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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ESI Oct 20. 2022

최선을 다해야 해요,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제 대학 시절을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게 있습니다. 학점이냐구요? 제가 3점대 초반 학점이긴 합니다만, 놀랍게도 학점이 후회되진 않습니다. 저 나름대론 공부했거든요.


 공부해서 3점대 초반이라는 게 더 놀라울 수도 있겠네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단 말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수업듣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했어요. 그 땐 그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후회되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후회될까요? 하지 못한 게 후회됩니다.


 검도 대회에 나가볼껄,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해볼껄, 동아리를 해볼껄, 운동을 열심히 해볼껄, 대외활동을 해볼껄, 복수전공을 해볼껄. 해본 것들은 결과가 좋든 안좋든 후회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하지 못한 것들은, 지금까지도 후회됩니다. 그것들은, 아직도 저를 괴롭게 해요.








제가 어렸을 때 영어 수학을 지지리도 못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도 영어가 천추의 한입니다. 근데 수학에는 별로 미련이 없어요. 왜냐? 수학은 열심히 공부를 해봤거든요.




 중고등학교 약 5년을 수학만 공부하면서 살았어요. 제가 정말 수적 감각이 떨어지는데, 제 한계에 가봤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한 게 수학공부일 정도에요.


 그렇게 노력했으면서도 결국 마의 벽을 넘진 못했습니다. 좀 서글펐는데, 더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거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아! 나는 여기까진가 보다.'


 그리고 관뒀습니다. 그 뒤론 수학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영어는 달랐어요. 저는 늘 영어 잘하는 사람을 동경했습니다. 솔직히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외국어에 재능있는 편은 아니거든요? 단순 암기를 못해서 어휘가 많이 부족해요.


 근데 이상하게 수학은 포기가 되는데, 영어는 포기가 안되는 거에요. 생각해봤죠. 왜 일까?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영어는 최선을 다해본 적이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후회가 됐던 겁니다. 제가 수학 공부에 매진하느라 학창시절, 영어에 소홀했거든요. 그래서 영어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후회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수능 끝나자마자 모든 문제집을 다 버렸어요. 좀 아쉽긴 했거든요?


 "아~ 1년동안 진짜 열심히 풀었는데~ 버리기 아깝네."


 근데 그게 끝이었어요. 끝.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버렸어요. 그거 둬서 뭐해. 자리만 차지하지.






 근데 공무원 시험 관두고 나서 2년동안 문제집들을 못 버렸어요. 후회돼서. 내가 열심히 안 했다는 걸 아니까, 차마 못 버리겠더라구요.


  그건 공시에 대한 미련과는 별개에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그 때의 나에 대한 부끄러움인거에요. 그 순간의 내가 부끄럽고 후회되게 비참해서. 차마 버릴 수가 없었어요.








 저는 여러분들이 후회라는 감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어떻게 삶을 좀먹게 하는지.


 최선을 다해야 해요.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해요.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후회하지 않은 사람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삶의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후회하기 시작하면? 넘어가지도, 돌아가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는 거에요. 아무 것도 못하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가는데.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후회하지 않기란 쉽지 않죠. 여러분들도 분명 후회되는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혹시 후회되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지금 생각나는, 후회되는 순간들이 있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과감히 잘라내십시오. 그냥 그 순간, 시간을 오려내세요. 아프고 쓰라리겠지만, 오늘부터는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도려내는 겁니다.


 그리고 앞만 보고 달리는 거에요. 어제까지 후회한 걸로 충분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후회하지 않기로 해요.







'늦은 때라는 건 없다',라는 말이 있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해요. 늦은 건 분명 있어요.


 다만 남과 비교해서 늦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가 후회하면서, 자책하면서, 쓸데없는 일에 쏟아부은 시간이 아깝다는 거죠. 그거 아꼈으면 좀 더 빨리 뭔갈 시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 늦었다고 해서 시작하지 못하는 건 아니죠.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됩니다. 그러면 돼요.






 그러니 여러분, 후회하지 말길 바랍니다. 오늘 생각난 일들을 기억하셔서, 앞으로는 후회할 일들을 만들지 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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