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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대용 Oct 01. 2016

탈린 코워킹스페이스 & 카페

탈린에서 일하던 곳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한 달간 머무르면서 일했던 곳을 소개한다.


1. Garage48

유명한 코워킹스페이스다. 종종 여러 가지 행사들이 열린다. 하루 이용 가격은 부가세 불포함 6유로, 월 78유로다. 공간이 주는 느낌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것과 같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약간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힙(?)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유명한 코워킹스페이스라 다양한 사람들이 수시로 왕래한다. 내가 갔던 날 중 하루는 일본에서 단체로 공간을 구경하러 왔다. 해외에서 좋은 사례로 많이 나오나 보다 싶었다.


일일 멤버십 이용자는 1층 공간만 사용할 수 있는데 여기저기 정돈되지 않은 물건들이 쌓여있어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공간은 그리 넓지가 않다. 탕비실 같은 공간 혹은 현관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책상들.

두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월간 멤버십이 아니면 현관문을 열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 들락날락하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1층에 있다 보면 현관문 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1층에서 일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 보니 내가 문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내가 문을 열어줄 의무는 없지만 시야에서 문밖 사람이 보이는데 무시하기엔 마음이 좀 그랬다.


일일 멤버십보다는 월간 멤버십에게 더 좋은 공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왕래가 편하고 약간은 독립된 공간을 쓰니깐). "뭣이 중 헌디" 하고 생각했을 때 나한테는 일부 행사가 있을 때 혹은 가끔만 가는 정도가 적당선이었다.


2. Coworking space tallinn

원래는 Garage48에서 Monthly membership을 하려고 했는데 시즌 오프로 접어들어서 문을 닫거나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다른 곳들과 섞어서 가게 되었고 그래서 찾은 게 이 곳이다. 일단 뷰가 좋아서 궁금함에 선택하기도 했다. 탈린 시내 내에서는 내가 당시 찾아본 바로 코워킹스페이스는 Garage48과 이곳 두 군데뿐이었다. Garage48과 큰길을 사이로 맞은편에 있다. 비용은 당시엔 Garage48과 동일하게 하루 6유로였는데 현재 다시 확인해보니 8유로로 올랐다.

두 곳을 다 이용한 후에는 여기를 더 선호하게 되었는데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아서 출입이 자유로워서 좋았다. 반대로 말하면 보안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크지 않은 공간이고 항상 1명 이상이 상주하고 있고 빌딩 꼭대기층에 위치에 있다 보니 인적이 드물어서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뷰가 좋아서 잠시 쉴 때 창밖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좀 더 방문하게 되었다. 또한 별것은 아니었지만 오갈 때 매니저가 공간을 잘 쓰고 있는지 일은 잘 되는지 등등을 물어봐주는 것에서 세심함이 느껴져 좋았다. 자주 말을 걸어 인터럽트를 주는 것도 아니고 아주 적당한 선이었다. 또한 다른 개발자가 오면 잠시 소개해주기도 했다. 내가 아주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 Garage48에 비해서는 내 정서엔 이곳이 더 편하고 좋았다.


3. Reval Coffee

Garage48이 닫혀 있어서 급히 찾아왔던 카페다. 이 동네 흔한 체인점 카페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이디야?(그렇다고 그 정도로 많지는 않다;;) 그중에서 난 올드 탈린에 있는 한 곳을 이용했다. 콘센트가 있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서 택했다. 발트 3국에서 맛있는 커피를 맛본 적이 없으니 커피맛은 논외로 하고 조용하고 죽치고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아서 일하기 좋았다. 베이커리류는 괜찮은 편인데 점심 메뉴로 택한 파스타는 별로였다. 장점은 올드 탈린 안에 있기 때문에 일 끝나고 어디 구경 다니기 딱 좋다. 안락한 느낌이 있었고, 집중이 잘되었던 곳이었다. 점심 먹고 올드 탈린을 20분 정도 산책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여럿이 있다면 잠시 자리를 맡기고 산책 다니면 좋을 것 같다.


4. Maiasmokk Cafe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탈린에서 1위 하고 있는 카페다.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항상 북적이는 듯하다. 하루 종일 일했던 것은 아니고, 오후에 남은 업무를 마무리하고 놀러 나갈 겸 두어 시간 일할 생각으로 왔던 곳이다. 일단 콘센트가 없어서 긴 시간은 일을 못할 것 같다. 짧은 시간 일하기엔 나쁘지 않고, 긴 시간 일을 한다면 Reval Coffee가 더 좋은 듯하다.


5. 집

시차 적응과 생각보다 귀찮은 출퇴근 때문에 결국에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게 된 곳. 출퇴근의 압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단점은 집이라 맘먹으면 누울 수 있어서 유혹의 압박에 시달린다.


집을 구할 때 당시에 저렴한 가격대의 집을 중심가 쪽에 못 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최선이었고 버스가 25-30분 정도면 한 번에 가니깐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루틴 한 생활로 접어드니 4-5km 정도의 거리는 생각보다 귀차니즘이 있었다. 그리고 대중교통 배차간격과 도보 거리를 고려한 Door to door로 보면 출퇴근 시간은 편도 40-50분이 걸리는 샘이라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만약 코워킹스페이스로부터 도보 2-30분 이내에 숙소를 구하기 힘들다면 아예 깔끔하게 집에서 업무를 하는 것을 고려하고 집+집 주변 카페 조합으로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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