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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손 Jan 13. 2021

부치지 못한 편지

10년 전 스페인에서 친구에게 쓴 편지

지난 가을 A가 한국에 왔을 때 10년 전에 써놓고 나에게 주지 못했던 편지를 건넸었다. 그리고 오늘, 10년 전 내가 A에게 썼다가 부치지 못한 편지를 발견했다. 여행지에서의 설렘과 단상이 묻어나 즐겁게 읽었다. 애틋한 마음에 편지 내용을 공개한다. Dear. 나의 Miss Kang


올라 께딸. 난 지금 바르셀로나 공항이야. 난 오늘 사소한 착오로 인해 세비야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어. 숙소까지 예약, 계산 다 한 상태라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했지만 생각보다 태연한 내 모습이 신기하구나. 결국 비싼 가격으로 새 비행기를 샀고 오늘 하루 여행 일정을 버려야 했지만 나중에 이것도 추억이 되겠지(지금은 약간 쓰리단다...)


바르셀로나는 정말 근사해. 뭔가 네가 연상되는 도시였어. 마드리드와는 또 다른 세상이더구나. '가우디'라는 한 인물의 위력을 새삼 느낌 3일이었어. 다시 또 오고 싶은 곳이야 헤헤.


우리가 떨어져 지낸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네. 변함없겠지만 분명 발전된 모습으로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뛴당. 보고파 죽겠어!! 헉 방금 고개 들었는데 진짜 멋진 흑형들 지나간다 헤헤 ㅋㅋㅋ


아! 사진 속 저곳은 'casa mila'로 알려진 곳이야. 실제로 보니까 그냥 아파트 같았어. 그래도 한국에서는 조선 총독부가 세워지던 시기에 저렇게 모던한 건물이 건축되었던 사실이 경이롭기도 했어. 우리도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이 사는 모습이라고 하기에 '경이롭다'고 묘사되게 행동하는 건 어떨까?

Te echo de menos.


2011.04.17 덤수니



덧1. 현재의 나는 흑형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덧2. 조선총독부는 1916년 공사를 시작해 1926년 완공됨. 10년 전 나 팩트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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