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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Jul 11. 2018

Transformation Economy

Who are you and Who will you become?

두달 전쯤 집에서 작게 바베큐 파티를 했어요. 제가 집은 제공했지만, 실질적인 주최자는 아내와 함께 잠시 싱가폴에 들려 노마딩을 하면서 우리집에 식객으로 들었던, 이시대의 디지털 노마드 외쿡인노동자였죠. https://brunch.co.kr/@zechery  그의 취미이자 삶의 행복은 잘생기고, 능력쩌는 사람들을 인싸들을 모으는 것이었어요. 그날 싱가폴 각지에서 맹활약을 하는 한국분들이 저희집에 모였습니다. 15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앉아 수다를 떠는데, 이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많으면 할 수 있는 것은 수건돌리기 밖에 없거든요. 근데 우리집이 작아서 수건돌리기는 할 수가 없고 모두가 어느정도 관심이 있을 법한 액티비티를 보드게임하나 없는 집에서 찾아야 했어요.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Career Crisis Cards' 였습니다.

약 100여장의 카드가 있는데, 몇 개의 카드는 질문이고 몇개의 카드는 영감을 주는 문장들이 써져있어요. 여기에 나온 몇가지 질문들이 꽤 생각할만한 거리를 주거든요. 제가 질문을 선별해서 읽고, 사람들이 모두 생각해서 각자의 답을 말하고 그 이유를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어요. 여기에 나온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에요.


"당신의 직업에서 Creativity, Money, Stability, Respect를 중요한 순서대로 말해보세요."

"만약 반드시 가게를 열어야 한다면, 이것은 XXX를 팔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업을 갖고 있고, 위치에 있는데도 자신이 현재 자신의 상태에 완전히 만족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얘기를 새벽 3시가 넘어서까지 가열차게 했던거죠. 질문들을 통해 스스로 생각도 해보고, 다른 사람이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들어보면서요. 이 모임이 끝나고 그 중 네명의 사람이 저에게 따로 연락해서 카드 구입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을 보면 질문을 통해 삶과 직업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그 시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트렌드를 봐요. 저에게도 아주 의미가 있는 트렌드죠. 사람들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하고, 그리고 더 나아지고 싶어해요. 특히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난 후, 어느정도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 배부르고 등따수울 수록 더욱더요. 알고보니 용어도 있더라고요.


Transformation Economy


일반적인 정의는 주로 Experience Economy의 다음 단계, 혹은 더 심화된 단계로 단순한 경험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좀 더 근본적이고 더 큰 변화의 기제를 만드는 비즈니스를 말합니다. 뭐 이렇게 말하면 좀 너무 뿌옇고, 이걸 만약 저에게 제 나름의 의미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Transformation economy는 사람들에게 "Who are you? Who will you become?"이란 질문을 던지고 그 간극을 채우는 것을 도와주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라고요.



이걸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은 나라와 상관없이 비슷해요. 다만 그 추구하는 방식과 극단성에 있어서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마음으로는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방식으로는 점잖아요.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멘토를 만들고,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거나 하죠. 틀에서 크게 안벗어나죠. 한국은 더 나은 내가 주로 교육을 통해서 달성 된다고 생각하는것 같아요. 외국어 공부나 자격증 등을 통해서요.


그런데 다른 나라 애들이 '나 자신을 찾겠다'고 하고 하는 것들을 보면 극단적 방법들도 많이나와요. 얘네들은 명상을 해도 그냥 안해요. 페루에 가서 샤먼들을 만나 아야와스카를 마시고 환각 여행을 하고 돌아온다거나, 라이프 코칭만 해도 4일에 500만원하는 코스들이 많죠. 유명한 라이프 코치 중 한명인 토니 로빈슨의 자산은 5천억에 이른다고 하더군요. 여담이지만, 저도 궁금해서 인생한번 바꿔보고자 토니 로빈슨의 코칭 세션에 참가한 적 있는데, 신들린 것처럼 인생을 바꾸겠다고 박수치면서 뛰는 제 옆의 40-50대 아저씨들을 보며 이것이 도저히 내 준거집단이라 생각되지 않아 30만원주고 3일짜리 표를 사놓고 하루만 간 기억이 있네요... 아무튼 확실히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그리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산업은 지금도 앞으로도 성황일 것 같아요.


제가 전형적으로 이런 경험에 돈을 쓰는 소비자에요. 발리에서 스파를 받을 때도, 이미 한시간에 3만원부터 30만원까지 다양한 스파 서비스를 경험해본 저를 설득한건 발리의 주술사가 상담과 주술을 통해 저에게 맞는 자연 에너지를 찾아주고 - 물인지 불인지 바람인지, 그에 맞는 에너지 동굴 스파 룸에서 제 에너지에 맞는 마사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동굴 스파 룸은 축축해서 별로 였지만, 저는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시도해봐요. 이게 많은 부분 eat, pray, love를 본 등 따수운 복지사회에 살고 있는 웨스턴 애들이 발리로 인생을 찾아오면서 생긴 서비스같기도 해요. 만약 제가 리조트 회사나 여행쪽에 근무하고 있었다면 이런 특화된 컨셉의, 로컬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종류의 서비스를 Transformation Economy의 컨셉에 맞게 구현하려고 노력할것 같아요.


나이키가 나이키일 수 있는 것도 이런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일거라 생각해요. 초점이 신발을 파는게 아니라 달리기, 운동, 건강이라는 삶의 한 큰 축을 변화시키도록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의 조합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니까요. 제가 운동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라 나이키 앱에 대한 찬양을 그렇게 들어도 다운받을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했는데, 사람들의 간증에 의하면 나이키 신발과 기어, 각종 앱과 서비스들의 조합은 개별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eco system을 만들어서 내가 나아지는 것을 좀 더 잘 측정해주고, 그리고 이게 하나의 커뮤니티의 역할을 해서 자신들의 건강과 운동을 챙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이키는 회사와 브랜드로서 이런 Transformation Economy를 잘 접목한 회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키가 달리기라면, 룰루레몬은 요가죠. 나이키는 로고도 '승리의 여신'의 상징이고, Just do it이 말하는것처럼 굉장히 활동적이에요. 반면 룰루레몬은 정적이고,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는 대신 안으로 다지는 느낌이에요. 나이키가 팀 플레이로 상대편을 압도하는 엘리트 운동선수라면, 룰루레몬은 The Mindful Athlete 같아요. 룰루레몬은 나이키가 갖고 있는 Just do it 같은 슬로건, 미션을 갖고 있지 않고, 다만 다음과 같은 선언서를 가지고있죠. 그리고 룰루레몬은 요가 클래스로 또한 유명해요. 비록 이들이 파는건 요가 기어지만, 이 선언서로 보나 이들이 요가 클래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커뮤니티, 각종 서비스들을 보면, 왠지 이 사람들은 '좋은 삶'에 대해서 전파하고자 하는데 자신들이 믿는 좋은 삶을 요가가 갖고 있으니(운동으로서나 정신적 수양으로서나), 요가를 전파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로되는 요가 기어들을 파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죠.


기업들의 이런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해서 저는 반신반의에요. 절반 정도는 이것은 새로나온 물건 팔려는 bullshit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이런걸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죠. 다만 기업들이 이런 브랜딩과 마케팅 플랜을 짤때는 정말 소비자를 깊이 연구해요. 그리고 그 끝에 나온 것들이 이런 결론이었고, 그게 잘 팔린다면 그게 이런 방향성이 옳다는 입증이겠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Who are you? And who will you become? 그 사이의 barrier를 없애도록 도와주는 물건과 서비스가 바로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거에요.



저는 그걸 드디어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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