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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손 Mar 01. 2018

록키 발보아, 진득한 삶의 족쇄

평범한 기회주의자들의 이야기

'기회주의자'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될까. 필요를 배제한 채 관계를 맺어왔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나도 그리 단언할 순 없다.


영화 '록키'가 감동적이었던건 록키의 피나는 노력과 훌륭한 ost 덕이 크지만 난 좀 다른 이유로 인상깊었다. 나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기회주의자'로 보였다. 단, 기시감이 드는 기회주의자들이었다.


나도 그런적이 있다. 내가 이루고싶은게 있어서 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고 어색한 이에게 먼저 문을 두드렸다. 스스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필요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 나 저열하다' 생각까지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난 록키 속 모든 인물들을 응원했다.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루저'로 낙인 찍히고싶지 않아서, 혹은 조금이라도 유명세를 타고싶어서 사람들은 기회주의자가 된다. 상대방의 불쾌함을 인지하지만서도 오를 수 있는 사다리는 제한되었기에 불가피하다. 모두가 모두를 돕는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서로를 저마다 이용하기에 이 서사는 현실을 관통한다. 팔딱팔딱 뛰고 있던 내 심장도 저격 대상이었다. 아주 잠깐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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