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정은_6

by 김하늘


쑤시기 시작했다. 내 천 가방을. 돌아가신 엄마가 선물해준 가방이라고 눈물이라도 흘릴까. 물론 아니다. 엄마는 안 돌아가셨고, 가방은 그냥 시장에서 산 거다. 하지만 나는 그저 충격을 받은 상태로 지켜보고 있었다. 교감이 내 가방을 찢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진짜로 찢고 있었다. 천과 천 사이를 꼼꼼하게 뒤집어 보기 시작했다. 주머니를 자르고, 그 속으로 손을 더듬었다.

그 손길은 정말로 필사적이었다. 그는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그도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안경에 땀이 맺혀 있었다. 여름이니까 당연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흥분 때문이기도 했다.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기도 했다.

열세 살짜리에게 지기 싫어서. 그건 정말로 생각보다 절박한 거다. 진짜로. 어른들이 이걸 읽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인정해라. 열세 살짜리에게 지는 걸 인정하느니, 칼로 가방을 사시미 뜨는 짓. 당신들도 그렇게 할 거 잖아.

가방은 정말, 뉴스에 나와도 좋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었다. 훌륭한 연쇄 살인마의 솜씨같이. 완전히 안이 밖으로 다 드러나 있었다. 천 조각들이 너덜너덜했고, 안감이 다 뜯겨 있었고, 주머니들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가방이 아니라 시체 같았다.

그리고 교감의 시선이 다시 나를 향했다.

나는 기다렸다. 그의 패배를. 그의 백기를. 어서. 빨리.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인정해. 네가 틀렸다고 말해. 너가 졌다고 말해! 내 머릿속에서 계속 외쳤다. 물론 밖으로는 한마디도 못했지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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