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되다.

초보 글쟁이의 반란

by 한이

글도 그림도 늘 어중이떠중이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블로그는 유명하지 않으면 어떠한 것도 뜨기가 힘들다는 소문이 자자하고, 그렇다고 작품을 경매나 마켓에 올릴 수 있는 노릇도 아니었다. 작가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작품을 올리겠는가. 그것도 현대미술 영역에. 어찌 보면 미술 작가들을 기만하는 일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올해도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한 채, 허탈하게 보낼 것만 같았다. 참여한 공모전은 하나뿐. 아직 결과도 없어 나를 두렵게만 만들었다. 이러한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계속 맴돌았다.
그러던 중 예전에 브런치 베타에 호기심으로 가입한 적이 있음을 기억해냈다. 그때는 글을 잘 쓰지도 만든 작품도 없다는 생각에 망연자실로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러나 지금은 필사적으로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온통 찼었다.
브런치는 카카오톡을 통해 가끔 브런치에 게시된 글들을 보기도 했었는데, 다음 카카오 회사의 일부일지는 몰랐다. 신청하고 브런치 작가 후기를 읽다 알게 된 사실이었다.
신청 사유만 짧게 3,4 문장으로 구성해 신청을 했었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내가 승인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검색해 보았지만, 결과는 빛나는 것만 있진 않았다. 순간적으로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나도 브런치의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갔던 것일까.
왠지 기회를 이렇게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다. 블로그는 정리를 해도 난장판이라 포기하고 브런치에 글을 저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시간을 열심히 밤을 새워 가며 적기 시작했다. 아침 해가 떴을 때 잠이 들고, 오전 중 다시 일어나 아르바이트 갈 준비를 했다. 나는 아무래도 글을 쓰는 소질이 없는 것만 같아 다시 망연자실했다.
5일 이내로 연락이 온다는 말에 나는 퇴근 버스에 수두룩한 브런치 작가 탈락 후기들을 줄줄 읽었다. 곧 나의 미래겠구나 싶었다. 정신 차리고 글을 다시 수정하고 과감하게 글을 갈아버리자를 느꼈다. 집에 도착한 후 다시 글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똑같은 그림 2종류, 쓸데없이 말 많은 긴 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생각 많은 새벽에 눈을 감고 일을 가야 하는 시간에 나는 다시 일어났다.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났는데 꿈을 꿨었다. 손님이 5만 원 지폐 두 장을 꺼내었다. 완전히 새 돈이었다. 하지만 우리 가게는 저렴한 토스트&카페 가게였기에 그만큼의 돈은 필요 없었다.

"손님, 저희 가게는 그만큼의 돈이 필요 없으니 5만 원으로 계산 도와드릴게요."

"아, 이거? 한 장은 계산할 거고 하나는 너 주는 거야."

"네? 아녜요. 받을 순 없어요."

"아냐, 받아둬. 일 열심히 하고 기특해서 그래. 꼭 받아둬."

그러고 나는 깼고 기분은 좋았다. 축제 기간이라 차가 밀리는데, 밀리지 않고 가게에 지각하지 않고 잘 도착했다. 작가 신청을 하고 이틀째 되던 날이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성질이 너무 급한 걸까.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마다 핸드폰을 확인해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내가 그렇지, 뭐'라는 생각에 실망하지 말고 다시 준비해서 도전하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고 있었다. 든든한 나의 지원군인 친구와 남자 친구에게도 글을 보여주며 물어보았지만, 마음은 진정되질 않았다. 손님을 보내고 핸드폰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내 눈을 의심하였다.


정말일까? 실수로 직원이 잘못 보낸 것은 아닐까. 정말로 의심을 했다. 작가가 되면 메일에도 답이 온다는 말에 확인해 보았다.


일하면서 짜증 나고 억울하고 힘든 시간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만 같았다. 나에게 조언해주던 친구와 남자 친구에게 말하니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고, 친구는 나에게 축하한다며 소정의 선물인 이모티콘을 나에게 주었다. 작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기뻐해 주는 친구와 남자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는 더 큰일에 힘을 써, 더 좋은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앞으로 브런치에 더 많은 작품을 소개해주고, 글쓰기 연습에 좀 더 많은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어디 갈 곳 없는 무명작가에게 한줄기의 빛이 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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