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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딜러 한혜미 Dec 08. 2022

왜 <아트테크 큐레이션>인가 (1)

책 소개를 쓰려다가 먼저 고백하는 뒷 이야기

안녕하세요.

아트딜러 한혜미입니다.

모두들 그간 잘 지내셨나요. :)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 2년간의 미술시장이었죠.

돌이켜보면 저는 타이밍 좋게 <월 10만 원 그림 투자 재테크>를 출간하며 아트딜러로서 방송, 강연, 칼럼, 인터뷰로 참 바쁘게 보냈어요. 감히 자부하자면 국내에서 '아트테크' 관련 제안을 가장 많이 받은 걸로 손에 꼽히지 않을까, 할 정도로요.

대부분을 거절해야 했을 정도로 정말 많고도 다양한 제안을 받았는데요, 다시 말하면 지난 시간은 제 스스로에게도 '아트테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깊게 고민했던 시간이었요. 기획 의도나 편집에 따라 제 뜻과 다르게 '그림 사면 돈이 된다'라는 메시지만 전달할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으로 서점에서 <아트테크 큐레이션>을 만나고



그런데 책을 왜 또 썼는가


그래서 뒷 이야기를 먼저 고백해요.

이번 책은 출간을 결정하기까지 유난히 어려웠어요.


감사하게도 미술시장이 뜨거워질 때마다 출간 제안을 받았는데요, 첫 번째 책 출간 경험으로 제가 원하는 것을 더 분명하게 알아서 출판사들과 조율하는 게 쉽진 않았거든요.

대략 말씀드리자면.. '미술품 수익률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미술의 가치를 담는 책일 것, 다양한 작품 사진을 수록하고 싶고 유망 작가님들을 소개하는 챕터가 있어야 할 것' 등이요. 그러던 차에 한국경제신문 출판사 담당자님께 연락을 받았는데요, 저도 놀랐어요. 마찬가지로 고민하셨는데 다른 대답이 돌아와서요. 고민하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출간 계약은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전했던 책 진행과정




막상 쓰다 보니 할 말이 어찌나 많던지, 예를 들면 지난 책처럼 갤러리/ 경매회사/ 아트페어에 대해 서술해도, 이번엔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까지 함께 썼죠. 당연히 하고픈 말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나중에 편집할 때 지우기를 반복했을 정도로요)


그럼에도 출간까지 마냥 쉽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 책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마지막 책이라는 마음으로 썼기 때문에.. 제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작가였던 거죠..............


책 목차만 봐도.. 재테크 책에 미술사가 들어가 있는 걸로 설명이 되려나요..?

지난 책에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비교적 가벼운 '풍수 그림이 돈이 될까', '연예인 그림값의 비밀'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면, 이번엔 그런 내용 대신 '이런 내용도?'싶지만 알면 분명히 도움되는 내용까지 담았어요. 알면 도움이 되는 건 전부 다 넣어야겠다, 싶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요청사항은 왜 이리 많았는지, 담당 선생님과 나눈 그간의 메일을 보면..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미술과 경제 분야의 중간에 놓일 책을 쓰고 싶었어요.


이 책이 재테크 책이 가득 있는 경제 서적에 놓일지라도, 미술품에 대해 얘기하는 책인 만큼 미술과 경제 분야의 중간에 위치한 책이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미술 작품 사진을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핑계로) 참 많~이 요청드렸고요. 예를 들어 김환기 화백님이라 할지라도 미술을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에겐 낯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작품 사진도 같이 보여주는 게 이해에 더 도움되지 않겠어요?


다만, 미술 작품은 저작권 때문에 사진을 수록하기 어려운 편이에요. 이전 책에서도 넣고 싶었는데 못 넣은 작품들이 참 많았을 정도로요. 그래서 이번에도 안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원하는 작품 사진을 추리고 추려서 메일을 드렸는데요...


실제로 송부했던 메일 일부



캡처 이미지만 봐도 머리가 아프시죠.

저도 이번에 다시 보고 놀랐어요. 저의 뻔뻔함 때문에.. 허허

그런데 결과는.....?

훗.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는 죄송한 이야기..



책 제목과 표지도 양보할 수 없었어요..


책 제목이나 표지에 대한 결정권은 출간 방법에 따라 비중이 달라요.

몇 번의 출판을 겪어보니 이번과 같은 출간은 결정권이 출판사에 있었어요. 계약서에 명시가 되어있진 않지만 독립출판은 아니잖아요.


출판사에선 책이 잘 팔려야 하기 때문에 여러 책 사이에서 눈에 띄는 표지, 각인될만한 제목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당연한 이야기죠.


문제는, 저도 잘 아는데.... 지난 첫 책의 제목만 보고 '000 작가도 10만 원으로 살 수 있나요?', '10만 원으로 그림 사면 어디까지 올라요?' 등의 문의를 받다 보니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모든 분들이 책을 완독 하는 건 아니니까요.



책 제목에 대한 논의 메일, 좌)편집자 선생님 우)나의 답장



편하게라고 말씀 주셨다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던......... 저의 답장..


혹여나 제 메일이 설명을 다 담아내지 못할까 봐 제목과 부제, 내용까지 아예 재작업해서 pdf로 보내기도 했었죠. 말만 하는 것보단 보여드리는 게 더 낫겠다 싶어서요. 당시 제가 드렸던 제목 후보는 '응?' 할 정도로 부정적 의미가 함께 내포되어있는 것도 있었고요. 마케팅을 잘 모르지만, '좋다'라고 얘기하는 것들 사이에서 '좋아?' 하는 게 있으면 눈에 띄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요.

이미 출판사 내부 투표가 끝난 제목으로 다시 이야기하는... 진상 중에 진상이었지만..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닌, 책 표지에서 한번 더 비슷한 대화가 오갔던 시간들이 있었답니다.. 하하



결과적으로 책은...


이렇게 나왔답니다..!



아트테크 큐레이션 표지



어떠신가요?

저는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요.


다양한 색으로 더 눈에 띄고,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미술과 비교하는.. 쉽게 지갑을 열게 할 수도 있던 그런 제목들과 부제를 과감히 포기해주신 마음을 알아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이러한 뒷 이야기를 안고 소중한 저의 네 번째 책인 <아트테크 큐레이션>이 며칠 전에 출간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지우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서요.


물론 저도 알아요.

아트딜러가, 미술을 판매하는 사람이, 미술품 재테크를 여러 번 얘기한다는 게 다른 시선에서 보면 한없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는 걸요. 그럼에도 강연을 나가고 책을 쓴 건 '어차피 이건 누군가 할 거고, 그렇다면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저 역시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이번 저자 설명의 첫 글처럼 '미술을 애호하는 아트딜러'니까요.



여담으로, 책이 출간되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한국경제신문 출판사의 담당자 선생님이었어요.

출간 소식을 알린 인스타그램의 첫 게시물도 담당자 선생님께 마음을 전하는 글이었을 정도로요.

https://www.instagram.com/p/Clnjc92u1Ex/?igshid=YmMyMTA2M2Y=



저는 <아트테크 큐레이션>이 여러분의 필요에 의해 찾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미술시장의 호황과 불황을 넘어서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안목을 키우고, 미술품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길 바라고요.



그. 래. 서.!

다음 글은 <아트테크 큐레이션>의 감상 포인트를 알려드릴게요.

이미 책이 있는 분들은 책과 함께 비교하며 보셔도 좋고요, 구매 전인 분들은 다음 글을 보며 도움받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책에 도움을 주신 한국경제신문 출판사의 노민정 편집자님,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와 함께 책을 출간하느라 정말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한혜미 드림






<아트테크 큐레이션: 일상이 예술이 되는 MZ세대 미술품 투자법>

한혜미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BP), 2022년 11월 29일 출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5786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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