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다이빙. 오후에는 일.
하루는 오전에 다이빙을 하고 오후부터는 일을 하는 방식으로 일과를 보내보기로 했다.
2월은 꼬따오 비수기의 끝물이어서 바다 속 시야가 굉장히 안 좋다. 전날 4회 다이빙을 했는데 어떤 곳은 조류도 좀 있었고 시야도 3-4m 정도였다. 그래도 다이빙하러 온 거니 시야가 조금이라도 좋기를 바라며 오전 다이빙을 나갔다.
이 날 처제는 수강 신청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바다 위에서 내 핸드폰을 빌려서 수강신청을 시도했고, 한 과목 빼고 나머지는 성공했다고 한다. 바다 위에서 수강신청이라니... 묘한 풍경이었다.
역시나 이날도 시야는 좋지 않았다. 그래도 다이빙하는 거 자체를 즐겼다. 디테일한 다이빙 감상은 생략하고, 다이빙을 마치고 나서는 다이빙 샵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혼자 먼저 숙소로 돌아왔다.
꼬따오에 온 첫날에 싸이리비치 근처를 산책하면서 일할만한 카페를 찾아봤는데 와이파이, 에어컨, 콘센트 삼박자를 모두 갖춘 카페를 찾지 못했다. 결국에는 숙소가 최적의 장소였다. 오후부터 시작된 업무는 무난했지만 다이빙으로 인한 피로감이 있어서인지 잠시 졸았다.
다이빙도 하고 일도 하는 하루를 보냈는데 체력이 조금 딸리는 느낌이었다. 다이빙을 최근에 몇 번 하고 난 뒤라면 좀 더 나았겠는데 전날 처음부터 네 번 다이빙을 하고 피로감이 쌓인 상태에서 오전 다이빙도 했더니 더 피로해졌던 듯하다. 그래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는 이 일정도 충분히 가능한 일정이었다.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꼬따오에서 3-4주 정도 머물면 일하면서 꾸준히 다이빙을 즐기기에 딱인 듯했다. 어떤 날은 나이트 다이빙 가고 어떤 날은 오전 다이빙하고 골라하는 재미가 있겠다. 다만 숙소 말고 일하기 괜찮은 카페가 있으면 더 좋겠다. 그리고 꼬따오뿐만 아니라 이 근방 발리, 롬복, 필리핀, 사이판, 팔라우 등등 아시아의 괜찮은 다이빙 포인트 지역에서 인터넷 속도만 충족된다면 얼마든지 이러한 생활은 가능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