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week3

by 한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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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사유 이번 주 주제는 ‘아름다움’입니다. 보기에 좋고 예뻐서가 아니라, 이상하게 마음이 멈춰던 순간이 있었나요? 사진으로 담고 싶었던 순간은요? 괜히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은 그런 순간에 느낀 감정들이 어땠는지 기억나세요? 내 마음에서 아름답다 여겨지는 장면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한 주가 되시길 바라요.


건축가 페터 춤토르는 <페터 춤토르 분위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무엇이 나를 감동시켰을까? 전부 다이다. 모든 사물 그 자체. 사람들, 공기, 소음, 소리, 색깔, 물질, 질감, 형태."

누군가에게 감동을 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순간을 생각해 보세요. 그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직감적으로 잘 알고 있어요. 아름다운 데에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고, 시대와 개인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서양미술사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곰브리치 미술책 첫 장에 나오는 그림 두 작품이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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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아들 니콜라스의 오동통한 볼과 탐스러운 머리카락은 누가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노인의 초상을 볼까요? 움푹 파인 볼과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주름이 얼굴과 목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노파의 사실적 묘사는 예나 지금이나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는 분명 그 사람만의 매력을 품고 있으며,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에는 절대적인 것이 없는 것이죠. 어쩌면 미술사에서 권력을 쥐고 있던 서양 남성들의 보기에 아름답다는 기준을 우리는 아직까지 이어받아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가 뒤러는 자신의 어머니를 그리면서 삶을 성실히 살아냈던 흔적인 주름을 숭고하게 그려낸 것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추함으로 여겨지는 주름살일지라도, 대상이 가진 그 고유함을 생각한다면 그 주름살은 그 어떤 팽팽하고 미끈한 피부보다 숭고하고 아름답죠.


나는 과연 어떤 아름다움을 내뿜는 사람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름다움의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니, 나의 아름다움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의해 분위기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분위기의 사람일까요? 나이가 들면서 절세미인보다 더 욕심이 나는 것은 '매력 있는 사람'입니다. 말로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아내는 그 매력은, 인생을 사는 동안 내내 가꾸어야 할 것이 아닐까요. 아름다움은 보이는 것보다 안에서 끓어 넘치는 것이 더 중요하니 말이죠. 그래서 아름다움 또한 장기 전입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서 오늘 하루를 충실히 보낸 나는 분명 내일 더 아름다워질 거라 믿어요.





뮤지텔러 빠삐짱님의 음악추천


이번 주 주제 ‘아름다움’이군요. 어제 겨울 방학이라 집에 와 있던 딸이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졸업까지 마지막 학기가 남아있네요. 졸업하면 정말로 훨훨 자신의 삶을 향해 날아갈 딸아이의 아기 때 사진을 보니 마음이 막 간질간질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이었는데.. 그 순간을 기억하면 떠오르는 노래 추천합니다.


https://youtu.be/LqDesQn-pL8?si=BGZKCI1mNfEYCtiD


들어가는 그림: John Singer Sargent, <Carnation, Lily, Lily, Rose>, 1883, Tate Britain

빠삐짱님이 따님을 생각하실 때 생각나는 노래가 있으시다면, 저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제 두 딸들을 생각합니다. 꽃들에 둘러쌓여 등을 밝히는 두 소녀의 모습이 눈이 시리게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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