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밭일기2018년5월6일
2018년5월6일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때면 떨리기는커녕 내 옆의 엄니의 눈을 바라보고, 우리의 모습에 감동한다. 노래는 날개를 달고 하늘높이 올라가고 있을테니, 우리가 염원하는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이뤄질거란 희망을 놓치않는 노력의 절정이었다.
숨이 꼴딱 넘어갈 듯이 차오르고, 손과 발이 엇박자가 나도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바라보는 사람들의 손뼉장단을 느끼며
미친 듯이 춤을 추고, 흥에 겨워 입은 귀에 걸린다. 볼은 터져나갈 듯이 웃음을 멈출 수 없다.
마을의 길목마다 늘어선 야광벌레들의 잡담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좌로 정열 군홧발의 구보소리에 심장이 벌렁거린다. 모든 기운이 머리 끝으로 몰린다. 불두덩이가 올라와 화끈거린다. 입에서는 화산이 분출한다. 설움과 분노가 뒤엉킨 고함소리와 욕찌꺼기가 내입인지 누구의 입인지 분간도 할 수 없을 정도 터져나온다.
그들, 미국제국주의에 충성하는 한국군대와 경찰, 그들, 막강한 권력을 뒤로 하고 폭력을 일삼는다. 나는 이겨낼 수 없는 무지막지한 무력앞에 주저앉고 만다. 넘어설 수 없는 장벽에 가로막히고 만다.
침통한 분노의 기운은 입으로 기어올라와 분화구가 되어, 내뿜는 화산은 결국 상대를 모욕하고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악마의 언어가 된다. 독이 되어 내 심장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끝끝내 홀로 지새우는 긴긴 밤을 잠 못 들어 괴로움에 온몸을 떨게 만들어버렸다.
음식을 든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눈 아래로 화산의 찌꺼기같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무릎 꿇지 않을 뿐, 무릎꿇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정신이 분열되지 않고 어떻게 살아란 말인가?
내가 원치 않는 굴욕적인 날들로 꺽이고 쓰러진 내 자존감이 나를 고독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