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일까.
새삼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여행을 보내고 있다.
필리핀에 오고 나서 어딜 가나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친절함에는 친절해야 하는 이유도 딱히 없었다.
나만 유별난 건가 싶어 검색도 해봤는데,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 것 같았다. 필리핀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인상이라는 글들이 많았다.
누군가의 친절함을 그대로 받아보니, 나도 그런 친절함으로 또 누군가를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함에는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든 경험을 직접 해볼 수 없기에 검색을 하고, 후기를 찾아보고, 간접적인 정보에 의존한다. 그런데 그런 간접 경험들에는 극단적인 의견이 많은 거 같다.
마닐라의 교통 정체도 분명 정체는 있지만, 한국에서 충분히 겪어본 정도였고, 치안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늘 인상을 쓰고 모두를 경계하며 지낼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다.
결국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살고 있고, 모두가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막살고 있는 건 아니다. 세상의 다채로운 배경 속에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무언가를 처음 도전하거나, 새로운 걸 배우기 시작할 때 두려움과 막막함을 꽤 크게 느끼는 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감정조차도 별일 아닌 걸 별일처럼 포장되어 있는 간접 경험들 때문인 거 같다. 뭘 해도 진입장벽을 높여버리는 건 싫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여행의 두 번째 밤도 그렇게 마무리되고 있다.