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5월27일
"젖은 손이 애처로와 살면시” 하며 관리이사는 60대 여성 청소노동자의 손을 살포시 잡아준다. 손이 잡힌 청소노동자가 관리이사에게 말한다.
“관리 이사님... 우리 소원 하나 들어주시면 안되나?” 하자 인상좋은 관리이사가 “아주마씨 말씀 하셔.. 내 하늘의 달도 따달라고 하면 따줄게” 하더란다.
청소노동자가 관리이사에게 콧소리를 내면서 부탁한 말은 “관리이사님.. 우리 임금 쬐매만 올려주시면 안되나?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최저임금밖에 안되서 일을 해도 늘 적자야” 하니까 관리이사는 잡고 있던 손을 탁 놓고는 “그건 안되지. 임금은 내 마음대로 인상시킬 수 있는 게 못돼” 라고 하면 야멸차게 거절을 하더란다. 하늘의 별도, 달도 따 줄거처럼 대학교의 화장실과 복도구석구석을 청소해대면서 물기가 마를 날 없는 손을 붙잡고 애처러운 눈빛으로 노래해주던 관리이사의 표정이 단숨에 변한 것이다.
자본의 이윤은 노동자 임금과 반비례라고 했던가? 능글능글한 이마빡에 개기름이 질질이 흘러내리는 관리이사가 청소노동자들 앞에서 노래는 불러줘도 임금은 절대로 올려줄 수 없다는 것이 계급적인 것이다.
성주경찰서 경비과장은 부대앞으로 올라가겠다는 할매들앞에 무릎을 꿇듯이 사정을 한다. 6시가 다 되어가는데, 올라가는거 안된다고 하지만, 할매들도 물러서지 않고, 부대앞에 일인시위를 하겠다고 버틴다.
매일 성주사드기지가 있는 8919부대앞에서 일인시위를 해왔던 할매들, 소성리부녀회장님이 일본 평화연설회를 떠나기 전날 밤에 부대앞에서 시위해서 일인시위를 보장받았다. 일본으로 떠나면서도 할매들에게 신신당부를 한 것이 부대 앞 일인시위는 할매들이 꼭꼭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날도 시간이 되어 부대앞으로 가려고 채비를 갖춰 나왔다.
성주군청 공무원들이 사드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러 나타난거다. 공무원들 말로는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 진상고객인 수구꼴통님들이 성주군청이 쥐새끼처럼 들락날락 거리면서 민원을 제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패악질을 부려서 도저히 이곳까지 안 올 수가 없다고 하더란다. 공무원들도 쩔쩔매면서 왔다는 거다. 그 말을 들은 할매들이 그냥 부대앞으로 갈 수가 없어서 현수막을 사수하기 위해 돗자리를 깔고 앉아버렸다. 칠순에서 팔순이 넘는 할매들이 다 모여서 현수막을 찢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서슬이 퍼래서 지키고 앉았었다. 이 모습을 본 공무원들은 시간만 떼우고 되돌아갔고 그 시각이 5시30분이었다.
진밭으로 올라온 할매들은 부녀회장과의 약속도 있고, 아직 시간이 멀었으니, 부대앞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께 했는데도 경비과장은 할매들을 믿지 못해 경찰들로 차를 가로막았다. 김성혜교무님은 차를 세워두고 키를 뽑아서 걸어올라가버렸다. 할매들은 차마 걸어올라갈 수 없으니, 봉고차를 나란히 세워두고 내려버렸다. 공사인부가 내려올 시간이 다 되었으니 똥줄이 타는건 우리가 아니다.
차를 견인하기 위해 경찰견인차가 어디서 왔는지 쏜살같이 쫓아올라왔다. 한번 해보자는 건가? 그러나 어쩌랴, 김교무님이 안계시니,
경비과장이 여우처럼 할매들한테 착 달라붙어서 어루고 달래고 하더니, 상황실장이 견인차량을 부른 것에 대해서 노발대발해대니 견인차량은 뒤로 뺐다. 그리고는 할매들은 공사인부 퇴근하는데 막을 생각은 없다.고 하면서 “부녀회장과 약속 때문에 부대정문에 찍고 올라는건데, 그게 뭣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귀를 못 알아듣고 지랄이고, 세 살 아도 다 알아들을 말을 경비과장은 니는 그것도 못알아듣나” 하면서 성을 냈다. 보다 못한 나도 “경비과장, 나는 안 올라갈거고, 할매들은 늘 하던대로 하겠다는건데, 그걸 못 받아줘서 이 난리냐”고 짜증을 팍팍 냈다. 공사인부들 퇴근해야 하는데, 자꾸 이럴거냐고? 도리어 우리가 경찰에게 화를 내는 꼴이 되었다.
결국 할매들은 박형선교무님 봉고를 타고 부대앞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봉고차가 올라간 후 얼마지나지 않아서 공사인부들의 차량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대로 공사인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피켓팅을 했다.
젖은 손이 애처로와 살며시 잡고 눈물을 글썽이더라도, 경찰들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공사를 지연시키는 저항이다. 성주사드기지가 안착하기 위해서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할 공사가 우리의 저항으로 지연되는 순간 그는 칼을 빼들고 우리의 목을 겨냥해 쪼아올거다. 그때는 할매라고 절대로 봐주지 않을거다.
주민이라도 용서치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들의 임무는 단 하나, 성주 소성리 진밭재 위로 사드가 운영될 수 있는 미군기지를 안전하게 건설해내는 미군의 충실한 종놈들이기 때문인데
그들은 자신을 제국의 경찰로 승격하고 싶어할 것이니 말이다.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순간에 경찰은 타협하지 않는다.
최소한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기 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타협하는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