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쓴 글입니다. 부지런히 올려 시차를 줄여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하루 잘 보내셨나요?
어렸을 때는 궁금한 게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어른들 손은 어떻게 항상 깨끗하지? 이런 거요. 저는 정말 숨만 쉬고 있었는데 뭔가 묻었거든요. 손에, 얼굴에, 옷에도요. 흙 묻은 손은 털어도 흙 자국이 남고, 그러다 하얀 반바지에 손 얼룩이 묻고. 정말 한심하고 답답했습니다. 그 당시 어린 저는 순간순간 절망했죠.
지금은 답을 압니다. 손을 씻는다. 뭔가 묻으면 닦는다. 그냥 원래 깨끗한 줄 알았거든요. 오, 궁금증 해결. 이제 이만큼 어른이 되는 걸까요? 덜 익은 절망이 정답과 함께 약분되어 사라지면 좋으련만…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참 사는데 불편합니다. 그때 몰랐던 것,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거든요.
허리 디스크로 몇 년을 고생한 적이 있는데요. 수술하고 나서야 괜찮아졌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별 이상 없습니다. 의사나 환자나 다들 사정과 경우가 다르니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답이 있었으니 다행이에요. 어떤 자세를 취해도 아프고 불편했던 몇 년, 지금은 그 고통, 잘 기억도 안 납니다. 다 나은 거죠.
몇 년 전에는 매순간 불안하고 두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병원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참 힘들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같아요.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일은 어찌보면 나름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빌런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일까요? 아무튼 다행히 병원도 있고, 약도 있었습니다.
정답은? 우울증이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직 그 고통을 잊지 못하는 걸 보면, 여전히 치유 중이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약은 안 먹어도 되니, 그 정도만큼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여유가 된다면 해 보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를 차분히 하는 것, 꼭 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어제는 비가 충분히 왔고, 오늘은 햇빛이 좋습니다. 이제 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야 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