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가벼운 굴레

by 글씨 이야기

지난 4월에 쓴 글입니다. 부지런히 올려 시차를 줄여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하루 잘 보내셨나요?


재미있는 일. 정말 재미있어서 시간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듯한 순간을 느낀 적이 있었을까? 내 삶에 사건의 지평선을 긋는 블랙홀을 품어 본 적은 있었을까?


어… 와… 없었어요, 당연한걸까요? 그랬다면 행복했겠죠? 그랬다면 행복했던 기억이라도 남아 있겠죠?


살면서 그런 적이 없다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쑥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 생각만 합니다. 저는 과하게 창피하거든요. 지금보다는 조금 더 훌륭해진 다음에 얘기해야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척 과묵합니다.


감기에 걸렸습니다. 아프니 몸은 괴롭지만, 마음은 덜 무겁습니다. 일단은 그냥 아프면 되고, 낫는 일이 생긴 셈이니까요. 면역력이 예전 같지 않은지 누워만 있는다고 좋아지지 않습니다.


약 사서 먹었습니다. 주말 넘어 오늘까지 컨디션이 아주 안 좋습니다. 동네 이비인후과에 다녀왔습니다. 대기인 11명. 괜찮습니다. 시간이 많거든요, 저는. 감기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면역력 떨어지지 않도록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피곤하면 꼭 쉬세요. 특별히 뭘 안 해도 피곤할 수 있으니 부디 충분히 쉬시기 바랍니다.


의사는 친절하고 차분했습니다. 치료를 받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들러 약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예상보다 일상에서 친절합니다. 덕분에 가벼운 굴레 같은 제 삶이 덜 튑니다. 저도 일상에서 친절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사람들은 저에게 잘 물어봅니다. 동행하는 이에게 말을 건네듯이 자연스럽게 물어봅니다. 주로 길 찾는 물음입니다. 그럼 저는 골전도 헤드셋을 살짝 들고 답을 합니다. 답을 얻은 그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저는 골전도 헤드셋을 다시 내리고 제 길을 갑니다. 뭐 딱히 이유 있는 목적지로 향하는 길은 아니었을 거예요. 참 NPC스럽지 않나요?


처방약을 먹고 나니 사우나에서 갓 나온 것처럼 나른하고 개운한 느낌입니다. 이제 슬슬 감기가 나으려는 걸까요, 여전히 진행 중인 걸까요?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데 딱히… 근거 없고 논리적이지도 않지만 그저 말만 되는 말, 욕심을 조금 더해 말도 안 되는 말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사랑 같은 게 되는 걸까요? 참… 제가 많이 아프고 심심한가 봅니다. 얼른 나아야겠습니다.


부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진심입니다.


제 글을 필사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xcgXpacxq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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