지 않으려고 한답니다. 경찰들이 길목마다 지키고 서있어서 돌아서 나오기가 어렵다면서 연로한 소성리주민을 아랫마을에서 내려주려고 했답니다. 할머니가 버스기사에게 사정해서 겨우 소성리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올라서 입만 열면 “이놈의 자슥들, 지랄염병하고 있네” 하면 욕이 나도모르게 나온다고 합니다. 소성리주민들뿐 아니라 평화지킴이들까지 홧병이 도져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뜸을 뜨고, 부황으로 치료를 받아야 겨우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반도에도 봄기운이 느껴진다고들 야단법석이지요.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다들 하지요? 문재인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테니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하더군요. 희망고문을 당한지도 어언 일년이 넘어섰습니다. 어떤 큰 그림이길래, 소성리는 매일 경찰들의 군화발 소리에 몸살을 앓아야 하는걸까요?

“사드로 요격당할 것은 남조선 인민들의 삶뿐”이라는 북조선 중앙통신의 제호가 이렇게 총맞은 거처럼 정신이 퍼뜩 나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미국을 위한 사드를 한국 땅에 박아놓고, 한국경찰이 미국군대를 위해 자국민을 핍박하고 있는 지금이 식민지상황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참 기가 막힙니다. 미국을 위한 사드, 미국군인들의 안전을 방호하기 위해 순찰돌고 경비서는 한국군대, 그런 군대를 비호하는 경찰들,

아 이게 나라냐고요? 이게 나라랍니다. 국가가 해왔던 고유의 업무 중의 하나였지요. 제국주의 자본의 이익을 엄호하기 위해서 자국민의 희생을 기꺼이 달게 내어주는 비열한 국가라는 깡패조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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