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게 빚지게 된 거다. 크게 실수한 거야. 당신 크게 실수한 거야.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내 머릿속에서 그렇게 외쳤다.
"제 아버지가… 기뻐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나는 그의 눈빛에 서린 그걸 보았다. 두려움. 나는 그가 건네는 가방을 바로 받지 않았다. 그 가방을 공중에서 잠시 붙들고 있었다. 그건 놀랍도록 드라마틱했다. 우리는 서로 가방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 위치가 바뀌었음을 느꼈다. 나는 그걸 즐기고 싶었다. 그래, 내 아버지가 누군지는 알지? 대단한 교감 나셨네. 그런데 구의원이 더 높지 않을까? 나는 공무원 체계 따위는 모르지만, 그의 표정을 보건대 맞는 것 같았다.
나는 가방을 낚아챘다.
그가 이제 간절하고도 절박한 목소리로 내 가방을 붙잡으며 말했다.
"잠시만, 잠시만 더 얘기를 하자꾸나."
그때, 내 가방은 내 작고 연약한 손아귀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건 순식간이었다.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내 가방을 집으려다가 실수로 내 가방을 발로 밟았다. 정확히는 가방의 바닥을. 푹. 그 소리. 그리고 그는 가방을 내려다보았다. 분명히 밋밋해야 할 바닥 천이… 푹 꺼지는 이상한… 느낌. 무언가 밟혔다는 것을 느끼고.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웃었다.
왜 웃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나는 어딘가 좀 이상한 모양이다.
그래, 좋아. 이제 내가 고백할 차례다.
그래, 그 가방 바닥에는 무언가 있었다. 당연히 학용품은 아니었다.
옥시토신. 도파민 유도체. 오해하지 마라. 마약은 아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신약. 물론 의료용을 의료인이 아닌 내가 유통한다는 건… 불법이다. 완전히 불법이다. 거짓말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