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week6

by 한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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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제는 ‘놀이’입니다. 우리는 보통 ‘일’에 대해 말할 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만, ‘놀이’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어떤 놀이는 단순한 소비나 휴식에 가깝고, 어떤 놀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우리를 깊이 끌어당기기도 합니다. 막연히 쉬는 것 이외에도, 적극적으로 ‘찾아 만들어 노는 행위’가 나의 삶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까요?



image.png Pieter Bruegel the Elder, Children’s Games, 1560

놀이의 백화점을 그린 듯한 이 작품은 피터르 브뤼헐의 <어린이 놀이>입니다. 가로 약 161cm의 화폭에 약 230~250명의 아이들이 등장하며, 80~90가지에 달하는 서로 다른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어른 없는 세상에서 화면 가득 아이들만 보이며, 이들은 마치 '작은 어른'처럼 옷을 입고 놀이에 아주 진지하게 몰입해 있습니다. 브뤼헐 특유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Bird Eye View 시점을 사용하여 마을 광장부터 먼 시골까지 한눈에 보여주고 있어요.


수십 개의 놀이가 있지만 그중에서 눈에 띄는 그림들을 확대해서 볼까요? 그중에는 제가 학창 시절에 놀았던 놀이들도 눈에 들어오네요. 어떤 놀이를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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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놀이, 굴렁쇠놀이, 말뚝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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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공기놀이, 시장놀이



놀이와 관련된 명언들은 참 많습니다. “노는 게 제일 좋아.”라고 선언한 뽀로로부터, “놀 줄 아는 것은 행복한 재능이다.” -에머슨, “우리는 늙어서 놀이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멈추기 때문에 늙는다.” -조지 버나드 쇼 등이 있습니다.


그중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1875~1945)의 저서 <호모 루덴스 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에서 놀이의 본질을 해석해 놓은 것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그의 저서에서 그는 "놀이가 문화보다 선행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인류의 문화는 결국 인간의 본성인 ‘놀이’에서 출발한다는 것인데요.

덧붙여 그는 “모든 놀이는 자발적 행위이다. 명령에 의한 놀이는 더 이상 놀이가 아니다. 기껏해야 놀이를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특별한 목적도 없는 순수하고 자발적인 기쁨! 이것이 바로 놀이의 본질인 것이죠.


이와 같은 놀이의 순수한 기쁨은 순간의 몰입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몰입된 순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림으로 저는 단연 이 그림이 최고라 하고 싶네요. 리듬에 몰입한 여인의 춤사위의 이 그림은 존 싱어 사전트 <엘 할레오 EL Jaleo, 188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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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싱어 사전트, 엘 할레오(El Jaleo), 1882, 보스톤 이자벨라 가드너 뮤지엄

스페인 플라멩코 무용수의 어깨선, 꺾인 손목, 손가락의 꺾임, 뒤로 젖혀진 몸의 각도, 보이지 않는 다리의 실루엣, 그리고 어둠 속 리듬을 타는 얼굴, 뒤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의 몰입, 무대 뒤편 댄서들의 손뼉으로 박자 맞추는 모습. 마치 아우라처럼 그려진 댄서의 검은 그림자.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합쳐져 이 여인의 춤사위가 이 무대를 찢었겠다는 생각에 보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놀이의 가장 높은 단계는 절정으로 치닫는 이러한 ‘무아지경’이 아닐까요?



뮤지텔러 빠삐짱님의 음악 추천


이번 주 주제는 ‘놀이’군요.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머와 위트를 발휘하는 장난의 대가 작곡가 중에 아마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일 거예요. 유명한 ‘놀람교향곡’은 힘들게 작곡해서 연주하는데 자꾸만 졸고 앉아있는 청중들을 놀라게 하려고 작곡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요런 식으로 푸는 하이든선생님이야 말로 정말 일과 놀이의 일치를, 밸런스를 잘 가져가신 분이 아닐까 싶네요.^^

https://youtu.be/qG5Z9LzbQpQ?si=B7xd_BzIJRo2OF9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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