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내고 버티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내면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당연히 존중받고 윤리적인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나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제부터라도 나를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자.
만약 지금 당신이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한 채 참아내고 버티는 회사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면,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두려움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한 번쯤은 꽉 움켜쥔 문손잡이를 조심스럽게라도 돌려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선택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리는 언제나 사직서를 마음 깊은 한 구석에 품고서 마지막 퇴근을 꿈꾼다.”
강의를 마치고 차에 올라 특별한 생각 없이 유튜브를 틀었다. 그때 우연히 2016년에 발매된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가 흘러나왔다. 유쾌한 노래를 부르는 록 밴드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팀이었다. 처음에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고, 곧이어 가사를 따라 읽게 됐다.
그날은 유난히 지친 하루였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서였을까. 노래를 몇 번이나 반복 재생했고, 잠시 운전대를 놓은 채 유튜브 댓글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었다. 평소라면 잘 보지 않았을 댓글들이다.
영상 속 주인공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오랫동안 버티듯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단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찾아 나선다. 그날은 그의 마지막 퇴근이었다. 댓글 창에는 마지막 퇴근을 고민하는 사람들, 마지막 퇴근을 꿈꾸는 사람들의 무겁고도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따뜻했다.
user-oy2dq6hq6c님
이 노래 듣고 곱씹다가 3개월 고민하고 사직서 던졌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일을 하지만 이 노래는 매일 제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네요. 행복합니다. 하나도 그립지가 않아요. 이전 7년이요. 다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임철님
어제 이 노래 듣고 오늘 5년 된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ㅎㅎ 좋게 마무리된 것도 아니고 좀 지저분하게 마무리되었고, 앞으로가 좀 두렵지만, 가사처럼 너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지내왔던 거 같은 마음에 확 질러 버렸어요. 이제 저 자신을 위해 살려고요. 하고 싶은 것도 다 해보고 치여도 보고 힘들어도 보고, 많은 걸 경험하고 싶네요. 위로의 노래 감사합니다.
한나라-q5w님
상담일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으로 오늘 퇴사합니다. 서른 중반에 참 갑갑하네요. 이 노래 들으니 가슴속이 멍글멍글 합니다. 미혼이라 부양할 가족이 없음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네요. 마음 추스르고 새로운 일을 찾아봐야겠죠. 딱 뮤비 속 남성분과 제가 겹쳐 보이네요. 전국의 직장인들 파이팅입니다.~
- 출처 : 유튜브 〈미러볼 뮤직 채널〉, 2016.03.15, 댓글 中 -
영상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퇴근을 하는 남자는 두 손으로 굳게 잠긴 문을 연다. 문이 열리자 눈앞에 황금빛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다. 문을 열기 전까지 그 앞에는 두려운 현실이 있었지만, 문을 여는 순간 ‘희망’이라는 따뜻한 빛이 그를 맞이한다.
그 장면을 보며 나의 마지막 퇴근이 떠올랐다. 마흔여덟 번째 봄이었다. 한 곳에서 14년을 보냈다. 어깨에 얹힌 책임감으로 정년까지 버텨 보려 했다. 다행히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회사는 성장했고, 의미 있는 성과도 만들어 냈다. 하루하루를 억지로 견디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더 이상 새로움을 찾을 수 없었고, 일의 특성상 원치 않는 오해도 따라왔다. 그러다 ‘보어아웃(Bore-out)’이라는 불편한 손님이 찾아왔다. 삶의 동기가 사라지는 무기력함은 깊었고, 스트레스는 수면장애와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인생의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기 전, 잠시 멈추어 텅 빈 마음과 머리를 충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