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ellent vs. Exceptional
"난 초반엔 마크가 정말 못마땅했어."
말레이시아 KL에서 QBP가 끝나고,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J와 나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QBP는 Quarterly Business Planning의 약자로 브랜드팀이 세일즈팀에게 6개월 뒤에 오게 될 신제품, 마케팅 프랜등을 업데이트하고 세일즈팀이 잘 팔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이다. J는 세일즈 매니저로 나는 주로 제품, TV광고, 디지털 등의 마케팅 플랜에 대해 업데이트하고, J는 실제로 가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 매대, 디스트리뷰션, 프로모션 플랜등을 업데이트 한다. J는 자기와 같이 호주에서 일했던 세일즈 팀의 동료 마크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얜 정말 황당한 애였어. 둘이 같이 QBP를 준비하고 있었단말야. 나는 100장에 가까운 슬라이드를 만들었는데 얘는 바로 전날까지 나에게 아무런 슬라이드도 안보내준거야. 그러더니, 자기는 슬라이드가 없다며 그냥 하겠대. QBP 당일 마크가 발표할 차례였어. 걘 이런식이야.
마크: 'fuck it. 모두들, 미안하지만 슬라이드는 없어요. 그렇지만! 이걸봐요. 이게 우리의 미래에요. 바로 이것이, 이 작은 통안에 든 감자와 오일로 만든 이것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거라구요. 자 모두, 다들 자기 앞에 있는 프링글스 미니 통을 집어보세요. 이걸 이렇게 손바닥에 놓아보세요.'
그러면 이제 세일즈 사람들은 어정쩡하게 손에 프링글스 미니를 올려놓아. 그러면 마크는 또 이렇게 하지.
마크: '바로 이녀석이에요. 이걸 모든 곳에 있게 하는거에요! 동네 수퍼마켓? 예스! 편의점? 예스! 버스 옆 정류장에 있는 그 작은 구멍가게? 물론이죠! 사람들이 당장 이 사워앤크림맛의 작은 통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요. 어디든, 많은 곳에 있게하면 되요. 자 미니를 들고 여기 모여봐요. 다들 일어나서, 여기로 와봐요.'
그러면 사람들은 또 일어나서 와서 마크 주위에 둥글게 선단말이지? 걘 그렇게 하는애였어. 걘 조직하는거나, 정리하는거, 플랜을 잘 짜는건 아주 더럽게 못하는 앤데, Public speaking,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과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것에는 천재적인 애였어.
그리고 며칠 후, 세일즈 하는 사람중 하나가 와서 마크에게 이렇게 말하는거야.
세일즈맨1: '마크, 마크, 들어봐요. 이 바베큐 맛 미니를 제가 이 소매점에 이렇게 밀었고, 그들이 이렇게 했는데, 매출이 이렇게 올라가더라구요. 아마 바베큐맛이 먹히나봐요'
그러면 마크는 이렇게 말하겠지.
마크: '헤이, 제이크, 그래서요? 더말해봐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죠? 당신이 그렇게 했고, 그래서요? 방금했던 얘기는 정말 멋진 케이스에요. 혹시 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줄 수 있나요?'
그리고 그 사람이 이메일로 그 내용을 써서 보내면 모두를 cc하고 이메일을 모두에게 퍼뜨리는거야. 이것이 얼마나 성공적인 케이스인지. 믿거나 말거나, 그 프링글스 미니통 런칭 디스트리뷰션/매대는 목표한것보다 40%를 더 많이 달성하는거지."
나는 J가 그렇게 마크를 표현할때, 그래서 그녀가 그게 나쁘단건지 좋다는 건지 알수가 없었다.
"J, 그래서 마크가 잘한단거야 못한단거야? 난 너가 그 사람을 안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너가 얘기하는 걸 들으면 좋다는건지 싫다는건지 모르겠어."
J가 다시 말했다.
"처음에 걔의 동료로 일하는 것은 너무 짜증나는 일이었어. 회사에서 요구되는 일들 - 다큐멘테이션, 보고서, 숫자들을 걘 잘 하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으니까. 그렇지만 마크의 public speaking과 동기부여 역량은 정말 너무 흥미로웠지. 결국 걔는 회사를 나가서 이노베이션 마케팅 컨설팅회사를 만들었어. 그리고 아주 잘하고 있지. 겨울에 프링글스 통들로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아이디어도 걔가 한거고, 큰 회사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대신 해준다고도 하더라고. 피칭을 해서 따오는게 걔의 일이야.
마크의 입장에서는 정말 잘된일이지만, 회사에게는 큰 손실이라고 생각해. 회사는 모든것을 중간 정도로 하는 사람들 혹은 이것저것 다 잘하는 사람들을 선호하고, 그들 위주로 평가가 맞춰진나머지 이런 특출난 사람들을 품어주진 못해. 정말 아쉬운 일이지..."
Good은 회사에서 잘 살아남고, Excellent는 회사에서 높게 올라가며, Exceptional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J와 얘기하며 나는 어느쪽인지에 대한 생각해본다. 난 삶과 전체적인 커리어 관점에서는 Exceptional하기를 원하면서도, Good 이상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놓은 회사에서 그 안에서도 Good이상을 하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채찍질했다. 어떻게 보면 특출난게 없이 적당히 모든 교과목에 무난했기에 좋은 대학에 와서 좋은 회사를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타고난 천재성은 없었다. 그렇지만 또 동시에 하나에 특출나다는 것은 비단 어릴때 결정되는것 뿐만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발현되고 갈고 닦여서 나오는 것이 더 많지 않나 생각이 든다. 운동선수나 예술가로 먹고사는게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이 되고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난 후에 내가 특출난 부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까. 난 아직도 내 어딘가는 Exceptional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고연봉을 사랑한다...ㅅㅂ.
저번 달, 나를 대 혼란에 빠뜨렸던 우리 전 매니저와의 1:1이 기억났다. 퇴사를 하게 된 그녀에게 나는 내 업무와 회사에서의 나의 골에 대해서 정말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이 회사에서의 나의 미래에 대한 얘기로 나를 패닉상태로 만들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