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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Jan 23. 2016

직업의 미래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30대 미만의 30명을 MIT에서 매년 선정을 하는데 그 중 하나로 선정된 24살의 드론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어요.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틸이 만든 The Theil Fellowship이라는 아주 멋진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이 그걸 실현시키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면, 10만불의 장학금을 주고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거치기도 했지요. 기술을 사랑하는 사람답게 이 아이는 인류가 우주선을 쏘아 올린 후에 정말 중요한 혁신적인 기술은 하나도 발전하지 않았다고 한탄을 하곤 해요.


얘가 만든 회사는 드론 자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고, 드론이 들어가서 충전을 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드론의 집같은 걸 만들어요. 충전으로 작동하는 작은 드론들은 거의 2 - 3시간마다 방전이 되기 때문이죠. 얘가 만든 드론집들은 주로 감시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국경지역, 자원채굴지역등에서 정찰용으로 쓰인다고요.


드론키즈 왈:


"싱가폴 정부와 얘기중이야. 싱가폴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런쪽으로 혁신을 한 기업들에게는 보조금이 나오거든. 싱가폴은 말레이시아로부터 물을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를 잇는 긴 수도관이 있어. 지금은 제 3국에서 온 사람들이 매일 2시간에 한번씩 그 길을 실제로 걸어다니면서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를 체크해. 그런데 우리 제품을 쓰게 되면, 그냥 200미터 당 우리의 드론집을 설치해 놓고 드론이 계속해서 점검을 하고 드론집으로 돌아와서 중앙 시스템에 보고를 하게되지. 이걸 바꾸면 매년 20억 정도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


그 밖에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의 얘기를 해주었어요. 기존의 체외진단산업을 뒤 흔들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을 개발한 회사를 두려워 한 나머지 기존 헬스케어의 강자였던 필립스가 이유없이 고소했다는 얘기, 단 하나의 알약으로 질병들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 약을 만들려고 하는 천재 혹은 미친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있다구요.


이 이야기들을 듣고 난 저의 첫마디는, "그럼 사람들의 일자리는 어떡해?"였어요.


저는 그 아이가 말했던 기술의 발전이 반갑다기보다는 거기에서 살아남지 못할 많은 사람들의 걱정이 먼저 되더라구요. 작은 돈이나마 본국으로 보내오던 제 3세계 사람들의 직업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름의 비효율로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던 큰기업들에 근무하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그 아이의 답변은 "산업용 드론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겠지만, 어차피 이건 숙련된 노동자가 아닌 위험하고 비숙련된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하는 거니까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큰 타격이 없을거야. 또, 드론을 관리할 사람도 뽑을테니 일자리가 완전히 없어지는건 아닌거고. 그런데 다른 사람들 일자리 걱정때문에 내가 이 사업을 안할 수는 없어. 왜냐면 결국 누군가는 이 사업을 할거거든."




오늘 다보스 포럼에서 정확히 '직업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 발표가 있었습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해요.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크게 타격을 입게 되는건 화이트칼라가 될거구요.


영문기사: http://techcrunch.com/2016/01/21/the-world-economic-forum-on-the-future-of-jobs/ <The World Economic Forum On The Future Of Jobs>


국문기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11917314575439&outlink=1 <다보스의 경고…"화이트칼라 3분의 2가 길거리에 나앉는다">



IT회사에서도 자동화로 직업이 없어지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제가 오싹했던 경험은 테크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애들이랑 스포츠 경기를 하고 나서 밥을 먹으러 갔을 때였어요. 각자 자기가 회사에서 뭘하는지 소개를 하는데, 어떤 회사의 애가 자기 직업을 소개하니까 구글에 다니는 언니가 귓속말로 '우리 회사에서 저 직무는 자동화가 되어서 시스템이 하는데'라고 말해주었었죠.


산업을 보는 눈이 있는 많은 분들이 앞으로는 로봇, 자동화, 기계학습 등에서 기존의 인터넷에 일어났던 혁신에 버금가는 일들이 앞으로 일어날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렇지만 위에 나왔던 것처럼 자동화는 일자리와 직결되는 이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요. 오히려 이런 자동화에 적극적인쪽은 개발도상국들이라서 더 염려가 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변화를 맞을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을까요? 가뜩이나 노동시장이 경직되었고 제조업이 주 산업인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힘든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작금의 사태는 예전부터 경고되었던 SF영화에서 나오는 먼 미래의 위협과는 좀 달라요. 좀 더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게 될거에요. 저는 오늘 다보스 포럼에서 일자리의 미래가 비중있게 다뤄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기업들은 이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거 미래 먹거리로 낙관적 미래만 바라보고 가고 있거든요.



아래 링크는 BBC에서 만든, 'Will a robot take your job?'이라는 아티클과 테스트인데, 여러분들의 직업을 빈칸에 넣으면 이 직업이 대체될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해서 알려줘요. 재미로 해보세요.

http://www.bbc.com/news/technology-34066941?SThisFB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예측은 나왔어요. 대응은 개인과 각 사회의 몫이겠죠.


개인적으로 제가 오늘 받았던 깨달음은 직업(Job)관련된 일이 저의 calling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기술보다 사람이 좋거든요. 사람이 행복하려면 크게 3가지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건강, 관계(가족, 애인, 친구 등), 일에서 어느 정도 만족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한 사람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게 일이고 커리어인데, 발전의 가능성이 많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느껴요. 직무 변경을 위한 재교육, 구직자와 기업간의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등의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요.



사회는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보고서에서는 이런 빠른 변화속에 많은 실업자들을 낳지 않으려면 기업과 정부가 사전 대비를 해야한다고 경고합니다. 그런데 아마 그들도 뾰족한 수는 잘 떠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언제 사회와 기업이 개인을 제대로 챙겨준 적이나 있나요? 다들 스스로 준비하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고 있어요. 이런 변화에 신나하는 쪽에 서는 낙관주의자가 되고 싶지만, 기술이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건 어쩔 수 없네요.


무엇보다 제가 문과라서요.. 모든 회사가 엔지니어만 찾고 있는 상황이라...




저는 한국 고용시장이 그동안 경직되어 있어왔다는게 이 사태와 맞물려 더 큰 파장을 가져오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운마음이 있어요.


이 변화가 러다이트때와는 다르다는 의견들도 많습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249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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