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나는 ADHD 일까?

언젠가부터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by 한디딤

근 몇 년 사이, ‘성인 ADHD’라는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도 아닐까?"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의 나는 꽤 산만했다.
초등학교 때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내 말만 했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렸다.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니

딴 짓을 하거나 공상에 빠져 있기 일쑤였다.

대학교에 와서야 조금 나아졌지만 조금만 설명이 어려워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갔고 결국 성적도 좋지 않았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군대였다.
지시를 들어도 잘 들리지 않았고 이해도 느렸으며 금세 잊어버렸다.
그 결과 잦은 질책을 받았고 여기에 반항심까지 더해져 사람들과의 관계도 매끄럽지 못했다.


제대 후 대학 생활은 비교적 조용했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 일도 없어 그냥저냥 지나갔지만 크고 작은 실수는 반복됐다.
이후 회사에 취직한 뒤에는 이런 문제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행히 주변에서 기다려주는 분위기 덕분에 같은 실수를 몇 번 겪고도 적응할 수 있었고

그렇게 업계에 10년 넘게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그러다 ‘성인 ADHD’라는 개념을 알게 되면서 의문이 생겼다.
몇 차례 자가진단에서는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병원까지 가서 확정 짓고 싶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내가 성인 ADHD라도 위로보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라는

그들의 반응이 두렵기 때문이다.

곧 마흔을 앞둔 지금 더 이상 어수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결벽증에 가깝다 싶을 정도로 메모하고 반복해서 확인하며 실수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조금 느리더라도 실수가 잦더라도 멈추지 않고 발전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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